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고 기억해야 할 한 송이의 꽃
잘은 모르지만 저에게는 "병"이라는 것이 있다나 봐요. 이건 다른 아이들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라서 저에겐 무척 소중한 것이랍니다. 아니면 엄마도 선생님도, 그리고 아빠도 저에게 잘해주시지 않을 테니까요. 저에게 잘해주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엄마도 선생님도 아빠도 전 무척 사랑해요. 그렇다고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에요. 대신에 집밖으로 나가는 걸 허락해주시지 않을 때가 훨씬 많거든요. 그게 어느 정도냐면, 길가 코스모스 꽃을 한 움큼 쥐어서 하나하나 꽃잎을 떼어 꽃잎 수만큼 세어서 그 수만큼 제가 외출시켜달라고 부탁해도 그 중에서 겨우 한두번 보내주실 정도에요. 그것도 혼자가 아니고 선생님이나 엄마나 아빠랑 해가 지고 난 뒤에 뒷산을 오르는 것뿐이에요. 병 때문에 마을 쪽으로는 가면 안 된다고 하셨어요. 마을에는 제 병에 안 좋은 것들도 있고, 제 병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엄마가 말해주셨어요. 전 착한 아이이니까 나가고 싶어도 꼭 허락을 받고 나갔답니다. 하지만 이젠 더 이상 착한 아이일 수는 없어요. 아니 착한 아이로는 안 될 것 같아요. 왜냐하면 그 애가.....그 애가 말을 했거든요!!
그건 언젠지는 모르지만 조금.... 아주 조금 옛날이야기에요. 언젠가부터 아빠를 볼 수가 없었어요. 엄마랑 선생님은 보이시는데 아빠만 안 보이셨어요. 그래서 엄마에게 물어 보았어요.엄마는 아빠는 제 병을 낫게 할 약을 구하러 가셨다고 하면서 아주 조금 우셨어요. 그리고는 아빠는 항상 제 곁에서 지켜보고 계실 거라면서 제 키보다도 큰 나무인형을 하나 주셨어요. 그리고는 말씀하셨어요.
-이건 아빠가 주는 선물이니까 소중하게 다루려무나.
예쁜 여자아이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친구가 생겨서 전 기뻤답니다. 열심히 더러워진 곳이 없게 매일매일 인형을 닦아주고 이야기도 해주고 했어요. 한 번은 인형을 닦는 일에 너무 열중해서 밤에 자기 전에 이 닦는 걸 잊어버린 일도 있을 정도였어요. 전 인형의 이름을 지어줄려고 고민을 많이 했답니다. 그래서 인형의 얼굴을 보고 있으니 아빠고 보고 싶어졌어요. 그런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답니다. 이 인형은 아빠가 준 선물이니까 아빠가 먼저 이름을 지어 놓은 건 아닐까..라고요. 아닐 수도 있지만 만약 아빠가 인형의 이름을 먼저 지으셨는데 제가 또 다른 이름을 지어버리면 아빠가 슬퍼하실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빠는 좋으신 분이시니까 용서해주시겠지만 이름이 두 개인 것은 이상하잖아요. 그래서 아빠가 돌아오시는 날까지 이 애의 이름은 지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아무 이름도 없이 인형아, 인형아 라고 부르는 건 이상하니깐 고민하다가 "아빠"라고 부르기로 했어요. 아빠가 주신 거니까 아빠 대신 "아빠"라고 불러도 이건 아빠가 용서해주실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니까 그게 어제저녁이었어요. 선생님은 돌아가시고, 엄마는 마을에 저녁거리를 사시러 가셨죠. 저는 "아빠"랑 선생님이 가르쳐주신 춤을 연습하고 있었어요. 물론 저만 움직이고 "아빠"는 제 손에 잡혀 이리저리 흔들릴 뿐이었지만요. 그런데 실수로 탁자 위의 꽃병을 깨뜨리고 말았어요. 유리 조각이 팔에 그어져 피가 흘렀어요. 전 놀라고 엄마가 돌아오시면 혼내실 것 같아서 그만 울기만 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아빠 목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어요.
-어이쿠, 저런 저런.
놀라서 울음을 멈추고 보니 "아빠"인형이 아빠 목소리로 말한 것이었어요. 전 놀라서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있었는데, "아빠"는 혼자서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제 키가 닿지 않는 선반위의 붕대를 가지고 와서 제 팔에 붕대를 감아주었어요. 깨진 꽃병도 치우고 흘러진 물도 걸레로 닦았어요. 전 놀라 "아빠"를 가만히 쳐다보기만 했어요. 다 정리한 "아빠"는 언제나처럼 제 옆에 앉았어요.
