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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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커버스토리 8월호
윤여진, 「보풀」을 읽고(《문장 웹진》 2023년 7월호) 오요우 윤슬, 빛나는 것만 보면 오요우 작가 이야기를 만듭니다. 여름을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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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보풀
보풀 윤여진 올라서겠어요 부드러움 위로 누군가 나를 쓸어 볼 때까지 부푼 얼굴을 내밀겠어요 그럼 내가 만져지겠죠 사람들이 가득 찬 지하철에서 나는 간신히 매달리며 사랑에 골똘해집니다 몇 없어 붙잡을 수 있는 풍경이 있고 터널과 흰 강 윤슬 빛나는 것만 보면 당신의 이름을 나란히 놓아 보고 새벽에 주고받은 글자를 떠올려요 이건 모두 나를 위한 일이에요 하루 동안 쌓은 두터운 표정을 숨길 수도 있죠 어깨를 움츠리고 문득 솟아난 동그란 그리움을 만져 봅니다 자다 깨어 이불을 정리했어요 잔에 뜨거운 물을 이제 막 새로 부었습니다 겨울의 입구래요 내일은 더 깊고 아득해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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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물구나무
물구나무 윤여진 다 쓴 연필처럼 얼굴의 겉면이 뭉툭해졌다면 거꾸로 서자 당신이 문을 열고 떠난 쪽으로 뾰족해지자 비로소 창백해지자 이젠 눈을 감으면 속눈썹에 달라붙는 빛을 머무르게 둘 줄 알아 몸 한가운데 꿈틀거리는 심지를 기억해 내기도 하지 곁을 셈해 보다 한 겹씩 깎아내다 보면 어느 날 당신은 내 앞에 서고 나는 당신임을 한번에 알아보지만 거꾸로 서면 화분은 모든 것을 뱉어내고 비는 하늘로 솟기 시작해 천천히 차오르는 시간이 목까지 잠겨 가도록 둘 수 있어 나는 당신에게 귓속말을 건네 이게 우리의 마지막일까? 대답 대신 당신은 얼굴을 지우고 미처 흔들지 못한 인사가 문 너머로 아득하게 몰려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