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48)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괴산 숲속작은책방(제1회) – 연애소설 읽고 싶어지는 가을
사 회 : 아마도 이 작품을 처음부터 김탁환 작가 소설이다 하고 보았더라면 또 다른 느낌이었을 텐데 필명으로 출간하고, 게다가 사랑을 노래한 연애소설이라는 점이 강조되어 있어서 우리가 기대했던 바가 조금 다르지 않았을까 싶어요. 진영준 : 저는 주인공 아청이 배 위에서 노래를 할 때 과연 어떤 분위기, 어떤 느낌일까 마음속으로 계속 상상하면서 읽었어요.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기도 하고. 뱃머리에 서서 아름다운 노래로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그런 장면을 영상으로 보면 좋겠다 싶더군요. 김현숙 : 아청이라는 인물은 어떻게 보면 과거의 여성이라기보다는 요즘 시대 주체적인 여성상에 가까운 거 같아요. 사랑을 따라가기보다는 자기 노래와 자신의 삶이 더 소중한 여인이죠. 아청이 사랑한 건 남자가 아니라 자신의 삶이고 자기 노래였다는 생각이 들어요. 신명순 : 고려시대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진 바가 없어서 작가의 고민이 컸을 거 같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후회할거야_2]그대들이여,꿈을 갖지 마라. 꿈은 갖는 게 아니라 꾸는 것이다.
이후 성장의 과정 속에서 과도하게 발달한 불필요한 시냅스들의 가지치기가 시작되고 이성적 판단을 보다 원숙하게 하기 위해 뉴런들의 가지치기는 계속된다. 가지를 쳐내는 방식은 외부의 반복되는 자극과 경험, 그리고 학습에 의해서 결정된다. ‘화’가 많은 아이들과는 뮤지컬 공연을 했다. 뮤지컬 속에서 아이들은 거칠 것 없이 당당했고 이제는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충일했다. ‘아무것도 하고 싶은 게 없는 아이들’하고는 무엇을 하게 될지 궁금하다. 아마도 아이들이 그들 내부에 웅크리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스스로 확인하게 되는 일을 기획하지 않을까 싶다. ‘무엇을 해야 한다’에서 벗어나 그들 안에서 눈치를 보며 피어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가능성을 만나게 하고, 충분히 꿈꾸고 마음껏 설렐 수 있도록 돕고 싶다. 그대들이여, 부디 장래희망이라고 불리는 꿈을 갖지 마라. 그 꿈 안에 자신을 구겨 넣지 마라. 자기개발서가 유혹하는 꿈 따위에 넘어가지 마라.
-
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낯익은 상처의 블록으로 지은, 낯선 레고의 집
그러나 그 유머는 해맑은 폭소에 그치지 않는다. 김애란적 웃음의 끝자락에는 유머로 눙칠 수 없는 삶의 투명한 그늘이 서린다. 한국사회는 ‘나이의 중력’ 혹은 ‘나이의 문신’에 지나치게 민감하다. 우리는 젊은이에게서 섬뜩한 성숙함을 발견했을 때 그를 ‘오만한 인간’으로 바라볼 준비가 되어 있다. 노인에게서 때 아닌 싱그러움을 발견했을 때 그를 ‘철딱서니 없는 인간’으로 몰아세울 준비도 되어 있다. 그런데 이 작가, 김애란은 그녀를 바라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녀의 나이를 잊게 한다. ‘지나치게’ 조숙한 사람이 걸리기 쉬운 검푸른 우울에도 그녀는 감염되지 않았다. 그녀의 작품에는 건강한 비애와 수줍은 고통이 옹기종기 살고 있다. 그녀의 작품을 통해 나는 굳이 우리 세대에게 새로운 이름표를 달아주고픈 욕망이 헛된 것임을 깨닫는다. 태어난 곳만이 고향인가. 경험한 것만이 추억인가. 살아본 것만이 삶인가. 그렇지 않음을 온몸으로 증명하는 것이 문학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