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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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우아
우아 신혜정 발음할 때 혀끝은 온순해진다 새 떼가 갈라놓은 하늘 그 공기의 밀도 사이 잠깐 하릴없어지는 허공의 시간 밤하늘 은하수가 갈라놓은 하늘 서두르지 않는 나무와 성급하지 않은 새와 조급함 없는 해 변함없는 별들의 운행 속 혀끝을 가만히 내려놓고 허공을 가로지르는 이 말은 또 얼마나 우아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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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편지 - 비문증
편지 - 비문증 신혜정 눈, 코, 입을 지우고 얼굴을 떠올립니다 막대기를 넘어뜨리지 않기 위해 주변을 없애는 모래놀이 바다를 하얗게 떠 놓은 달 국자 한가운데가 텅 비었습니다 빈 곳을 그리기 위해 가장자리를 떠올립니다 그것은 일테면 사건의 지평선 배경을 그리면 부재가 완성되는 복숭아가 있던 정물 달의 한가운데로 들어가는 일 시간을 하얗게 떠올려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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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편지 - 에필로그
편지 - 에필로그 신혜정 서쪽으로만 뜨는 해가 있습니다 서쪽으로 져서 서쪽으로만 뜨는 당신의 반대 방향으로만 눕고 반대 방향으로만 생각했습니다 그곳에서 당신이 지고 뜬눈으로 당신이 떠오르는 것을 차마 보지 못하였습니다 사이드미러의 붉은 신호등처럼 지나치는 의미 없는 시그널들을 놓지 못하였습니다 그림자가 해 쪽으로 조금 기울었고 나는 눈이 조금 멀었습니다 경계가 사라진 곳에서 다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제 꼬리를 물고 뱅글뱅글 도는 개를 한참 동안 바라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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