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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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슬픔의 아나키스트, 그리고 ‘이후의 시(詩)’
요컨대 “‘나’라는 확실하고 일관된 주체의 진정성의 발화를 넘어선다는 맥락”에서 “문학적 글쓰기”는 “부끄러움의 경험”, 즉 ‘윤리적인 경험’이라는 것이다.9) 이때 문학적 주체는 부끄러움의 주체, 윤리적인 주체와 동일선상에 놓이며, 죽은 자 – 타자의 환원 불가능한 목소리에 응답하는 애도 작업 역시 문학이 해야 하는 일을 넘어 문학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일말의 가능성을 내비친다. 7) 이광호, 〈남은 자의 침묵 – 세월호 이후에도 문학은 가능한가?〉, 계간 문학과사회 2014년 겨울호. 8) 이광호, 같은 글. 9) 이광호, 같은 글. 이처럼 사건 이후의 문학은 가능성과 불가능성, 바다와 바닥, 당위와 윤리 사이에서 끊임없이 진동한다. 세월호 참사 이후 문학을 둘러싼 담론들 역시 양가적인 반응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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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글틴 동창회 설문조사 리포트] 십 년 동안의 선물
우리에겐 문학이 있다. 2005년 7월 11일, 문학과지성사 시인선 300번째 『쨍한 사랑 노래』 (이광호, 박혜경 저)가 나왔는데 지금은 문학과 지성사 시인선 472번째 『아이를 낳았지 나 갖고는 부족할까 봐』 (임승유 저)가 나왔다. 172권의 시집이 쓰일 시간이 흐른 것이다. 최근 글틴 캠프에 자주 방문한 황인찬 시인을 아는가? 최근 황인찬 시인의 두 번째 시집 『희지의 세계』가 발매되어 연일 화두에 오르고 있다. 2005년이면 황인찬 시인이 대학에도 들어가지 않았을 때다. 2005년에서 5년이 더 지나야 황인찬 시인은 등단을 한다. 그 당시 중ㆍ고등학생이었던 옛살라비부터 지금 이 시대 십대로 살아가는 글티너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글틴 10주년 동창회 ‘모여라, 파티하자!’ 직전, 우리는 “옛살라비 스토킹 설문”을 배포했다. 글틴에 관한 최고의 분석이 될 이 설문조사 내용이 궁금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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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커버스토리 8월호 ‘왜 사나……’ 망설여지는 대답을 찾으시거든
작고 이듬해인 1990년에 선생의 문학 정신과 뜻을 기리기 위해 제정되어 올해로 27회째를 맞는 2016년 김달진문학상은 유안진 시인과 이광호 평론가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1929년 『문예공론(文藝公論)』에 시 「잡영수곡(雜詠數曲)」을 발표하면서 시단에 얼굴을 내민 선생은 시집 『청시(靑詩)』(1940)를 비롯하여 시전집 『올빼미의 노래』(1983), 장편 서사시 『큰 연꽃 한 송이 피기까지』(1984), 선시집(禪詩集) 『한 벌 옷에 바리때 하나』(1990), 수상집 『산거일기(山居日記)』(1990) 등의 저서를 남기고 있다. 1960년대 이후부터는 동양고전과 불경번역사업에 몰두해 『고문진보(古文眞寶)』,『장자(莊子)』,『법구경(法句經)』,『한산시(寒山詩)』등의 소중한 역서를 남겼다. 특히 말년에 간행한 『한국선시』와 『한국한시』등은 선생의 오랜 역경사업이 한데 집약된 기념비적인 작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도 그는 스스로 부끄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