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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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강연록] 두 언어, 두 풍경
우선,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진리가 무엇인지를 알아보지요. 아리스토텔레스는 《형이상학》에서 진리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습니다. “있는 것을 없다고 말하거나 없는 것을 있다고 말하는 것이 거짓이요, 있는 것을 있다고 말하거나 없는 것을 없다고 말하는 것이 참이다.” 무척 단순해 보이고 조금은 우스꽝스럽게도 들리지만, 이것이 지난 2300여 년간 학자들이 변함없이 숭상해온 이른바 ‘아리스토텔레스의 진리론’입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뜻일까요? 우리가 이 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말하는 ‘있는 것’, 곧 ‘존재’가 무엇을 뜻하는지를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플라톤 이후 ‘있는 것’이란 ‘무엇으로 있는 것’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플라톤이 말하는 이데아(idea) 또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에이도스(eidos)란 어떤 사물이 단순히 ‘있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물이 있는 그 형상으로 있게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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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친구라는 ‘부름’ : 『우정의 정치학』
이 말은 전기 작가 라에르티우스(Diogenes Laertius)에 의해 아리스토텔레스가 했던 말이라고 전해지지만 아리스토텔레스의 텍스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이 기원을 알 수 없는 인용이 아리스토텔레스, 몽테뉴, 블랑쇼, 레비나스, 푸코, 들뢰즈, 데리다의 텍스트 속에서 ‘전체’를 흔드는 ‘부분’으로 출몰한다. 주인보다 더 오래 살아남아 가장을 근심하게 하는 카프카의 오드라덱처럼 전체를 능가하는 이 부분은 그들에게 ‘우정’을 선물하는 동시에 ‘우정’이라는 개념 자체가 포용할 수 없는 ‘이질적 육체’를 드러낸다. 가능성과 불가능성을 동시에 드러내는 우정의 이중성은 인용 자체의 불가능한 결합에서 도출된다. “오 나의 친구들이여”라는 친구의 긍정은 “친구란 없다”에 의해 곧 부정된다. 긍정과 부정의 ‘틈’ 속에서 시간적 간극이 모습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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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원피스인문학 ― 자연계 능력자들과 '아르케'
이런 이유 이외에 모든 것의 씨앗은 본성상 습기를 포함하고 물은 습기 있는 것들이 가진 본성의 원리라는 사실도 그가 그런 관념을 취하게 된 이유가 되었을 것이다.5) 5) 아리스토텔레스, 『형이상학』, 조대호 옮김, 도서출판 길, 2017, 42-43쪽. 탈레스의 저작은 전해지지 않으며, 다른 이의 글을 통해서만 단편들이 전해져 온다.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의 단편 선집』(김인곤 외 옮김, 아카넷, 2005)에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조각 글들이 집성되어 있다. 이 글을 보면 아리스토텔레스는 탈레스의 아르케를 '질료'로서만 파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땅이 물 위에 떠 있다는 생각은 당시의 지중해 세계에서는 일반적인 관념이었다. 다도해 지역의 풍광을 떠올리면 이해할 수 있는 관념이다. 바다 위로 점점이 솟아오른 섬은 물 위를 떠다니는 것처럼 보인다. 게다가 물은 얼면 고체가 되고 가열하면 기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