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연애하는, 달

  • 작성일 2005-06-03
  • 조회수 352

 

연애하는, 달

 

 

 

죽염이란 말이 왜 죽음으로 들렸을까

작은 거울 안에,

커다란 대문니를 드러낸 할머니는

보름달 같다

둥글게 칫솔을 말아 쥔 주먹, 벌어진 세월처럼

달의 칫솔이 가장 먼저 벌어진

겨울부터가 아닐까 새로 사 드린 칫솔이

궤짝에 쌓여 가면서 아무도 칫솔을

사 드리지 않는다 몰래 새 칫솔을 놓으러

방에 들어갔다 관절염 걸린 가구들이

헛기침을 하며 등을 돌렸다

치약보다 난 이게 좋다야

굵은 소금을 녹이고 달래기 위해

칫솔은 조금씩 마음을 열고

부드러워졌을 것이다

소금도 설탕이 될 때가 있다 늦은 밤,

때늦은 연애도 부끄러운 것일까

가족들에게 들킬까봐 불도 켜지 않고

스스로 빛을 만드는 달

세면대 거울에 반사 된 미소가

조금씩 새어 나온다

 

 

소금밭으로 걸어가는

달은

온몸이 길이다 

집 안이 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