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66)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갈매책방(1화)_그림책으로 철학하기
[책방곡곡] 구리 갈매책방 북적북적 그림책으로 철학하기(제1화) - 『더 높은 곳의 고양이』, 이주혜, 국민서관, 2019. 진행 : 한상선(늘 책과 함께 있고 싶은 책방지기)참여 : 김선화, 김연희, 김은미, 마혜경 일평생 세 번 그림책을 읽는다고 합니다. 어릴 적 부모님께서 읽어 주실 때, 부모가 되어 자녀에게 읽어 줄 책을 고를 때, 그리고 나이가 들어 스스로 그림책을 보게 되는 경우입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경우인 멤버들로 구성된 우리 모임은 '그림책으로 철학하기'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내걸고 그림책을 읽고 생각을 나눕니다. 짧은 그림과 글 속에는 결코 얕지 않은 삶의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동일한 현상을 다양한 시선과 생각으로 해석하는 타인을 경험함으로써 자신에 대한 이해를 넘어 타인에 대한 이해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삶의 태도에 유연함을 불어넣어 주니 그림책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은 값지게 다가옵니다.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한 시대의 철학은 어떻게 세계와 소통하는가
한국의 젊은 연출가들에게 넘치는 것은 전복의 의지이며 부족한 것은 건설의 의지일 터이지요. 희곡과 연출이 어디론가 실종된 상태에서 배우들은 외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은 설 자리를 잃어버리고 무대 아닌 객석이나 거리에서 방황을 하거나 혹은 생계를 위해 일찍 영화나 TV 쪽으로 눈을 돌리기도 합니다. 배우에게 부여된 소임을 망각한 채 하루하루를 부초처럼 정처 없이 떠도는 이유는 그들에게 장밋빛 미래가 없기 때문이겠지요. 작가와 연출가와 배우들이 사라진 텅 빈 극장에 관객들이 찾아올 리 만무하지요. 아무런 의미가 없이 허무한 메아리만 되울려 나오는 예술의 진공 상태에서 극단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상한 것은 그런데도 극단의 숫자는 늘어만 가고 해마다 대학로로 들어오는 연극인들의 숫자도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문예창작과만큼이나 많다는 전국에 있는 모든 연극영화과 졸업생들이 영화나 방송으로 가기 위한 임시 거처로 대학로를 선택하는 걸까요?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제4회] 커피
세계의 사물과 사람들로부터 간격을 두어 투명한 자기의식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실현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규원(吳圭原, 1941-2007) 시인도 탁월한 작가나 인문학의 작품을 커피와 같은 것으로 노래할 수 있었던 겁니다. 그의 시에서 보들레르(Charles-Pierre Baudelaire, 1821-1867)나 카프카(Franz Kafka, 1883-1924)와 같은 작가가 하버마스(Jürgen Habermas, 1929년 출생)나 바슐라르(Gaston Bachelard, 1884-1962)와 같은 철학자보다 값싸다는 시인의 지적이 눈에 띱니다. 시인의 농담에는 이중적인 의미가 깔려 있는 것 같습니다. 표면적으로 철학자가 작가보다는 세상으로부터 더 커다란 간격을 두고 있다는 인정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심층적으로는 작가보다는 철학자를 높이 평가하는 세상에 대한 시인으로서의 자괴감을 표출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