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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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함께 읽을래]『 사랑이 채우다 』를 읽기 위한 몇 가지 열쇳말
그렇게 생각하면 소설 읽기란 완결된 하나의 이야기를 독자가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행위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소설이란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벌어지는 즐거운, 그리고 끝없는 대화와 향연을 뜻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때때로 소설에 쓰인 이야기와 주인공과 그 세계관에 대해 반발해가면서 읽거나 골똘히 고민해보는 것도 재미있고 유익한 문학 체험이 됩니다. 소설을 읽는 방법과 태도는 셀 수도 없이 많을 것입니다. 그 가운데, 공감하며 읽기와 비판적인 읽기는 가장 기본적인 읽기 방법입니다. 사실 공감과 비판은 읽기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대화가 대화다운 것이 되기 위해 꼭 갖추어야 하는 핵심 요소일 것입니다.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동시에 화이부동(和而不同)하기 위한 연습이 바로 소설 읽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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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2013 서울국제도서전, 다양한 볼거리로 가득 채워져
단순히 전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책을 기반으로 인도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소통을 위한 독서, 독서를 위한 소통’이라는 주빈국 슬로건에 걸맞는 문화 체험의 장이 되었다. 이외에도 작년의 주빈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컬쳐포커스로 참가한 캐나다, 주한프랑스문화원이 적극적으로 지원한 프랑스 등의 부스가 특히 두드러지는 부스를 선보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자국의 국기 색과 같은 초록색과 하얀색을 기반으로 부스를 꾸몄다. 관내에서는 이슬람 문화를 설명하고 사우디아라비아 음식을 무료로 제공하는 한편, 관람객들의 이름을 아랍어 문자로 적어주는 독특한 이벤트로 관람객의 발길을 유도했다. 한국-캐나다 외교수립 50주년을 기념해 ‘컬쳐포커스’로 참가한 캐나다는 이번 도서전에서 작가 초빙 프로그램, 애니메이션 상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는데, 부스에서도 프로그램과 관련된 책들을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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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아름답던 그 날, 아름답던 그 사람들 : 배삼식 『화전가』
즉, 홍다리댁은 권 씨 집안 둘째 딸 박실이와 오랜만에 만나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저 박실이의 성화에 못 이겨 그간 겪은 일을 자못 덤덤하고 간단명료하게 읊어낼 뿐이다. 배삼식 작가는 홍다리댁이 자신의 삶을 누군가를 위로하기 위한 도구로써 내던지게 하는 대신, 삶에 달관한 듯한 자유로운 태도를 온몸에 띠며 타인에게 긍정적 기운을 불어넣게 하는 방법을 택했다. 고전에서 모티프를 딴 인물이지만 나름의 주체성을 간결하면서도 분명하게 부여함으로써 동시대 독자의 감수성에 좀 더 걸맞은 매력적인 캐릭터로 거듭나게 한 셈이다. 언어의 향연 속으로 「화전가」를 희곡으로 접하길 추천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언어다. 희곡은 글이 아닌 입말을 적은 텍스트다. 「화전가」는 이 같은 희곡의 기본 개념에 매우 충실한 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 작품 속에는 작가가 꼼꼼하게 수집하고 검증한 경상도 사투리가 가득 넘쳐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