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문장(1) Ch.문장 > 문학집배원 > 문장배달 유순하, 「바보아재」 유순하, 「바보아재」 아버지 형제들 가운데 막내가 되는 아재는 달랐다. 천진난만했다. 다른 무엇보다도 그 얼굴에는 언제나 웃음이 싱글거렸다. 아버지와 대구 작은 아버지, 그리고 아재는 외탁하여 얼굴이 닮았는데도 그 얼굴에 대한 느낌은 딴판으로 달랐다. 바로 그 웃음 때문이었다. 웃음기로 말미암아 아예 얼굴이 달라 보일 정도였다. 그리고 할머니의 사려 깊은 묵인이 있었을 것 같은데, 말투는 물론, 걸음걸이나 몸짓, 심지어는 옷차림이나 머리 모양새까지, 이제는 송순당의 다른 구성원들과는 눈에 띄게 달랐다. 송순당에서 유일한 자유인이었다고 할까. 예닐곱 살짜리 순둥이 같은 아재는 언제나 웃고 거의 쉴 새 없이 겅정겅정 움직였으며, 그 입이 가만히 닫혀 있는 경우는 드물었다. 혀 천장을 울리는 듯한 목소리에는 금세라도 벙글어 피어날 듯한 웃음이 버무려져 있었기에 아재 이야기는 그 울림만으로도 즐거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Ch.문장모두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