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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7월의 AYAF작가 조수경 소설 리뷰] 결핍을 극복하기 위한 주문 투리토프시스 누트리큘라
[7월의 AYAF 작가 조수경 소설 리뷰] 결핍을 극복하기 위한 주문 '투리토프시스 누트리큘라' 박선우(문학특!기자단 3기) 누구나 육체적으로, 혹은 정신적으로 결핍된 부분을 하나쯤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 인간은 자연스레 그 결핍을 극복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게 된다. 여기에 그러한 결핍에 대한 이야기를 극적으로 다뤄낸 여류 작가가 있다. 그녀는 현재 S방송사 라디오 작가로서 일하고 있는 조수경 작가다. 어릴 적부터 사연 있는 범죄, 그리고 범죄 소설에 관심이 많았다는 그녀의 소설은 다른 문학 작품과 달리 감정에 치우치지 않은 객관적인 묘사 장면이 많다. 그렇기에 그녀의 신춘문예 당선작인 「젤리피시」는 인간의 깊은 내면세계를 주도면밀히 들여다보기 쉽다. 「젤리피시」의 화자는 20대 후반, 혹은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 여성이다. 그녀의 다리는 길고 곧게 뻗어 있는 것과는 이질적으로 아무런 기능을 하지 못 한 채 그녀의 팔이 이끄는 대로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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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끝나고 조수경 소설가를 고수라고 칭하는 다른 소설가께서 조수경 소설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신춘문예를 준비하면서 다른 당선작들은 ‘나도 이만큼은 쓸 수 있다’라고 생각했지만 유독 조수경 소설가의 ‘젤리피시’(201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작)만큼은 그런 생각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집에 와서 다른 여러 작품들을 읽어보면서 나 역시 ‘너무 잘 써서 짜증난다!’는 생각을 절로 하게 했다. 그리고 사전 독자 감상단이 조수경 소설가의 차기작 도입부에 이어 쓴 글을 발표했다. 차기작은 나쁜 짓을 할 때마다 같은 꿈을 꾸는 남자에 대한 이야기였다. 단 한 문단의 이야기였을 뿐이었는데 금방 글 속으로 빠져들었다. 조수경 소설가에게 매달려 조금만 더 써달라고 애원하고 싶을 만큼. 글이 매력적이었던 만큼 학생들이 써온 이야기도 매력적이었다. 백일장을 나가면서 항상 느끼는 거지만 같은 주제, 같은 문장으로도 수없이 다른 글이 나온다는 게 문학의 매력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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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수경 쌤." 수경 쌤은 애들이 다 나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소강당 문을 닫았다. 가만히 앉아 있는 나에게 수경 쌤이 미소를 지었다. "발은 괜찮아요? 무리하면 안 될 텐데." "괜찮아요. 계단도 얼마 없고, 다니기 편해요." 그렇구나, 라며 수경 쌤이 고개를 끄덕였다. "원이랑 지내는 건 어때요?" "뭐, 그럭저럭······ 요. 시간도 얼마 안 지났고. 별일 없었어요." 내 대답에 수경 쌤은 다행이라며 작게 웃었다. "잠은요? 둘이 같이 잘 수 있겠어요?" 왜 이렇게 말하지. 나는 의문을 담은 눈으로 수경 쌤을 보았다. "파트너랑 참가자가 같은 방 쓰잖아요? 그게 규칙이라고······." "그렇긴 한데." 수경 쌤이 한 번 더 문 쪽을 돌아보고 목소리를 낮췄다. "원이는, 작년에 좀······ 문제가 있었어요." "흉터가 있어요. 등록증 사진 보면. 고글로 가리는 부분에, 눈 위쪽으로 좀 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