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람의 pm다섯 시 이십분
- 작성일 2014-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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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야 알 수 없지만, 그래서 대명사로 불릴 수밖에 없지만
이런 새, 저런 새 가끔 새가 되기도 하는 구름은
지상으로 발 디디지 못하는
왠지 슬퍼지는 운명을 스스로 만들기도 하는 구름은
깨트릴 수 없으므로, 죽은 알을 갈아서 낳아야 하는
구름은
‘뽀드득 뽀드득’ 날개깃소리만 부화해서
사람들 발밑에 깔려 살아 나가야 하는 구름의
아가는
안타까운 날개 짓 도우려던 바람이
겹치고, 겹쳐 불어대다 끝내
살을 에듯 차가워져도
결코, 어디로도 날아가 볼 수는 없는…
눈사람은
여백을 갖지 않은 구름새의 이런 저런 알들!
햇볕에 너무 쉽게 녹아버리는 그 슬픈 운명이
왠지 며리 없이 수긍되는 이천 십 사년 일월 이십일일 오후 다섯 시 이십분!
지상의 제 새끼 울음소리에 먹이려고
피칠 갑이 된 사냥감 입에 물고 울어대는
구름새가 가려져 가기 시작하는 저녁, 저녁의 시간!
그리고 일몰시간 pm 다섯 시 사십오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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