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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숙, 「봄 노래」
황인숙, 「봄 노래」
낮잠 좀 자려는데
동네 아이 쉬지 않고
대문을 두드리네.
“공좀 꺼내주세요!”
낮잠 좀 자려는데
어쩌자구 자꾸만공을 넘기는지.
톡톡톡 누가
창문을 두드리네.
“하루해 좀 꺼내주세요!”아아함, 낮잠 좀 자려는데.
마음껏 꺼내가렴!
대문을 활짝 열고
건들건들 거리로 나섰네.
아아함, 아아함낮잠 좀 자렸더니.
● 시·낭송_ 황인숙 - 1958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198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 「나는 고양이로 태어나리라」가 당선되어 작품활동 시작. 시집 『새는 하늘을 자유롭게 풀어놓고』, 『슬픔이 나를 깨운다』, 『우리는 철새처럼 만났다』, 『자명한 산책』, 『리스본行 야간열차』 등과 산문집으로 『나는 고독하다』, 『인숙만필』, 『해방촌 고양이』 등이 있음.
* 배달하며
이렇게 비권위적인 시도 있습니다. 요 바로 전의 ‘시배달’ 집배원이신 황인숙 선생님의 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