-괜찮니?
"아빠"가 물었어요. 목소리와 억양, 그리고 따스함이 아빠와 너무 똑같아서 전 "아빠"가 아빠인 것 같았어요.
-"아빠"? -왜 그러니? -"아빠"는 인형인데 어떻게 움직이고 말을 할 수 있는거야? -괜찮냐고 물었는데 엉뚱한 질문이나 하고. 그런 걸 물어보는 것을 보니 크게 다친 건 아닌 것 같구나. 다행이네.
그 때부터 "아빠"와 전 길게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아빠"의 이야기에 따르면 "아빠"는 꽃이 있으면 말도 하고 움직일 수 있대요. 하지만 아무도 인형에겐 꽃 같은 걸 주지는 않으니까 그 동안 말을 할 수 없었는데 제가 꽃병을 깨뜨리는 바람에 손에 꽃이 떨어졌었데요. 그래서 움직이고 말할 수 있게 되어서 붕대도 감아주고 청소도 해주었다고 했어요. 하지만 꽃으로 움직이는 것은 잠깐 뿐이라고 했어요. 계속 움직이려면 그 넓은 뒷산의 꽃밭의 꽃으로도 부족할거라고 했어요. 그리고는 "아빠"는 입을 다물었어요. 그때의 기쁨이란!! 그 날, 돌아오신 엄마에게 혼났지만 그런 것은 아무도 아니었어요. 같이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엄마랑 선생님 말고도 "아빠"가 생겼거든요. 아, "아빠"는 사람이 아니라 인형이지만요.
그 때부터 전 열심히 엄마를 졸랐습니다. "아빠"와 얘기하고 싶었어요. 그렇게 하려면 꽃이 필요한데, 그건 뒷산 꽃밭에 가야 구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엄마는 예전과 같이 외출을 잘 시켜주시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착한 아이를 그만두기로 했어요. 밤에 몰래 산에 가서 꽃을 조금씩 가져왔어요. 너무 많이 가져오면 엄마에게 들키니까요. 그날부터 행복한 날들이었습니다. "아빠"와 이야기하는 게 너무 재미있었어요, "아빠"는 정말로 아빠와도 같아서 아빠의 일은 다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많은 것들을 저에게 가르쳐 주었지만, 딱 2개는 비밀이라며 안 가르쳐 줬어요. "아빠"의 진짜 이름과 아빠가 지금 어디 있는지 말이에요. 그건 나중에 아빠가 돌아오면 물어보래요. 깍쟁이 같은 "아빠"죠? 하지만 다른 것들은 많이 가르쳐 줬으니까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지금도 그 때, 한 번이라도 이상하다고 의심했으면 좋았을 텐데.. 라고 생각해요.
얼마 뒤 밤 몰래 집을 나가는 것을 엄마에게 들켰습니다. 엄마는 화를 크게 내시며 앞으로 일주일은 못 나간다고 하셨어요. 게다가 산으로 향하는 길에 제가 무서워하는 큰 개를 묶어 두셨어요. "아빠"와 이야기하고 싶지만 그 개가 너무 무서웠어요. 게다가 일주일은 너무 길어 참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마을이었어요. 절대로 마을 쪽으로는 가면 안된다고 하셨지만, 아주 잠깐만가서 몇 송이만 가져오면 문제가 없을 것 같았어요. 일주일째 되던 날 밤, 몰래 처음으로 마을 쪽으로 걸었습니다. 그리고는 굉장히 멋진 것 같은 집과 정원을 발견했어요. 정원으로 몰래 들어가 꽃 두 송이를 가져오는데 뒤에서 소리가 들렸어요.
-누구냐?
전 너무 무섭고 어찌할 바를 몰라 다리에 힘이 빠지며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습니다.
-아니, 넌....
어디서 많이 듣던 목소리가 보았더니, 선생님이셨어요.
-어째서 이런 늦은 시간에 우리 집에 온거니? 넌 절대로 마을로 오면 안된다고 했을텐데?
선생님은 화를 내시는 것 같았어요,그래서 전 모든 것을 얘기했습니다. "아빠"인형과 "아빠"를 움직이기 위해 필요한 꽃과 뒷산의 개와 마을로 오게 된 것까지 모두요. "아빠"가 말했다는 이야기를 할 때, 선생님이 놀라시는 것 같으셨지만, 곧 아무렇지 않게 제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그건 제 착각이었다고 생각해요. 곧 선생님은 저에게 어서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셨습니다.
