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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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그리하여 밤이 밤을 밝히었다
이것이 문학의 발견"39)이며, 끝날 수 없는 우리의 싸움이다. 34) 아감벤, 위의 책, 77~78쪽. 35) 아감벤, 위의 책, 86쪽(역주7)에서 재인용한 「철학적 고고학」(아감벤, 『사물의 서명』)의 한 부분. 36) 아감벤, 위의 책, 74쪽. 37) 프리드리히 니체, 김정현 옮김, 『선악의 저편 · 도덕의 계보』, 책세상, 2002, 133쪽. 38) 김수영, 「봄밤」 부분, 『김수영 전집1: 시』, 민음사, 1981, 133쪽. 39) 모리스 블랑쇼, 위의 책, 52쪽. 작가소개 / 이선우 2006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문학평론 「신화의 죽음과 소설의 탄생」으로 등단. 《문장웹진 2020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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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문학이 폭력을 재현하는 방식에 대하여
아감벤이 말했듯, '시인(동시대인)이란 자신의 시대에 시선을 고정함으로써 빛이 아니라 어둠을 지각하는 자'인 까닭이다. 아감벤의 이러한 생각은 문학이 있는 그대로 그려야 할 것은 '폭력'이 행사된 장면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전제한다. 이제 문학은 어떤 관계와 형식이 폭력을 비롯하게 하고, 한 사회가 그것을 폭력이라고 자각하는 것조차 막는지에 대한 '재현'이 필요하다. 어둠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어둠보다 깊고 섬세한 접근이 요구되듯, 부정한 현실(형식)을 묘사하기 위해서는 그것에 내재된 폭력적 외피를 경계해야 한다. 4) '제4차 요즘비평포럼, "폭력의 재현 그 자체는 문제 아냐"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담론 살펴', 〈뉴스페이퍼〉, 2018. 9. 25. 5) 조연정, 「문학의 미래보다 현실의 우리를 – 문학의 정치적 올바름에 대하여」, 《문장 웹진》, 2017년 8월호. 4. 새를 연구하는 교수는 새를 사랑하는 학생과 새를 사랑하지 않는 학생으로 우리를 구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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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사유와 풍경
반면 시에 가까워지는 방식, 다시 말해 은유와 알레고리와 이미지에 가까운 언어를 활용하면서, 획득된 일시적인 결론을 폐허처럼 다루고 사유의 부재를 통해 더욱더 넓은 사유의 지평을 암시하는 방식 또한 가능하다.1) 이때 비평가의 의무는 시를 독자 대신 해석한다기보다 독자가 시라는 사유의 풍경 속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돕는 것이다. 1) 조르조 아감벤은 『행간』의 서문에 이러한 비평을 유일하게 완수한 이로 발터 벤야민을 꼽는다. 그에 따르면, 특히 벤야민의 저작 『독일 비애극의 원천』이야말로 유일하게 비평이라 불릴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독일 비애극의 원천』의 목소리는 이미 시적이다. 벤야민은 은유적으로 말한다. "상징에서는 몰락이 이상화되는 가운데 자연의 변용된 얼굴이 구원의 빛 속에서 순간적으로 계시되는 반면, 알레고리 속에는 역사의 죽어가는 얼굴 표정이 굳어진 원초적 풍경으로서 관찰자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주목해야 할 것은 벤야민의 문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