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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도도니의 참나무)나들이-오인오색에 취하다

  • 작성일 2017-10-30
  • 조회수 318

    

ㅇ 수다팀 이름: 오인오색

ㅇ 수다 진행 날짜 / 시간 / 장소: 2017. 10. 27 / 17:00~19:00/스시베이

ㅇ 수다 참가 인원 및 명단(전체): 총 5명(김백락,이정로,이기태,박미희,양철기)

ㅇ 수다 원작 작품: 우한용 ‘도도니의 참나무’

ㅇ 회원들의 수다

▶소설에 대한 수다맨들의 견해

진시황과 칼 그리고 구름에 대한 오인오색의 수다

오랜만에 대하는 소설집이라 기대와 흥미로움을 가지고 접하게 되었다. 깊이와 흥미를 고루 갖춘 우한용선생님의 소설 속에 어느새 빠져들어 비오는 중국 청도의 공항을 서성이기도 하였고 불노장생의 묘약을 찾아 헤매는 진시황의 구궁궁궐을 탐색해보기도 하였다. 또한 현대의 한국사회에서 위너로서 살아가기 위해 무수한 고뇌와 방황을 하는 지식인의 절망과 두려움에 감정이입이 되어 나도 모르게 한숨을 쉬기도 하며 그 두려움에 벗어나고자 몸부림쳐보기도 하였다.

특히 칼과 구름에서 진시황제와 주인공 장이호의 상관관계를 생각하느라 고민스럽기도 하였다. 역사와 현실을 연결한 작가의 의도는 제목에서 암시하듯 자신을 지키고자 했던 것들이 오히려 자신을 해하는 칼이 되어 돌아옴을 연관 지어 이야기하고 있다. “사람이 덕을 갖추기 위해서는 인간적 품위를 손상하지 않을 만큼은 부유해야 한다.” 라는 말이 잠시 깊은 침잠의 늪 속에 빠져들게 했다. 마지막 챕터의 소제목은 “구름이 동해야 번개에 칼날이 부러진다.”였다. 이것은 이 소설의 제목이 왜 “칼과 구름”인가를 알려주고 있다. 소설의 공간적 배경이 되는 청도 공항은 소설의 시작부터 끝까지 폭우로 인해 비행기가 이착륙하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어 놓는다. 결국 구름의 힘으로 천둥과 번개, 폭우가 내리고 그 힘으로 칼날이 부러진다는 뜻이다. 작아보이고 하찮아 보이지만 진정한 내공을 숨기고 있는 것들이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이 있을까? 그래서 항상 겸손의 미를 품고 살아가야 할 것이다.

 

도도니의 참나무에 대한 3인의 수다:

이 소설의 배경은 그리스다. 학문의 길이 열려있는 그리스로 유학을 떠나려는 고급실업자 진정일의 전쟁과도 같은 모험은 위기에 처해 절망에 빠지게 되는 우리 젊은이들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세계화시대에 지구촌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은 외국을 나가본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한 번 쯤은 겪어봤을 일이다. 더구나 유럽이나 미대륙에서의 그 차별이라니... 조상들의 문화유산을 잘 보존하기도 버거운 그리스의 행정체제가 궁금할 정도였다. 난민들로 득실대는 도도니신정과 참나무에 매달린 장기가 적출된 시체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를 더욱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유학을 떠나기위해 답사를 간 그 곳에서 살인자로 몰리고 염산테러를 당하여 자신이 난민이 되어 인생의 가장 큰 시련에 빠진 진정일. 실락같은 한줄기 희망이 된 고인덕박사의 도움이 없었다면 한국으로 돌아 올 수도 없었을 것이었다. 인간에 의해 규정지어진 여러종류의 테두리로인해 또 다른 인간은 인간으로서의 권리와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 답답할 뿐이다.

 

분화구 근처 사람들에 대한 오인의 수다

근현대사에서 식민의 삶을 살아온 우리와 닮은 인도네시아의 역사는 우리의 역사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동기가 되었다. “훈련보다는 지혜가 더 좋으며, 지혜보다는 명상, 명상보다는 행위의 결과를 단념하는 것, 그것이 최상의 진리이다. 포기는 즉시 평안을 낳는다.”라는 문장은 전쟁과 같은 현대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행위하라는 진정한 평안의 길을 알려주는 말이다. 전쟁같은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기에 지식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훈련이라는 표현을쓰고 있다. 어쩌면 스키너의 S-R 이론에 최적화 되어 있는 우리들이 아닐까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결과와 성과가 중요해진 지금 이를 초월하여 무소유의 진정한 평안을 느껴보는 것이 진정한 삶의 자세가 아닐까...!

 

오인오색 수다를 마무리 하면서...

오랜만에 접한 소설은 우리에게 또 다른 종류의 사색과 고민을 하게 만들어주었다. 밥벌이를 해야 하는 부담감에 빠져있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중첩되면서 여전히 취준생의 멍에를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장이호와 진정일을 생각해본다.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대한민국을 꿈꾸며 교육이 바로서는 우리의 미래를 위해 좀 더 열정을 모아야겠다는 씁쓸하지만 꼭 필요한 우리의 조용한 다짐이 붉게 물들어가는 단풍 만큼이나 진해지는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