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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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그리하여 밤이 밤을 밝히었다
-pmg 지식엔진연구소,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2018. 21) 조해진, 「동쪽 伯의 숲」, 『빛의 호위』, 창비, 2017, 106쪽. 22) "dd를 만난 이후로는 dd가 d의 신성한 것이 되었다. dd는 d에게 계속되어야 하는 말, 처음 만난 상태 그대로, 온전해야 하는 몸이었다. d는 dd를 만나 자신의 노동이 신성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사랑을 가진 인간이 아름다울 수 있으며, 누군가를 혹은 무언가를 아름답다고 여길 수 있는 마음으로도 인간은 서글퍼지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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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생태계’를 말하기 전에 질문할 것들
대부분 작가의 작품에서 비슷하게 이야기할 수 있으리라 여겨지지만, 언젠가 한 작가의 자전적 소설(조해진, 「문래」, 『단순한 진심』, 문학과지성사, 2020)을 읽으며 ‘쓴다’는 행위의 주어를 통상적 이해와 좀 다르게 생각해 본 일이 있다. 이 소설은 개인 주체로도, 또는 그 반대항으로 여겨지는 집합적 주체로 어느 쪽으로도 환원될 수 없는 상황을 연상시켰다. 소설은, “최초의 감각”이 무엇이었는지 질문 받은 주인공이 그 장면을 떠올리는 상황에서 시작한다. ‘최초의 감각’이란 비로소 외부 표상이 의식에 형성되는 최초의 시기뿐 아니라, 무엇으로도 환원될 수 없는 개체로서의 몸이 자각된 순간을 의미할 것이다. 이때 주인공이 떠올린 “최초의 감각”은 “밖에서 문을 잠그는 소리”였고 “밖에서 문을 잠근 사람은 나의 어머니”였다. 이것이 곧 타자 및 외부 세계와 ‘나’를 식별할 수 있게 된 최초의 순간에 대한 비유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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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우리 소설의 자리 (1)
문지혁, 『우리가 다리를 건널 때』(다산북스, 2022) 천희란, 『우리에게 다시 사랑이』(문학동네, 2022), 김병운, 『기다릴 때 우리가 하는 말들』(민음사, 2022), 조해진, 『우리에게 허락된 미래』(마음산책, 2022), 조남주, 『우리가 쓴 것』(민음사, 2021), 김금희,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창비, 2021), 박솔뫼, 『우리의 사람들』(창비,2021), 박선우, 『우리는 같은 곳에서』(자음과모음, 2020), 이현수, 『우리가 진심으로 엮일 때』(문학동네, 2020), 김이설, 『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작가정신, 2020), 그리고 조우리의 『이어달리기』(한겨레출판, 2022) 등등. 피상적인 관찰일지 모르지만, 실로 이 소설들이 뿜어내는 듯한 복수성(複數性)에 어떤 관심이 어울릴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