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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당당/성석제/문학동네
천명관의 [고래], 주노디아스의 [오스카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 박민규의 초기작들이나, 이기호의 소설을 연상시키는 문체를 가지고 있지만, 가지처럼 흩어진 무수한 이야기들을 매끄럽게 그러모음과 동시에 계속해서 썰을 푸는 입담꾼적 기질이 서린 천명관과 주노디아스의 문체와 무척이나 비교되는 지점에 놓여있을 뿐만 아니라, 박민규와 이기호의 문장처럼 타고난 말장난같은 분위기속에서도 현실을 꼬집어내는 날카로운 냉소의 시각을 지니지도 못한다. 어떻게든 웃음을 주고자 억지를 부리는 코미디언 같은 문장에, 과도한 어휘들로 이루어진 어이없는 비유들과, 인물들의 대사들에 서술된 걸쭉한 욕설들은 페이지를 넘길수록 눈쌀만을 찌푸리게 할 뿐, 어떠한 효과도, 감흥도 주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