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웹진(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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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인터뷰] 세계의 고통과 공명하는 작가
기획특집 인터뷰 세계의 고통과 공명하는 작가 ─ 전성태 소설가 2012-08-09 PM 02:00 인문까페 창비 지구를 통째로 삶는 게 아닐까 의심스러운 날씨였다. 최근 들어 유난히 몸이 안 좋다던 전성태 작가는 약간 절룩이며 카페 안으로 들어섰다. 우리를 발견하자 수줍은 시골 소년 같은 표정으로 웃어 보였다. 그 웃음은 작가 자신의 탄탄하고 밀도 있는 소설과도, 그 소설 속 걸판진 농군들과도 조금 닮아 있어서 긴장하고 있던 인터뷰어들은 조금 안심이 되었다. 어려운 질문이 많으면 어떻게 하냐는 내 농담에, 어려운 질문에도 대답 잘한다고 웃으며 대답해 주셨고, 정말 어떤 질문에도 다정하면서도 현명한 대답을 들려주셨다. 2012년 여름, 리얼리즘 문학의 적통을 잇는 작가로 꼽히는 전성태 작가를 만났다. ▶ 이서영_ 최근에 작품을 쓰고 계세요? 아니면 어떻게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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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기획 [연재에세이] 콘텐츠의 사회학②
이나바 신이치로는 전근대 이야기의 양상을 ‘데이터베이스=이야기’라고 정리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편의적인 설명에 지나지 않는다. 전근대의 이야기는 공동체의 기억을 담지한 미디어라고 할 수 있다. 전근대의 이야기꾼은 “옛날 옛날에”로 시작하는 이야기 속에서 공동체의 기억을 자기의 것으로 전유하며 후대에 이것을 전달하는 신성한 임무에 복무한다. 이러한 ‘이야기들’을 어떤 대학에서 나름대로의 기준에 따라 분류하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고 해도, 전근대에 있어서 이야기의 양상을 ‘데이터베이스=이야기’라고 정리할 수는 없다. 전근대인들에게 그 이야기들은 ‘데이터’와 같은 수준으로 환원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근대에 있어서 문제가 되는 것은, 그렇다면 ‘문학사’는 데이터베이스인가 하는 점이다. 근대의 이야기(=소설)는 주지하다시피 작가라는 특별한 개인의 특별한 경험, 특별한 사건을 다룬다. 문학사는 그 특별한 이야기들의 집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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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 문장웹진 > 모색 팬데믹 시대의 연극적 일상
울리히 벡은 교육이 근대성의 조건과 전망에 관한 성찰적 지식을 구체화함으로써 성찰적 수행자가 된다고 하면서도,4)동시에 전통적인 연대에서 독립하는 일종의 개성적 ‘개별성’을 지닌다고 보았다.5) 이러한 근대성의 조건과 학교 교육의 작동방식은 자본주의 작동 체계 아래에서 그 관계가 더욱 공고해졌으며, 그 결과 “인간의 모든 행위는 자본주의 경계 안으로”6) 들어오게 되었다. 이제 학교 교육은 학생들에게 일종의 개인적인 ‘상품’으로서의 선택적 대상이 된 것이다. 채팅방의 학생들은 개인적인 것 외에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이들은 자신의 목적이 해결되는 순간 사회적 관계에서 독립적인 태도로 전환한다. 학생들에게는 진로 특강 역시 대학입시에 필요한 생활기록부의 내용 입력 여부가 중요한 것이다. 위의 장면은 교육을 지식의 생산보다는 입시를 위한 소비의 대상으로 여기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