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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의 pm다섯 시 이십분

  • 작성일 2014-01-22
  • 조회수 255

이름이야 알 수 없지만, 그래서 대명사로 불릴 수밖에 없지만

이런 새, 저런 새  가끔 새가 되기도 하는 구름은

지상으로 발 디디지 못하는

왠지 슬퍼지는 운명을 스스로 만들기도 하는 구름은

깨트릴 수 없으므로, 죽은 알을 갈아서 낳아야 하는

구름은

 

‘뽀드득 뽀드득’ 날개깃소리만 부화해서

사람들 발밑에 깔려 살아 나가야 하는 구름의

아가는

 

안타까운 날개 짓 도우려던 바람이

겹치고, 겹쳐 불어대다 끝내

살을 에듯 차가워져도

결코, 어디로도 날아가 볼 수는 없는…

 

눈사람은

여백을 갖지 않은 구름새의 이런 저런 알들!

햇볕에 너무 쉽게 녹아버리는 그 슬픈 운명이

왠지 며리 없이 수긍되는 이천 십 사년 일월 이십일일 오후 다섯 시 이십분!

 

지상의 제 새끼 울음소리에 먹이려고

피칠 갑이 된 사냥감 입에 물고 울어대는

구름새가 가려져 가기 시작하는 저녁, 저녁의 시간!

 

그리고 일몰시간 pm 다섯 시 사십오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