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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문장청소년문학상 시상식 참가후기] 문학 얘기로 밤을 새어도 좋을 자리 외 1편
기자단과 문장청소년문학상 수상자들은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수상자들은 여느 10대 학생들처럼 나오는 메뉴마다 환호를 지르는 등 평범한 고등학생 같은 면모를 보였지만, 문학에 대한 이야기는 누구보다 진지했다. 머릿수가 많아진 만큼, 기자들은 수상자들과 일대일 인터뷰를 통해 조금 더 자세하고 세밀한 이야기들을 취재해 나갔다. [참가 후기①] 문학 얘기로 밤을 새어도 좋을 자리 작성 : 김유진(문학특!기자단 1기) 3년 동안 기자단을 해왔지만, 문장청소년문학상 시상식에 참여한 것은 처음이었다. 시상식과 뒤풀이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였고 정대훈 차장님이 적극 추천한 중국집(아마 곧 전국 중국집 지도를 발간하셔도 될 것 같다)의 탕수육 맛도 일품이었다. 동그란 테이블에 앉아 회전판을 휙휙 돌리며 깐풍기와 탕수육을 나눠먹는 모습이, 마치 몇 년을 함께한 고등학교 동창들 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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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시작과 끝-종말문학
중국의 왕리슝은 중국과 대만의 분쟁이 핵전쟁으로 비화되면서 십 수 억에 달하는 중국인들이 난민이 되어 전 세계로 탈출하여 벌어지는 위기를 그린 『황훠(黃禍)』를, 맥스 브루스는 사람을 좀비로 만드는 질병 때문에 인류멸망의 위기를 겪는다는 내용의 소설 『세계대전Z』를 (영화로 개봉되는 그 작품의 원작이다) 썼다. 이런 각종 원인으로 종말을 초래하는, 그리고 그 이후의 세계와 생존한 인간을 그린 단편들만 모아놓은 『종말문학 걸작선』이 2011년 번역, 출간되기도 했다. 이런 종말문학들은 단순히 인간의 상실감, 불안심리만을 반영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인간의 어리석음, 탐욕, 폭력성을 고발하고 경계하는 목적의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또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하고 강력한 재난상황을 맞아 인간만이 발휘할 수 있는 용기와 지혜로 생존을 위해 싸우고 이겨내는 인간승리의 드라마를 그리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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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손택수 시인의 출판&문학 강의
그런데 중국 사람들이 모르는 게 있어요. 세한도 옆에 있는 소나무는 조선 소나무예요. 중국 어떤 역사 그림책을 찾아봐도 이런 필법으로 그린 소나무 그림은 없어요. 중국인들이 그건 모르는 거죠. 추사 김정희는 계속 스승을 따라 하되 자기 식으로 소화해버렸어요. 중국에 없는 소나무로 말이죠. 이게 위대한 예술가들의 공통점입니다. 예술은 무에서 창조되지 않습니다. 추사에게 조희룡이라는 중국 출신의 제자가 있었는데 사람들이 물었어요. 조희룡은 묵죽, 대나무 그림을 굉장히 잘 그렸어요. ‘당신의 묵죽 그림은 누구를 본받아 이렇게 그렸냐’고 질문을 받죠. 당연히 추사에게 본받았겠죠? 그런데 조희룡이 ‘내 묵죽 그림은 스승이 없다’ 그렇게 대답해요. ‘스승이 있다면 저 자연 속에 천 그루 만 그루 대나무가 나의 스승이다’ 그래요. 멋지죠? 그래서 질문했던 사람이 추사에게 가서 말해줘요. 유다처럼 스승을 부정하더라고 전하죠. ‘잘못 키웠어’라고 얘기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