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문장(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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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문장 > 문학집배원 > 문장배달 이우환 「남대문 시장」
▶ 작가_ 이우환 - 화가. 문인 황견룡에게서 유년기에 시. 서. 화를 배웠다. 1956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중퇴하고 숙부를 찾아 일본으로 건너갔다. 1961년 일본대 문학부 철학과 졸업 후 사토호 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가짐. 여백의 아름다움을 전위적으로 담아낸 화풍으로 국제무대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이래, ‘그는 미쳤다’는 평을 받으며, 일본의 전위화가들이 따라잡아야 하는 ‘목표’가 되었다. 배달하며 고향을 떠난 사람, 넓은 세상으로 나가 얻고 오르고 성취한 뒤에도 고향 아니면 채워지지 않는 것이 뭘까. 채워지지 않음으로써 더욱 순결해지는 결핍감. 그에겐 남대문 시장이 우리가 아는 그 시장이 아니다. 쓰임이란 잣대로 값이 매겨지는 물건들의 집합소가 아닌, 색깔, 형태, 소리, 냄새로 소용돌이치는 원시적 에너지의 향연. 그가 떠날 때 멈춘 피딱지 같은 기억들이 살아나 춤추는 야성의 무대. 이우환처럼 남대문 시장에서 마법의 미로에 갇혀 길을 잃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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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문장 > 문학집배원 > 문장배달 이우환「햄버거」
「햄버거」 이우환? ? 고등학교에 갓 들어간 친구 딸을 만나, 배가 고프다고 해서 아는 사람이 주방장을 하고 있는 레스토랑으로 데리고 갔다. 햄버거가 먹고 싶다고 한다. 고급 프랑스 요리집에서는 내놓지 않는 것을 주방장한테 특별히 부탁해서, 아주 솜씨를 부린 햄버거를 만들어주었다. 그런데 그 아이는 내내 몸을 꼼지락거릴 뿐, 별로 좋아하는 기색이 아니다. 갖가지 재료가 가득차 있는 햄버거의 안쪽을 의아한 듯 들여다보면서, 나이프는 쓰지 않고 포크로 조금씩 떼어내 무거운 듯 입으로 가져간다. 겨우 일을 끝낸 것처럼 포크를 놓고, 샤베트를 먹거나 커피를 마실 때에도 뭔가 귀찮아하는 것 같았다. 이렇게 맛있는 것이 입에 안 맞을 리는 없다고 생각되는데, 아무래도 내게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레스토랑을 나와 역까지 걸어가면서, 맛이 없었느냐고 물었다.
글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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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틴 > 수필 만일
월리엄 터너, 살바도르 달리, 르네 마크리트, 바스키아, 쿠닝, 조지 오키프, 마네, 모네, 루소, 앙리 마티스, 드가, 라파엘로, 보티첼리, 다빈치, 프리타 칼로, 세잔, 고갱, 샤갈, 피카소, 고흐, 미로, 쇠라, 제프 쿤스, 무라카미 다카시, 칸딘스키, 브뢰겔, 르누아르, 휘슬러, 이중섭, 장욱진, 김환기, 이우환 이렇게 이들의 이름을 애써 나열하지 않아도 될 거야. 하루 종일 서점을 배회하기를 바라지 않아도 될 거야. 당신들을 죽음에 아파하지 않아도 괜찮을 거야. 추억 따위 만들지 않아도 그것쯤은 상관이 없을 거야, 당신들을 뼈저리게 증오할 필요도 역겹게 사랑할 필요도 없을 거야.만일 내가 그 어떤 것도 기대하고 바라지 않는다면, 그럴 수 있다면. 그 어느 것도 욕망하지 않는다면 삶도 죽음도 그 양측 모두 두렵지 않을 텐데. 그러나 이 모든 것을 갈구하며 사는 나는, 밤에 누우면 죽음이 두렵고 아침에 눈뜨면 사는 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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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틴 > 감상&비평 대중예술은 왜 예술이 될 수 없는가
