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 작성일 2005-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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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499
손
손잡이를 잡고도 몸을 가누지 못하는 청년이
감기는 눈을 치켜뜨며 집에 갈 차비 좀 달란다
채워지다 만 허리 벨트가 달리는 전철마냥 덜렁거리고
벌어진 이 사이로 냄새나는 말들이 툭툭 터져 나왔다
집에 갈 돈도 없는 게 술을쳐먹어
그의 멀쩡한 사지를 보며 나는 왜 화가 났을까
협박하듯 손을 내미는 그의 눈을 빤히 쳐다보며
잔돈 없다고 손사래를 치는데 벌건 그의 눈이 젖는다
젖는다. 젖은 눈 훔치는 저 손을 어디서 보았는가
칼을 쥐어도 베일 것 같지 않은, 인디언의 발바닥 같은 손
얼마나 많은 못질을 하였는지...
마지막 못을 제 가슴에 박은 저 아버지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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