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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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오래된, 오래될 대한민국 청소년 SF
우주 개척에 앞장설 우리 청소년 독자들이 두 발을 지구에 딛고 서서 먼 우주를 항해할 뜻을 품을 수 있도록 대기권 너머와 태양계 너머를 보여 줄 SF, 더불어 다시 창백한 푸른 점과 지구돋이를 보면서 오늘 여기 바로 옆 사람에게 좀 더 상냥해지도록 이끌어 줄 SF를 기다리며, 칼 세이건의 글로 끝을 갈음한다. 다시 이 빛나는 점을 보라. 그것은 바로 여기, 우리 집, 우리 자신인 것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 아는 사람, 소문으로 들었던 사람, 그 모든 사람은 그 위에 있거나 또는 있었던 것이다. … 이 조그만 점의 한 구석의 일시적 지배자가 되려고 장군이나 황제들이 흐르게 했던 유혈의 강을 생각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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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글로 틔운 관계가 여무는 자리, 글틴 ‘문장청소년문학상’ 시상식
그에게 글벗은 칼 세이건으로 출발해 ‘삼김’을 거치며 글틴들로 풍성해졌다. “과학을 좋아했는데 칼 세이건이 쓴 ‘코스모스’란 책을 읽고 나서, 글을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쓰는 걸 발견한 거예요. 소설은 ‘삼김’을 많이 좋아했어요. 김영하, 김연수, 김애란 작가를 고등학생 때부터 본격적으로 읽으면서 김연수는 ‘사랑’, 김영하는 ‘부조리’, 그런 키워드들이 떠올라서 한 편씩 풀어보고 싶었어요. 김애란론을 여름방학 때 끝내고 겨울방학 때 김연수론을 끝내자, 고3 수능특강이 슬슬 시작된 거죠.” 이번 수상작인 김애란론은 지난해 3월부터 꾸준히 글감을 “머릿속에서 돌리고 있다가 여름방학을 투자해서 학교와 기숙사를 오가며 썼다”고 한다. 이과생으로 일주일에 책 2권씩을 읽기도 했는데, 쉽지는 않았다. 홀로 글을 쓰는 타이프였고, 글틴 캠프에 가기 전에는 ‘나 혼자 글 쓰네’ 했다가 글틴에서 문학을 좋아하는 이들과 교류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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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소설 우주비행사의 밤
안젤리나는 화장이라는 걸 한 번도 해본 적 없을 것 같은 얼굴에 주근깨가 가득한 여자였고, 접시에 으깬 감자를 한 주걱 퍼 담으면서 칼 세이건과 그의 저서인 <코스모스>에 대해 자기가 얼마나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 이야기했다. 말할 때마다 끼고 있는 장갑에 불이 붙은 사람처럼 손을 움직이는 걸 보면 칼 세이건과 <코스모스>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특별한지 알 수 있었다. - <코스모스>는 성경하고 비슷한 책이에요. 완전히 똑같은 건 아니지만 가장 비슷하긴 하죠. 누구도 더 이상 그런 책을 쓸 수 없다는 점에서는 완전히 똑같고요. 에드요? 나를 세이건 부인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 남자 중에서 가장 괜찮은 남자였죠. 그리고 그건 지금도 그렇고요. 에드워드 세이건은 안젤리나 옆에 앉아 있었는데, 벽에 걸려 있는 그림 같은 남자였다. 아직 거기에 앉아 있다는 걸 확인하기 위해서 가끔씩 고개를 돌려야 할 만큼 말이 없다는 점에서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