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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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시극]늑대는 눈알부터 자란다 제3막
여자 어머니, 제 우주도 밤마다 끙끙 앓고 있어요. 어머니 기침소리 깊어진다. 문을 열다 말고 어머니 뱃속의 애는 잘 자라고 있니? 여자 며칠 전엔 귀가 하나 생겼고요. 조금씩 밖의 소리를 듣고 배를 두드려요. 어머니 늑대는 눈알부터 자라는 법이란다. 동화를 많이 읽어 주거라. 여자 동화는 어른이 꾸는 악몽이래요. 저는 그런 건 애한테 읽히지 않겠어요. 어머니 얘야, 난 네가 다 자라면 네 곁에서 길을 잃고 싶었단다. 여자 어머니, 그 말은 그이가 제 배에 대고 아이에게 해준 말이에요. 어머니 그래 고맙구나. 여자 어머니도 그이를 닮아 무슨 소리인지 모르는 말만 하시는군요. 바쁘실 텐데 제가 문을 열어 드릴게요. 어머니 그래 고맙구나. 여자 오실 때 전화하는 거 잊지 마세요. 어머니 알고 있다. 이번엔 잊지 않으마. 어머니 문 밖으로 퇴장하고 여자 문을 닫는다 잠시 정적 다시 여자 의자에 와서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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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비가 오자 우리는 랭보를 안고 낡은 욕조가 있는 여관으로 들어갔다 - 목련외1
저를 그냥 벌레라고 생각하세요. 김씨 그래요. 벌레가 많긴 하군요. 사내 사람들은 벌레가 징그럽다고 생각할 뿐, 벌레의 날개에는 관심이 없죠. 사내 벌레는 스스로를 벌레라고 부르지 않아요. 김씨 그렇군. 이보게 그런데 무언가를 기다린다고 하지 않았나? 사내 기다리는 중이에요. 김씨 당신은 제 정신이 아닌 것 같아. 사내 밤마다 저는 물속을 천천히 걸어 다니곤 해요. 김씨 이상하군. 내 아들도 그랬는데... 혹시 당신은 내 아들이야? 사내 그 사람은 오래 전에 집을 나갔어요. 김씨 그렇지. 아들은 오래전에 집을 나갔지. 김씨 자넨 버림받았나? 사내 그 사람은 당신의 아들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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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목련
저를 그냥 벌레라고 생각하세요. 김씨 그래요. 벌레가 많긴 하군요. 사내 사람들은 벌레가 징그럽다고 생각할 뿐, 벌레의 날개에는 관심이 없죠. 사내 벌레는 스스로를 벌레라고 부르지 않아요. 김씨 그렇군. 이보게 그런데 무언가를 기다린다고 하지 않았나? 사내 기다리는 중이에요. 김씨 당신은 제 정신이 아닌 것 같아. 사내 밤마다 저는 물속을 천천히 걸어 다니곤 해요. 김씨 이상하군. 내 아들도 그랬는데... 혹시 당신은 내 아들이야? 사내 그 사람은 오래 전에 집을 나갔어요. 김씨 그렇지. 아들은 오래전에 집을 나갔지. 김씨 자넨 버림받았나? 사내 그 사람은 당신의 아들이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