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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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애완
애완 한백양 죽은 뱀을 물고 온 개에게도 잇자국이 나 있다 뱀은 차갑고 길어서 오래된 하수관처럼 일단 걸어 보고 싶고 개는 천천히 식어서 세탁기에서 꺼낸 양탄자처럼 부담스러워지는데 내가 말하는 만큼 그들은 가능성으로 변해 간다 그러니까 계속 말해야 하는 이 규칙의 외곽에서 개들은 뱀들은 얼마나 죽어가고 태어날까 사납게 이를 드러내는 건 모두 사람인데 지나치게 사람인 사람들이 집의 안팎에서 떠들어댄다 화분을 놓아 둔 계단과 심장을 건네받지 못했던 죽은 핏줄에 대해서 개와 뱀이 떠도는 사람의 바깥에 대해서 미완으로 끝나게 될 일들이 일단 일이긴 하다는 걸 듣다가 나는 개의 죽음을 놓친다 더 많은 것들을 놓칠 수도 있다 이것은 습관 때문이라고 습관이 감정을 앞서는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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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시 백상아리
백상아리 한백양 수평의 기준은 어디서 올까, 대답하지 않는 바깥을 보는 사람의 바깥에 서 있는 기분을 나는 들켰을 것이다 아닌 척 돌아선 사람과 달리 예리한 바람은 반쯤 열린 창문을 긁어서 내 안으로 밀어 넣었다 다 너 때문이라고 말할 때는 사람이 나를 추월한 다음이었다 내가 내리막이고 사람이 위에 있는 경사로였다 힘을 내, 여기를 지나면 바다가 보일 거라고, 그러나 바다를 보기 위해 바다로 가는 사람은 거의 없는 길이 갈라질 때마다 드러나던 바다가 아닌 자리 이따금 물소리가 들렸지만, 그것은 내 안에서 들려온 것이고, 사람은 귀를 막은 채로 떠드는 중이었다 어쩌면 돌고래를 볼 수도 있어, 그러나 돌고래와 바다는 같지 않은데 같지 않은 사람들의 그림자가 서로를 이불 대신 덮기 시작할 때 눈앞에 물이 가득해졌다 위로받은 표정으로 해변을 벗어나는 사람들과 미로를 닮은 햇볕들, 모래의 저항감 없는 살갗을 발가락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