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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작가의 樂취미들] 1번 국도 김아정 운전면허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요즘은 스쿠터 하나를 몰려고 해도 면허가 필수인 것이다. 2종 보통 면허만 있어도 스쿠터를 몰 수 있다고 하는데 사실 나는 자동차에 관심이 없다. 기본적인 소양으로 하나쯤 따두면 좋겠지만 딱히 그런 기본적인 소양에도 관심이 없다. 스쿠터를 타고 싶은 거라면 원동기 면허 하나만 있어도 그만이다. 하지만 나는 사실 그런 귀여운 스쿠터를 타고 싶은 게 아니다. 크루저나 모타드와 같이 보다 강력한 엔진을 가진 오토바이를 타고 싶은 것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스쿠터나 배달 오토바이들은 배기량 125cc 이하다. 내 머릿속을 질주하고 있는 오토바이들은 보통 배기량 250cc부터 시작해 1000cc를 웃돌기도 한다. 이런 오토바이들을 몰기 위해서는 2종 소형 면허를 반드시 따로 취득해야 한다. 여기서 나는 새로운 국면의 고민을 또 맞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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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작가의 樂취미들] 취미는 사랑 1) 조수경 1. 어쩌면 호기심 내가 처음 소설을 쓰기 시작한 건 열세 살 때였다. 그보다 더 오래 전부터 이야기를 만들어내기를 좋아했는데, 초등학교 시절에는 그것을 주로 만화로 표현했다. 내 만화 속 주인공은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공주부터 한국에 사는 쌍둥이 자매(자매의 이름은 ‘이슬’이랑 ‘구슬’이었고, 둘 중 하나가 나중에 죽는다)까지 다양했다. 두꺼운 스프링 노트로 다섯 권쯤 되려나. 그건 아직도 부모님 집 내 방 서랍 깊숙한 곳에 봉인되어 있다. 열세 살에 쓴 소설은 고등학교 무렵 너무 부끄러운 나머지 불태워버렸는데, 만화 노트는 용케 살아남았고 나는 그것을 남겨 두기로 했다(노년에 보면 얼마나 웃기겠는가!). 더 이상 만화를 그리지는 않지만, 펜과 종이만 있으면 뭐든 그려내는 건 나의 가장 오래된 취미(이자 습관)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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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작가의 樂취미들] 취미는 사랑 유재영 내 취미는 사랑인데 막상 그렇게 적으려니 정말 그런가, 정말 취미가 이것뿐인가, 싶어서 망설여졌다. 사랑밖에 몰라서가 아니라 취미가 사랑이라는 게 적합한가, 하는 맥락에서였다. 괜찮다고 느낀 건 국어사전을 찾아본 뒤의 일이었다. 국립국어원은 취미를 세 가지 뜻으로 풀이하였는데 ‘아름다운 대상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힘’이란 의미는 두 번째 줄에 적혀 있었다. 아름다운 대상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힘을 취미라고 한다면 취미, 다음에 오는 빈칸에는 사랑도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도달한 결론을 그녀에게 말했다.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내 취미는 당신뿐이야. 나와 가장 친한 사람도 내가 아니라 당신이니까. 앞으로도 당신이랑 더 친해질까 봐, 그게 걱정이야.” 그녀는 마감을 지키지 못하는 내가 더 걱정이라고 했다. 오래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