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물고기예요
- 작성일 2015-02-28
- 좋아요 0
- 댓글수 0
- 조회수 179
나는 물고기예요/ 흑 비
나는 물고기예요
나의 本籍은 지구시 태평양 이구요,
현주소는 지구시 구로동 어항번지예요
예전에 나는 혼자서도 잘 살았었는데
언제부터인지모르겠지만
혼자 힘으로 살 수 없게 되었어요
산소가 부족해 숨을 헐떡거릴 때 쯤
비로소 신선한 물이 몰려와요
主食도 팔랑거리는 프랑크톤에서
작고 동그란 알갱이로 바뀌었어요
뭔지 모를 이상한 힘이
내 삶을 결정하는 것 같아요
그 힘은 강하고 두렵고 거대해요
내 목숨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는
귀한 산소를 무한 소유하고 있어요
난, 어항 속을 매일 왔다 갔다 하면
산소도 먹이도 쉽게 얻을 수 있어요
난 그 힘에게 기쁨을 주는 존재예요
어느 날 문득 난,
친구들이 모두 사라진 것을 알았어요
내 눈은 매일 같은 것만 보고 있었어요
그 힘이 나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갔어요
내 몸은 본래기능을 잃어가고 있었고
그 힘에 지배되어 마모되고 있었어요.
어릴 적 엄마와 함께 강을 유영하면서
넓은 바다를 자유로이 여행하고 싶었던
내 꿈과 내 희망이 사라져가고 있었어요
난 그 거대한 힘의 ‘눈’이라 불리는 ‘기업’
그 기업의 ‘노동자’라 불리우고 있었어요.
난 지금껏 갇힌 자유를 누리고 있었어요
난 이제 이곳으로부터 탈출 할 거예요
저기저곳 상상만 해도 가슴 두근거리는
저 바다를 향하여, 진정한 자유를 향하여,
선택하신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