문장웹진(4)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산을 옮기다 - 동쪽 외 1편
산을 옮기다 송찬호 봄날 산을 옮겼다 연두에서 초록으로 산을 옮겼다 산의 애인인 산그늘도 함께 옮겼다 산을 번쩍 들어 옮긴 게 아니라 연두에서 초록으로! 살짝 옮겼는데도 산은 벌써 여름인 줄 알고 울퉁불퉁거렸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동쪽 외 1편
동쪽 송찬호 우산이 날아간 곳 최초의 점모시나비협동조합 설립 흔적이 남아 있는 곳 하얗게 피부병을 앓는 자작나무들이 치유를 위해 군락을 이뤄 사는 곳 길가에 슴슴한 보리빵집이 있고 그 너머 종달새 고공 활강장이 있는 곳 옛날에서 더 먼 옛날로 가는 기차역이 있는 곳 의자의 발톱을 깎아 죄다 모아 버리는 곳 아코디언 주자가 안경을 잃어버린 곳 무지개가 연애하다 자러 가는 곳 노을이 그토록 가보고 싶어 하던 곳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익명대담 4회 : 추천 ― <젊은 작가들이 사랑하는 선배들의 시 ‧ 소설> 특집
춥다, 누구나 살아서 살지 않는 시간, 도시의 별이란 별은 지하로 전부 흐르고 있는 시간* ※ 추천 시 : 「아무도 살지 않는 땅2」, 「강물이 될 때까지」, 「다시 무인도를 위하여」(위에서 변주)* ◎『10년 동안의 빈 의자』, 송찬호, 문학과지성사(1994) 행갈이 많이 했으면 다 詩겠거니, 문제의 정답은 자연예찬 아니면 현실에 대한 저항과 아픔이겠거니 생각하던 초등학교 시절. 이 글, 이 시는 좀 다르다고 이상하다고 생각한 시를 읽었던 기억. 그리고 대학에 가지 않겠다고 버티다가 결국 성적 맞춰 떠밀려간 대학 시절. 그마저도 이과는 싫다고 바득바득 우겨서 자율전공학부. 당시 필수 교양 과목이었던 작문 시간에 과제 때문에 얇은 책을 교보문고를 기웃거렸다. 시집을 펼쳤을 때, 어린 시절 그 생경한 거리감이 어떤 순진한 기쁨으로 물들던 기억이 있는 시집이다. ※ 추천 시 : 「꽃」, 「구두」 그리고 「얼음의 문장」 연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