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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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글틴기자 안동방문기] 이육사 탄생 110주년, 이육사문학관 개관 10주년 기념 이위발 사무국장 인터뷰
시도 주입식으로 가르치다 보니깐, 육사의 인간적인 모습은 전달이 안 돼요. 문학관에 오면 교과서에 나오지 않은 얘기를 들을 수 있어요. 이육사문학관에 오는 관람객들에게는 이육사 시인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려고 해요. 문학 관람객으로 오는 학생들에게 해설할 때 제일 역점을 두는 것도 그런 거예요. 인물을 배우면 아이들이 인간적인 모습도 더 접할 수 있어요. 학교에서는 정답을 두고 시를 가르치잖아요. 예를 들어 ‘청포도’ 시 전문을 실어놓고 ‘내 고장’이 의미하는 것은 뭐야?’ 그러면 ‘조국’이 정답이고, ‘청포도’는 ‘백성’이에요. 그게 정답이다 보니 ‘먼 데’는 ‘조국 광복’이 정답이에요. 그 외의 다른 대답은 틀린 거예요. 그런데 이육사의 고향 원촌(遠村)에 관한 마을지가 1962년에 발견됐는데, 그 조그마한 책자 마을지에 지명 유래와 풍습도 나와 있어요. 거기 보면 원촌 마을이 조선 초창기에 ‘마계촌(馬繫村)’, ‘원원대(原原臺)’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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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근본적이고, 구체적이며, 지속적인 우리의 생활을 위하여
이러한 배경으로 1968년 5월, 불꽃처럼 타올랐다 스러졌던 68혁명이 자리하고 있다. 68혁명은 이념과 사랑의 결합 속에서 탄생한 유토피아였다. 그러나 1970년대로 들어서자 혁명의 열기는 점점 식어 가고 사람들은 변화에 대한 큰 기대나 미래에 관한 원대한 꿈에서 눈을 돌려 자신들에게 주어진 일상의 삶을 응시하게 되었다. 인류 전체의 문제에서 지극히 평범하지만 그 안에 어느 것보다도 치열한 진짜 삶이 녹아 있는 일상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70년대부터 서서히 고개를 든 일상에 대한 관심은 철학과 문학, 예술 분야에서 형성된 새로운 흐름인 포스트모더니즘 담론과도 맞물린다. 푸코나 데리다, 료타르 같은 현대 사상가들은 이성-중심주의와 남성-중심주의로 일관했던 근대적 윤리와 이념에 의문을 제기하고 그를 넘어서려고 했다. 그런가 하면 70년대는 사회학이나 심리학, 언어학 같은 인문학 분야의 인간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연구도 동시에 진행됐던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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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커버스토리 3월호 픽션 기술자들과 그들의 시대
그러한 것들은 그 자체 시행착오적 특성을 지니고 있지만 역사적인 역동 관계의 계획을 교묘하게 좌절시킬 수 있기 때문에 결코 노화되지 않는다. 그런 것이 바로 예술에 잘 나타난다.” 진실은 영혼 없는 픽션 기술자들이 날조해 냈던 국가의 거대하고 감동적인 이야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고통 속에, 국가의 폭력을 잊지 않기 위해 나복만이 평생을 간직했던 “발뒤꿈치 상처”에서 떨어진 “왼발 오른발, 각각 가로 21센티미터, 세로 11센티미터 정도 크기의 딱지”(239쪽)에 편린처럼 담겨 있는 것이다. 예술은 잘 보이지 않는 고통과 패배의 조각들을 모아 한 시대의 진실을 그려내는 것이다. 그렇다. 그런 것이 바로 『차남들의 세계사』에 잘 나타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