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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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2013년 문장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곡비처럼-김애란론
그와 함께 그들은 초년생이 맛보는 사회의 슬픔을 느낀다. 이런 사회의 슬픔을 대면하는 것은 아름이가 지닌 낭만이다. 아름이는 “사건 위주로 짧게 대답하”는 아버지의 이야기와 “자신의 감상을 구구절절 보”태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모은 다음에, 자신의 낭만을 통해 “겹치고 어긋나고 어그러져” “폭발 직전의 우주가스처럼 아스라이 출렁이는” 사랑 이야기로 바꾸어놓는다. 이런 어린이만의 상상력과 감성이 초년생의 낭만과 때때로 중첩되기도 하는데, 이 부분들은 소설 군데군데에 아련함을 남겨놓는다. 약하고 희미하지만 분명 거기 있는 소리였다. 우리는 말없이 서로의 파동 안에 머물렀다. 그 자장 끝 맨 나중에 그려지는 동심원이 토성 주위의 고리처럼 우리를 오목하게 감쌌다. 아주 오래전, 어머니의 뱃속에서 만난 그런 박자를, 누군가와 온전하게 합쳐지는 느낌을 다시는 경험할 수 없을 줄 알았는데, 그것과 비슷한 느낌을 줄 수 있는 방법 하나를 비로소 알아낸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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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인터뷰] 세계의 고통과 공명하는 작가
작가는 글을 쓰면서 한 인간으로서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는 직업이 아닐까, 그런 가능성을 믿고 싶어요. 작은 책상 위에 이 세계를 올려놓고 같이 아파할 수 있는 사람이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의 고통과 공명하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작가라는 직업은 자기를 성장시키기엔 더없이 좋은 직업이죠. ▶ 이서영_ 집필계획을 간단하게 들려주세요. ▶ 전성태_ 장편을 써야 할 시기가 온 것 같아요. 오래 전부터 장편 3부작을 기획한 게 있어요. 구체적 내용은 영업비밀. ▶ 이서영_ 문장을 읽는, 문장을 배달받아 보실, 읽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 전성태_ 가능하면 새로 나온 작품들 중에 좀 같이 나누어 봤으면 하는 것들, 특히 힘이 되고 위로할 수 있는 문장들을 찾으려고 해요. 또 문학도의 길을 걷는 사람들은 작가의 입장에서 같이 볼 수 있는 문장들을 찾아서 배달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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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용산, 2009년 겨울’, 통증의 연금술-이영광의 「아픈 천국」(『아픈 천국』, 창비, 2010)
다만 현실의 통증이 팽팽할수록 “아픈 천국”이라는 심연은 끝내 경험될 것이다. 《문장웹진 1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