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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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시를 배워 등단하고 삶을 배워 시를 쓴 문학주의자
선생님께서는 시평을 보셨을 텐데 그때 당시 시대정신에 대한 고민이 있었겠죠. 신경림 우리는 그때 시대정신에 대한 고민이 없었어. 사실은 발표되고 난 뒤부터 나 스스로 하기 시작한 거죠. 우리가 시를 쓸 때 이야기를 하면, 서울이 아직 전쟁의 폐허에서 깨어나기 전이니까 폭격 맞은 자리와 포탄 흔적이 남아 있고, 거리에는 거지, 상이군인, 팔 하나 없는 사람이 바글바글했어. 애들, 장사꾼들, 창녀들도 바글바글할 때죠. 그런 것에 눈뜨기 시작한 것은, 추천받고 나서 학교도서관이나 동대문에 가면 고서점이 많았는데, 거기서 전석담의 『농업경제론』이라든가 백남훈의 『조선경제사』같은 책을 보면서 우리가 어떤 현실에 처해 있는가를 고민하지 않으면 시가 정말 시일 수 있는가, 그런 생각을 했죠. 사실은 이런 고민을 하게 되니까 시를 못 쓰게 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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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익명 대담 6회
그런데 옛날에 ○○○ 선생님 같은 경우, 시평을 보면 '첫 시집은 좋았는데 이렇게 안 좋아졌다'라고 쓰여 있어요. 그게 너무 멋있는 거예요. 손톱깎이 : 근데 그걸 시집 해설에서 했다고요? 아아 : 네. 손톱깎이 : 그건 너무 예의 없는 거 아니에요? 아아 : 그게 왜 예의 없어요? 인공눈물 : 옛날에 그런 것도 있더라고요. ○○○ 소설집에도 해설에 욕 해놓고. (웃음) 햇반 : 저도 그걸 갖고 있는데, 바로 앞에 소설을 싣고 나서 그 다음에 ○○○ 작가론이 실려 있어요. 욕을 해놓은 거예요. 사회자 민경 : 그런 경우도 있었다니. (웃음) 아아 : 근거 없는 욕은 안 되지만, 근거 있는 비판은 찬성해요. 약간 치고받고 해야 하지 않아요? 손톱깎이 : 만약에 그 사람 눈에는 작품이 안 좋아도, 작가 본인 책인데. (웃음) 인공눈물 : 그런 게 약간 좀 이견이 있을 수 있는 게, 누구한테는 지뢰가 누구한테는 금싸라기일 수도 있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