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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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건축가, 빈자의 미학 혹은 혁명을 꿈꾸는 사람
이 말은 중국 사람들이 만든 말이었지요. ‘영조’라는 이 말은 ‘가꾸어서 만든다’는 의미이니까, ‘세워서 올린다’는 물리적인 운동의 의미보다는 좀 더 포괄적으로 사용된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은 우리말 중에서 이보다 더 큰 의미로 사용된 ‘짓다’라는 말이 있었어요. 집은 세우는 것이 아니라 ‘짓는’ 것이죠. 시를 짓거나, 밥을 짓거나, 옷을 짓거나, 농사를 짓거나 할 때, ‘짓다’라고 하지 않습니까. 이렇듯 집도 ‘짓는’ 것이죠. 이렇게 사용되는 ‘짓다’라는 것은, 재료를 가지고 어떤 사람이 사상과 개념을 집어넣어서, 시간을 들여서, 솜씨를 통해서, 전혀 다른 물체로 창조해 낸다는 의미로서의 ‘짓다’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죠. 이것은 시도 마찬가지고 농사도 마찬가지죠. 이처럼 ‘짓다’라는 것은 ‘창조적’ 과정으로 인지한 것입니다. 여기에는 사상도 있고, 관념도 있고, 기술도 있고, 모든 게 다 있죠. 저는 이것이 ‘건축’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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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멍쯔 삼촌
멍쯔 삼촌 김응교 내 피의 4분의 1에는 몽골 피가 흐르고 아마 4분의 1은 옛날 중국인 피가 흐를지 몰라 내 몸에는 지구인들 피가 고루 섞여 있을 거야 그니까 삼촌이라 해도 뭐 이상할 거 없지 중국에 삼촌이 산다 삼촌이 쓴 책에 역성혁명이 나오는데 우리는 비슷한 혁명을 몇 번 경험했지 제자가 많다는데, 나는 삼촌으로 부른다 중국인은 멍쯔라 하고 한국인은 맹자라 하는 멍멍, 차갑게 웃을 중국인 삼촌 우리는 계속 역성혁명을 하고 있어 불은 든 프로메테우스들이 많아 멍쯔 삼촌, 우린 심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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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거룩한 발가락
―여러분, 덩샤오핑은 이런 극심한 양극화는 혁명을 일으키게 할 것이다라고 경고했지만 이제 농민혁명이나, 노동자혁명 같은 피의 혁명은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부자들이 앞서가고 나머지는 따라간다, 라는 말처럼 십이억 중국인의 혁명이란 돈을 향해 애걸의 하소연을 하며 울부짖으며 따라가는, 그야말로 하메른의 배고픈 어린아이들의 무리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피리 부는 부자를 따라가는 것, 그것이 혁명이라면 혁명일 것입니다. 돈맛과 돈의 위력을 아는 현대의 농민과 노동자, 서민들은 혁명 대신, 자포자기하거나 부자들에게 순종할 뿐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중국은 이미 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요. 돈! 돈! 돈! 그 돈이 있으니까 목욕 자주하면 복 달아난다고 하던 중국인들이 이제는 세계 미술시장을 좌지우지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심지어는 부자박람회까지 열었습니다. 하아, 그런데 우리는 어떻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