-이 꽃 두 송이 가져가도 되나요?
저는 조심스레 물었습니다.
-그럼. 하지만 다음엔 절대로 안 된다. 알겠지? 마을로도 오면 안 돼.
저는 선생님께 고맙다고 하고 어서 집으로 돌아가 "아빠"에게 꽃 한 송이를 쥐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주었지요. "아빠"도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했습니다. 전 앞으로는 뒷산도 마을도 못 가니까 앞으로는 꽃을 구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두 송이 중 남은 한 송이를 꼭 간직했다가 중요한 때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남은 한 송이를 가슴 속 옷에 숨겼습니다.
다음 날, 갑자기 엄마가 집으로 달려오면서 저와 "아빠"를 데리고 뒷산 쪽으로 달리셨습니다. 갑작스런 일에 저는 놀라 뒤를 보니 마을사람들이 손에 곡괭이나 칼, 창 같은 막대같은 것들을 가지고 저희 집쪽으로 달려오는 것이었습니다. -마법사가 여기에 있다!!
-더러운 딸년이 마을에도 내려왔었다며?!!
-금지된 마법을 쓴 놈들을 잡아 모두 죽여라!!
-악의 씨앗을 없애라!!
마을 사람들이 무서운 얼굴을 하고 달려 왔습니다. 엄마와 전 달렸습니다. 이상하게도 "아빠"도 꽃이 없는 데에도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숲 앞쪽에서 불길이 타올랐습니다.
-절대로 놓치면 안 된다!!
-불을 내서 길을 막아라!!
이유도 모른 채 열심히 달렸습니다. 너무 무섭고 힘들었어요. 한 번도 달려본 일이라고는 없는데, 달리는 일은 너무 숨이 차서 힘들었어요. 전 더 이상 갈 수가 없었어요. 저는 땅에 주저앉았습니다.
전 가슴 속의 마지막 한 송이의 꽃을 "아빠"에게 건넸습니다.
-"아빠" 난 이제 더 이상 못 달리겠어. 꽃 많이 주겠다는 약속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아빠"만이라도 도망쳐서 좋은 친구 만나.
잠시 아무 말도 안하고 "아빠"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너를 지키지 못했다면, 나 자신을 지킨다는 의미 역시 없겠지.
"아빠"는 협곡 건너편에서 내게 받았던 꽃을 내밀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습니다. 그리고는 "아빠"는 돌아와 꽃을 다시 저에게 돌려주고는 엄마와 같이 마을 사람들이 달려오는 쪽으로 달려가는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그 때, 한 번이라도 이상하다고 의심했으면 좋았을 텐데.. 라고 생각해요.
지쳐 길에 쓰러진 제 뒤에서 무서운 소리가 더욱 커졌습니다. 숲은 온통 불타고 있었고, 두려움과 무서움에 어찌 할 바를 모르게 되었습니다. 이윽고, 소리가 가까워지고 한 사람의 외침이 있었습니다.
-딸도 찾았다! 더러운 마법사의 딸이다!!
-이 년은 살려 잡아가서 마을 광장 한가운데서 죽여야 돼!
그리고는 전 그 사람들에게 이끌려 감옥에 왔습니다. 그리고 이튿날 재판장이라는 곳에 서게 되었습니다. 온통 소란스러운 사람들의 고함과 야유 속에서 금지된 마법, 옮겨진 영혼, 더러운 병, 악의 씨앗...알 수 없는 이야기만이 들렸습니다. 돌멩이며 나뭇가지며 사람들은 손에 잡히는 것이면 죄다 저에게 던지는 듯 했습니다. 너무 아팠어요. 하지만 벌이니까 참았어요. "아빠"를 위해 엄마말도 안 듣고 외출도 했고, 가지 말라던 마을로도 갔고, 선생님의 집 정원의 꽃도 꺾었으니까 이런 벌을 받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앞의 갑갑해 보이는 검은 옷을 입은 할아버지가 이야기했습니다.
-그대는 금지된 마법을 사용한 이의 딸이다. 어차피 내버려두어도 병으로 죽겠지만, 법이란 것은 그렇게 융통성이 좋지 못하지. 죽기 전에 하고 싶은 말은?
