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하는, 달
- 작성일 2005-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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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하는, 달
죽염이란 말이 왜 죽음으로 들렸을까
작은 거울 안에,
커다란 대문니를 드러낸 할머니는
보름달 같다
둥글게 칫솔을 말아 쥔 주먹, 벌어진 세월처럼
달의 칫솔이 가장 먼저 벌어진
겨울부터가 아닐까 새로 사 드린 칫솔이
궤짝에 쌓여 가면서 아무도 칫솔을
사 드리지 않는다 몰래 새 칫솔을 놓으러
방에 들어갔다 관절염 걸린 가구들이
헛기침을 하며 등을 돌렸다
치약보다 난 이게 좋다야
굵은 소금을 녹이고 달래기 위해
칫솔은 조금씩 마음을 열고
부드러워졌을 것이다
소금도 설탕이 될 때가 있다 늦은 밤,
때늦은 연애도 부끄러운 것일까
가족들에게 들킬까봐 불도 켜지 않고
스스로 빛을 만드는 달
세면대 거울에 반사 된 미소가
조금씩 새어 나온다
소금밭으로 걸어가는
달은
온몸이 길이다
집 안이 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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