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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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이혜경의 <피아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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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공동체를 허물고 세우는 소설 건축술
그것은 이혜경의 인물로 하여금 가족의 일원이고 친구이고 “직장 동료이긴 하되 ‘우리’이고 싶지는 않은”(「그림자」) 마음의 완충지대를 설정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것은 “사람을 벌레처럼 밀쳐내게”(「섬」) 하는 경계지대이지만 동시에, 타인과의 내밀한 만남을 가능하게 하는 소통의 매개공간이 되기도 한다. 절멸의 나락으로 추락하기 위해 “날아오르는 새”의 절망적 몸짓과 타자에로의 도약을 위해 “언 땅을 뚫고 나오는 새순”(「틈새」)의 약동이 병존하는 완충지대. 지금, 이혜경의 소설은 그 ‘틈새’에서 개인과 집단의 공존을 사색하고 있다. 3. 경쾌한 역설, 현실의 중력을 이겨내는 자본의 제국은 모든 공동체를 식민지화한다. 그것은 민족공동체와 국가공동체는 물론 직장공동체와 가족공동체, 심지어 연인이나 우정의 공동체마저도 그것의 충실한 속주로 편입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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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민들레 문학특강 참여 후기]배운 사람은 나였으니
[민들레 문학특강 참여후기] 배운 사람은 나였으니 이혜경 (시인) 첫날, 강좌가 열리는 햇살보금자리 3층에 들어선 나는 당황했다. 이십 평이 넘어 보이는 널찍한 실내의 입구 쪽의 좌탁에 수강생들이 빙 둘러앉아 있었다. 그런데 안쪽의 공간에 다른 사람들이 누워 있었다. 말하자면 쉼터 안에서 하는 강의였다. 우선 자기소개를 하고, 백일장의 글제가 그때까지 정해지지 않았으므로, 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일, 잊히지 않는 일에 대해 써보기로 했다. 단 두 줄에 아주 강렬한 느낌을 쓴 수강생도 있었고, 정신세계에 관심이 많다는 젊은 수강생은 ‘중력을 이기다’라는 제목으로, 노랫말에 가까운 시를 썼다. 열세 명인 수강생의 글을 읽고 소감을 말하자 시간이 다 되었다. 다음 시간을 기약하며 일어서던 나는 사람들이 내 등 뒤에 그대로 누워 있었다는 걸 그제야 알았다. 마음이 산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