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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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충격의 땅
하지만 종교의 그림자 역할을 여자가 떠맡아야 한다는 모순은 왜 수천 년간 수정되지 않았는지 알 수 없다. 3다(三多) 중 마지막은 빨간 바탕에 하얀 초승달과 별로 장식된 터키 공화국 국기다 (터키 국민은 ‘달과 별’이라는 뜻의 ‘아이 일디즈(ay yildiz)’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나는 아파트촌, 재래시장 할 것 없이 어디에나 만국기처럼 걸려 있는 아이 일디즈를 보고 여기가 혹시 터키 인민 민주주의 공화국은 아닌가 했다. 내가 여행하던 당시는 ‘케말 파샤’로 알려진 공화국의 창립자이자 터키의 영웅 아타튀르크(‘터키의 아버지’라는 뜻)의 사망일(11월10일)이 끼여 있기도 했지만, 그게 아니라도 터키 국민들의 국기 사랑은 대단하다. 하지만 국기에 얽힌 여러 유래 가운데, 코소보 전투와 관련된 설을 들으면 조금 끔찍한 기분이 든다. 전후, 광장을 시뻘겋게 물들인 시체들 사이에 달과 별이 나타난 것을 계기로 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지금의 터키 국기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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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원피스인문학 ― 자연계 능력자들과 '아르케'
아르케가 미분화된 원질이라면, 세계의 구성요소를 물, 불, 흙, 공기의 넷으로 나눈 것이나 그 가운데 하나(물)를 근원적인 것이라고 본 것은 아르케의 원칙에 위배된다. 어느 쪽이든 이미 분화(分化)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르케는 그 넷을 출현시킨 것, 그 넷의 분화 내지 규정을 가능하게 한 것, 그 자체로는 정의(定義)되거나 규정되지 않은 것이어야 한다. 아페이론은 모든 '규정되지 않음'의 이름, 이름 없음의 이름이다. 아낙시만드로스는 아페이론의 성질로 다음과 같은 것을 들었는데, 이 모두가 '이름 없음' 곧 부정(否定)의 방식으로 명명된 이름이다. "안-아르콘(an-archon, 기원-없음), 아타나톤(a-thanaton, 죽지-않음), 안-올레트론(an-olethron, 소멸하지-않음), 아-게네톤(a-genethon, 탄생하지 않음),탄아-프타르톤(a-phtharon, 썩지-않음)."7) 사물들은 아페이론에서 생겨나서 변화를 겪다가 소멸하면 다시 아페이론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