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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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휴먼다큐프로듀서, 인간의 진실을 찍는 사람
결국 그걸 넘어서서 끊임없이 의사소통을 하고 긴장감을 갖게 되면 어느 시점에 이르러서는 인간 대 인간으로서 연출자와 출연자가 인간의 진실을 갖고서 만나는 것 같아요. 그 지점에서는 감정적인 면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기도 하고, 자기의 내면이 드러나면서 한 인간의 실체가 드러나기도 하는 것 같아요. 그것이 안 드러나면 프로그램은 실패한 것이고, 그 인간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으면 프로그램은 거짓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보통의 휴먼다큐멘터리는 그러한 인간의 진실을 끝까지 추구하려고 하고 결과적으로 어느 정도는 성공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정서적으로도 빠져들고 프로그램으로서의 소구력(訴求力)도 지니게 된 것 같아요. 눈치 빠른 시청자들이 ‘아, 저 사람 저거 거짓말 아니야?’ 하고 의식하면 그 휴먼다큐는 실패 아니겠어요? 요즘 시청자들 눈치 빠르잖아요. 저것이 진실인지 장난인지 다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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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인간과의 튜링 테스트
금융화된 문화산업은 우상화된 인간으로 저 인간들을 미혹하겠지. 17711. 전자인격에 인간의 연좌제를 적용할지 말지를 두고 각계각층이 불화함. 28657. 로봇동물은 징그러워서 유전자 편집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답니다. 46368. 만능 크리스퍼로 유전자 편집하면 참나 무슨 초능력이라도 생길 줄 아셨어? 75025. 거대화된 벌레 떼가 스모그처럼 황사처럼 유성우처럼 도시를 습격하고 있군요. 121393. 군대는 초국기업의 충성스러운 사이보그 용병 부대로 대체되었습니다. 196418. 생태계는 바이러스에 적응해 먹음직스러운 암세포를 재생산. 317811. 짐승의 업보에 갇힌 식인종의 후예인 저들의 정형행동은 딱히 애처롭군요. 514229. 2049년, 세계 인구는 이유도 모른 채 기하급수적으로 몰락할 예정입니다만? 83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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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통해서 본 ‘인간공학’의 의미
즉, 자기 고유의 길을 찾아가며, 자기 자신에게 놀라워할 수 있는 인간적 삶의 권리를 존중하라는 것이다.” 요나스가 말하는 바로 이 권리에 대해 『멋진 신세계』에서 총통은 마지막으로 존 새비지에게 장황하게 물은 것이고, 존은 오랫동안 생각한 다음 “네. 난 그 모든 권리를 원해요.”라고 대답한 거지요. 아마 존은 슬로터다이크의 물음, 곧 휴머니즘이 인간 길들이기의 학파로서 실패했다면 무엇이 인간을 길들이는가, 미래의 인간공학을 명백한 형질계획으로까지 밀고 나갈 것인가에 대해서도 이렇게 대답할 것입니다. 휴머니즘은 인간의 야만성을 길들이는데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각종 미디어들이 제공하는 “핏빛놀이로 가득 찬 오락산업”에도 불구하고 셰익스피어는 계속 읽힐 것이라고, 그리고 그 어떤 미래에도 인간공학은 유전자 선별과 사육에 의한 형질계획으로 밀고나가서는 안 된다고. 그것은 인간에게서 자기 자신의 길을 찾아가며, 스스로에게 놀라워할 수 있는 인간의 권리와 자유를 빼앗는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