제프쿤스와 앤디 워홀이 회화의 시초였던 모네나 르누아르, 또는 박서보나 이우환을 넘어설 수 없다. 그것은 그들이 공산품 찍듯 영혼없이 작품을 만들기 때문이 아니라, 그 무수한 반복과 자가복제 때문에 그들의 작품에서 모네, 르누아르, 박서보, 이우환 같은 영혼의 성장이나, 가능성을 읽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액션에 치중한 나머지 대중을 너무 의식하고 있는 크리스토퍼 놀란과 류승완은 영성을 담아내는 오즈나 로셀리니의 영화를 이길 수 없으며, 관객을 그들 만큼의 깊이에 집어 넣을 수 없다. 오디오를 꽉 채움으로 청각적인 욕망을 해소시켜주는 뉴진스, BTS 역시 절제하므로서 영성을 끄집어내는 존 케이지나 모차르트를 이길 수 없다. 그건 비틀즈나 롤링 스톤즈가 와도 안된다. 스티븐 호킹과 J.K 롤링 역시 셰익 스피어를 이기지 못하는 것은 두 말 할 것도 없고, 한국 문단의 어느 신인작가를 데려와도 넘어설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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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지 > 다층 다층
즉건담은별들이돈으 로환산되는상품일뿐이라는것을녹색광선검을통해드러내는것 이다. 그리고팔린상품을봉지에담는일도그의일이다. 이러한일 들을해야하는건담은늘서있어야한다. 그래서그는“거대한평화 에 눌려 종아리가 붓고 발바닥이 딱딱하다.” 그는 별들을 우주선에 넣는휴먼처럼“부모와자식으로맺어진나선형의행복에”“끼어들자 격이없다.” 건담은“광활하고신비한” 소비세계를지탱하는저임금 장시간 노동자인 것이다. 서효인 시인의이러한 풍자는 쇼핑 매장에서 물건을 사는 우리들 의일상이우리들의‘영원’을, 즉우주를형성해버렸다는것을꼬집고 있다. 상품세계의무한함이우주의영원성을, 상상력의무궁함을대 체해버렸다. 우리들의영혼은상품의물신성으로부터벗어나지못한 다. 그런데시인은건담을등장시킴으로써이상품의우주가저임금 장시간노동자의희생에의해유지되고있음도동시에꼬집는다. 이 시가가진미덕은여기에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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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지 > 현대시 현대시 2013년도 7월호
프랑스어의‘style’이우리말로‘문체’이기도하지만, 문맥에따라 (특히영어권) ‘스타일’을의미한다는사실을염두에둘때, 우리모두인간이 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으면서도 각각 개별적인 스타일을 가꾸어 나간다고 말 할수있는바, 문체는개인의기질이나축적된경험들이만들어낸정서적반 응에도 호응한다고 해야겠다. 문체 개념의 변화 과정을 살필 자리가 아니라 는걸잘알고있다. 아리스토텔레스에의해‘언어활동에의거한행동전반’으 로 정의되었던 수사학이 오로지 ‘표현술(elocutio)’ 하나로 확연하게 줄어든 이 후, 장식이나 치장, 표현의 조화, 이탈, 비문법성 등으로 휘발되고 굴절되어 버린 문체 개념의 역사적 변천사는 오늘 이 글의 관심사가 아니다. 다만, 문 체가개인적인선택에서주어지는결과물과결부되어있는개념이며, 그렇게 인식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우선 지적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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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지 > 현대시 현대시 2013년도 1월호
그렇기 때문에 이해 이전에 체험되는감각이우선시되는것같습니다. 이러한태도가우리삶을 어떻게 견인하는지에 대해 말하기는 어려운 일입니다만, 적어도 나 는 너를 알고 있다거나 나는 나를 말할 수 있다 같은 정언적인 말과 태도를꺼리게되는것은사실입니다. 그러다보니사람이좀모호해 지는것같기도합니다.(웃음) 양경언 : 선생님 시에 등장하는 ‘눈’이사라지지않을듯내리다가, 곧녹고마 는 이미지(“눈이 반짝 반짝 내리고,/ 음악이 켜지고,/ 만났다 헤어지 는,// 내 아름다운 연인들”―「놀이동산」)로 등장하는 이유를 짐작케 하는 답변이네요. 내리는 눈뿐만 아니라, 떨어져 있는 머리카락에 내리 비추는 햇빛에도 어떤 떠오르는 순간의 느낌이 있는 것이라고 이해해도 되는 걸까요? 선생님, 그렇다면,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대 관절 무엇일까요? 하재연 : 무얼까요? 이해할 수 없이 거기 존재해서 나를 나 이전과 이후로 데 려가는 그런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