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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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비평 음험하게 숭고한 사랑
그 결과 무대 위에서 생기 있는 '마고' 역할로 분할 때와 달리, 현실에서의 채선은 거의 강박적이리만큼 무욕하고 건조하다. * 이하 인용 시 본문 괄호 안에 쪽수만 표기. 1 「스무 살 차이... 동성의 사랑... 둘은 그저 자기 마음 때문에 아프다」, 『한국일보』, 2018. 9. 28. "날 버리고 죽음을 택한 당신이 미웠어. 당신을 혼자 아프게 했던 내가 싫었어. 그날 이후로 나도 죽어 있어. 나를 벌하는 중이야. 하지만 이제 끝내려 해."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을 거야." 그가 아주 평온한 얼굴로 내게 말했다. "그래. 이제 서로 미안해하지 않기로 해. 마지막으로 나는......" 나는 양손을 비벼 온기를 만들어서 그의 두 발을 만졌다. 쓰다듬었다. 따뜻한 공기로 씻기는 것처럼. "네가 보내줘." 그가 말했다. "그럴게." 나는 절벽 끝에서 그를 깊숙이 포옹했다. 영혼을 빨아들이듯 크게 숨을 들이마시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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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좌담] 우리, 시 이야기 할까요?
정말로 시 쓰기를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 장은정 : 더 구체적으로 궁금합니다. 어떤 점에서 특별한 것인지…… 그러니까 시 자체가 좋으신 건가요? ▶ 임현정 : 네, 시 자체도 좋지만 시를 쓰는 제 모습도 좋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절 봤을 때의 시선도 좋고요. 저란 여자 술도 잘 마시고 이런저런 나쁜 점이 있지만, 그래도 시 쓰는 사람이니까 다 괜찮다는 프라이드도 있어요. 별것도 아닌 자신을 특별하게 만든다는 점이 좋습니다. ▶ 장은정 : 저는 임현정 시인의 자서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시 앞에 무릎을 꿇는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 태도 자체가 극히 드물어진 시대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여전히 그 태도가 유지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란 거죠. 사실상 그 태도 자체가 주는 감동이 있는데, 그걸 잊고 지내다가 오랜만에 경험한 것 같아요. ▶ 임현정 : 아직도 시는 저의 일번이에요. 시를 쓰는 사람이라면 뮤즈가 얼마나 질투심이 많은지 아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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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특집 에세이_사랑의 정치, 사랑의 윤리] 사랑 섹스 그리고 우정에 관한 몇 가지 고백
작가소개 / 최창근(극작가) - 2001년 우리극연구소 새 작가, 새 무대에 희곡 「봄날은 간다」를 발표하면서 데뷔했고 2012년 계간 《시평》에 시 「선인장과 할머니」를 발표하면서 시도 겸해서 쓰고 있다. 발간한 책으로 희곡집 『봄날은 간다』, 산문집 『인생이여, 고마워요』, 『종이로 만든 배』 등이 있다. 《문장웹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