전 죽는다는 것을 잘 몰라요. 엄마는 자라지 않고 움직이지 않게 되면 죽은 거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죽으면 무덤에 묻히게 되고 모든 것이 끝이라고 하셨어요. 하지만 그렇게 되면 엄마랑 선생님이랑 "아빠"랑 다시 이야기 못하게 되니깐 그런 것은 싫었어요. 그런데 앞의 할아버지는 제가 앞으로 "죽기" 전에 할 말을 물으셨어요.
-전 죽나요?
-당연하지. 약간의 자비를 베풀어 죽기 전의 말이라도 들어주려는 거지.
-그건 정해진 건가요?
-그렇다.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럼 언제 죽나요?
-지금 당장.
전 많이 생각했어요. 옆의 마을사람들은 계속 고함을 질러대며 마구 돌을 던졌어요. 아.., 그렇게 하면 생각을 못하잖아요. 이건 저녁메뉴를 스튜로 할지 수프로 할지, 오늘은 "아빠"에게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지 그런 것보다 훨씬 중요한 거란 말이에요. 왜냐하면 앞으로 죽게되면 끝이니까요. 아무 것도 못하게 될 테니까... 그 전에 해두어야 하는 말이 있다면 굉장히 중요한 일일테니까요.
-말이 없군. 당장 사형 집행을 시작하지.
-아니에요. "죽기" 전에 할 말이 있어요.
-무엇인가?
-그건.....
자신이 신고한 것이라고는 하나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다. 그 때는 단순히 인형인 척으로 위장하고 있는 마법사 놈만 잡으면 끝일 거라고 생각했다. 마법은 금지되어 있는 것이었고, 그것을 사용한다는 것이 들키는 것은 죽음을 의미했다. 사람들의 이유 없는 마법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와 거부감은 극에 달해 있었고, 한 번 불이 붙자 그것은 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가 마을 사람들을 광신도로 몰고 갔다. 결국 인형과 그 부인은 마을사람들에게 무참히 당했다. 제발 딸만은 살려달라고 했다나. 그런 미친 사람들 앞에서 우스운 일이지.
--분명히 인체연성과도 비견할 만한 레벨의 마법. 생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면, 자신의 생명력을 다른 생명에게 전해주는 마법이겠지.
잠시 생각을 하자 죽은 인형노릇 마법사 녀석이 불쌍하다는 생각마저도 들었다.
--그 정도 마법을 행할 정도면 마법사로는 굉장한 경지일텐데. 실패할 가능성이 훨씬 높은 생명전이 마법을 시전 했어야만 할 정도로 그 딸애는 몸이 좋지 않았지. 결국 딸애 때문에 본인은 정작 인형이 되어 버렸지. 어디 생명력이란 것도 그릇이 있어야 담기지, 오늘내일 죽을지도 모르는 그런 어린 애에게는 더 이상 담겨질 생명력도 없었던 거지. 결국 마법은 실패했고 말이야.
--하지만 그런 마법의 실패라면 거의 죽을텐데. 운이 좋았던지 아니면 준비를 했던지 인형에게 혼을 옮기고 , 인형으로 살아갔던 건가. 하지만 꽃을 넣으면 움직이는 인형이라니, 그런 우스운 연극은 또 어디 있나? 언제든지 움직일 수 있었던 주제에 말야. 내 앞에선 언제나 인형이었으면서. 뭐, 원래 무생명인 인형을 움직인다는 것 자체가 죽음을 재촉하는 것이긴 하지만 말야.
어찌되었건 자신이 원한 것은 마법사 인형 놈의 죽음뿐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의 광기는 도망치는 부인과 인형을 산속에서 죽여 버렸고, 딸은 본보기로 죽인다며 오늘 광장에서 사형을 집행하기로 되었으나, 보러 가지는 않았다. 왜인지 부인과 아이에게 미안한 감정이 생겼다.
--하지만 어차피 딸은 그냥 두어도 죽을 몸이었고, 부인은 남편과 아이를 잘못 둔 죄라는 것도 있으니...남편이 마법을 쓴 것을 눈감아 준 죄도 있고 말이지..
조금이나마 자기변호와 위로를 하자 기분이 조금 풀렸다.
--이런 기분일 때 조금 먹어두자. 어제부터 이유없는 죄책감에 아무 것도 먹지 못했으니..
방문을 열고 시녀를 불러 먹을 것을 가져오라 했다. 그리고는 문을 닫는데 옆에서 시녀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애, 어린 계집앤 어린 것이 여간 요망스럽지가 않아? 글쎄, 죽기 전에 이렇게 말하더라니까. 가슴 속에서 다 꺾이고 시든 꽃을 꺼내고는 이 꽃 한 송이를 잊지 말아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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