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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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남편과 사파리 파크와 ‘산 자들’
사토 요시유키는 『신자유주의와 권력』에서 푸코의 고전적 자유주의와 신자유주의 논의를 명징하게 설명한다. 고전적 자유주의에서 시장 메커니즘이란 '자연' 가격을 형성하는 교환인 데 반해, 신자유주의 시장은 '경쟁'이다. 중요한 것은 신자유주의 시장의 경쟁이 자연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통치에 의한 구축적인 노력의 결과로 산출되는 것"이라는 점이다.8) 신자유주의는 법규, 정책을 통해 경쟁 원리가 가능하도록 시장에 개입한다. 이는 고전적 자유주의의 자유방임과도 다르고, 공공투자나 사회보장과 같은 방식으로 시장경제의 메커니즘에 개입하는 케인스적 방식과도 다르다. 신자유주의는 시장의 규칙, 조건에 개입함으로써 "경쟁이 존재하지 않는 장소에 경쟁을 창출하고, 그에 따라 항상적 통제의 메커니즘을 창출"한다.9) 다시 현자의 숲으로 돌아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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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지역문학의 장소성 – 출신지와 지역소멸에 관한 문제
신자유주의 시대 이후 계급, 인종, 젠더에 관계없이 모두가 위기에 처해 있다는 인식은 지역의 문제 또한 모두의 고통으로 생산해 내고 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시점에서 노예화, 식민화를 이야기한다면 그것은 전근대적이며, 과도하며,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이들이 만들어낸 언어라고 생각된다. 지역의 식민화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때에도 역시 이러한 대답이 돌아온다. 제도적으로 지방자치제가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의 식민화는 현실의 문제가 아니라 과도한 수사일 뿐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접근법이 수사적이다. 예전보다는 살기 좋아졌다라는 비교급의 수사이며, 일부분을 전체로 보는 수사법이다. 신자유주의 시대에 들면서, 경쟁구도가 심화되고 전체의 삶의 질이 악화되면서 우리 모두 '약자'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예전에 소수에게만 행해졌던 일들이 확산되고, 악화되었다는 사실이 모두의 위치를 동일한 것으로 사유하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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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시장에서 생태계로
그래서 나는 예술가의 자율성이나 세계에 대한 비판의 시선 같은 말들이 다 말장난처럼 느껴진다.”라고 적으며, 예술은 오늘날 신자유주의 하에서 “더 이상 잃을 자율성이 없을 정도로 자율성을 잃었다.”고, 그리고 “예술이 신자유주의로 봉합된 사회 속에서 자발적으로 소멸을 선택함으로써 역설적으로 유의미한 가능성을 드러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한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오늘날의 예술은 스스로 소멸을 선택할 만큼 급진적이지도 않다.”라고까지 적었다.6) 여기에서 주목하고 싶은 것은 방금 자세히 요약했듯 ‘예술노동’의 개념화보다 그것을 주장하기까지의 과정이다. 그의 글을 가로지른 것은 오늘날의 신자유주의 세계 속 예술에 대한 처절한 회의와 환멸의 정동이었다고 보인다. 이미 시장 바깥이 없는 듯 보이는 (시각)예술장의 문제뿐 아니라 그 안의 동료 예술가들 사이의 경쟁과 불신 등이 극단화된 양상도 선명히 읽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