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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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_콤마 > 비평 진위를 전복하는 평행우주의 사건들
먼저 첫 창작집 『그들에게 린디합을』에 실린 첫 작품과 마지막 작품을 보자. 두 작품의 공통 항은 아래 예문에서 보이듯이 아버지 ‘장’과 ‘장의 아들’은 록그룹 ‘파셀’의 공연장에 가 있다. 느닷없이 총격 사고가 발생하고, 이것이 아들의 어깨에 두르고 있던 담요가 떨어지는 일과 연루된다. 장은 아들이 무대 위로 달려가는 것을 막지 못했다. 그 대신 장은 아들의 어깨 위에서 담요가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아들의 어깨 위에서 떨어지는 담요는 장에게 몹시 중요한 물건이 되었다. 그후 장은, 담요를 항상 몸에 지니고 있게 된다. 담요를 가지고 출근했고, 책상에 앉아 있을 때는 담요로 자신의 무릎을 덮었다.(①, 「담요」) 그의 아버지는 중경상을 입은 열세 명 중 한 사람이었다. 그날 입은 부상의 여파로 그의 아버지는 죽을 때까지 지팡이를 짚고 살아야만 했다. (중략) 아버지 바로 옆에 있었던 그는 멀쩡했다. 털끝 하나 다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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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연속좌담 : II 문학상과 유사 공모제도 참여 과정
문예지가 신인을 배출할 때나 출판사가 한 작가의 첫 창작집을 내고자 할 때에는 어쨌든 누군가의 안목에서 선별을 하기 마련이잖아요. 누가 그것을 결정하고 얼마큼의 유연성이 보장되느냐에 따라 문학성 대물림과 거리를 둔 작가가 더 많이 나타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백지은 : 네, 맞습니다. 등용문에만 관련된 문제는 아닐 거예요. 저는 현행 등단제도의 문제점이라기보다 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누군가에게 오히려 그것이 필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고요. 직접 발표 지면을 만들어 보고 출판사에 투고하고 하는 일보다, 일정한 제도에서 마련된 심사 과정을 거쳐 뽑히게 되는 과정, 말하자면 공채가 가장 공정하게 느껴지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요. 김소연 : 근데 등단제도 중에서 신춘문예 정도가 공채의 성격을 갖고 있고, 문예지를 운영하는 출판사는 그렇지 않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