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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공모마당 연간 최우수상 심사평!

  • 작성일 2013-02-25
  • 조회수 1,251

 

- 2012년 공모마당 연간 최우수상 -



 

 

 - ● 시 부문 심사평



 



추천작 1편을 포함하여 총 13편의 작품을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했다. 심사위원 두 사람의 추천작이 거의 동일하여 최종 후보작 몇 편을 고르는 작업은 순식간에 끝났다. 그렇게 하여 「수평에 대한 편견」, 「데브리앙」, 「만월」, 「저수지와 구두」를 두고 논의를 시작했다. 논의의 편의상 추천작에서 배제하는 방식으로 한 편씩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전반적으로 네 편의 추천작 모두에서 기교와 다변이 거슬렸다. 발상이나 인식의 차원에서는 흠잡을 데가 없었지만 그것을 짧은 언어로 표현하여 읽는 이로부터 울림으로 이끌어내는 언어의 힘을 지녔는가는 또 별개의 문제이다.

「만월」의 경우 장황한 발화법이 문제지만, 제한된 지면에 너무 많은 이미지와 이야기를 담으려는 욕심이 오히려 시 전체의 완성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데브리앙」의 경우에도 긴 호흡의 3연과 익숙한 승화의 방식을 채택한 종결부가 아쉬움으로 지적되었다.

「저수지의 구두」의 경우 사회성과 시의성의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하루에도 몇 번 머리를 소리 나게 따 콜라 컵에 따라 마셨지…” 같은 진술, 불필요하고 덜 정제된 느낌이 약점으로 지적되었다. 마지막까지 남은 세 분에게는 자의적인 수사나 기교보다는 짧고 간결한 표현방식을 찾는다는 심정으로 다시 한 번 퇴고 하시기를 권하고 싶다.

「수평에 대한 편견」은 시인 자신을 드러내는 데 집중하고 있는 다른 작품들과 달리 대상에 대한 시적 집중과 인식이 돋보였다. 기성의 시적 경향에서 벗어나는 가능성으로서의 파격에 도달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수평과 수직이라는 대비적 이미지를 포착한 것, 그리고 대상 작품들 중에 가장 안정감이 돋보이고 표현이 절제되어 있다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연간 최우수상에 선정된 이송남 님에게 축하의 박수를 드린다.

 

심사위원 김해자(시인), 고봉준(문학평론가)

 


 

 - ● 소설 부문 심사평



 



공모마당의 연간 우수작을 선정하는 일은 소설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호응을 확인하는 일이다. 그러다 보니 뛰어난 한편을 선정하려는 생각보다는 여러 편의 작품을 감상하는 즐거움이 앞선다. 이 뜨거운 관심에 어울리게 월간 수상작들의 수준이 고르고 안정되어 있었다.

월간 수상작 12편 중 본심에서 주목한 작품은 「백색가루」, 「수상한 클리닉」, 「고물 냉장고」, 「몰락」 네 작품이었다. 네 작품은 어떤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고른 수준을 보여주었고 저마다의 개성이 돋보였다.

흰색 가루를 마시고 몸이 굳어져 가다 종국에 소멸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려낸 「백색가루」는 소시민의 불편한 현실을 적나라하면서도 가볍고 익살스럽게 그려냄으로, 반성을 이끌어내는 미덕을 획득한 작품이었다.

「수상한 클리닉」은 전혀 새롭지 않은 주제인 ‘다이어트’를 새롭게 풀어낸 소설이었다. 도입부의 거대한 눈물방울을 연상시키는 인물 묘사가 특히나 인상적이었는데, 형상화가 보다 강렬하게 이루어졌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억지로 흘리기도 어렵지만, 흐르는 것을 억지로 참는 것 또한 만만치 않게 힘든 것이 ‘눈물’임을 일깨워주는 작품이기도 했다.

「몰락」은 고른 문학성을 획득한, 감수성을 불러일으키는 문장들로 충만했다. 달리의 그림처럼 무인도를 배경으로 한 기묘하고 야릇한 장면들, 그리고 인물들 간에 오가는 상징적이고 시적인 대화도 수준급이었다. 다만 문학적 포즈가 너무 강해 신인에게 응당 기대하게 되는 참신성이 아쉬웠다.

「고물 냉장고」는 안정된 문장과 구조가 유기적으로 잘 조직된 작품이었다. 고물 냉장고의 소음에 견디지 못한 인간이 점차로 냉장고의 일부가 되어가는, 냉장고의 부속품처럼 변해가는 과정을 담담하고도 안정된 문체로 전달하고 있다.

심사위원들은 상투적인 소재와 주제를 개성 있게 그려낸 작품을 연간 우수작으로 올리는 데 합의하고, 「수상한 클리닉」과 「고물 냉장고」 중 한 편을 선택하기로 했다. 그리고 어렵지만 즐거운 고민 끝에 전체적인 구성과 문장이 안정되어 믿음을 주는 「고물 냉장고」를 우수작으로 선택했다.

2012년 한해 새롭고 패기에 찬 작품을 읽는 기쁨과 문학적 자극을 선물한 모든 분께는 진심어린 감사를, 당선자에게는 축하의 박수를 전한다.

 

심사위원 김숨(소설가), 편혜영(소설가)

 


 

 - ● 산문 부문 심사평



 



두 심사위원은 연간 우수작을 정하는 데 쉽게 합의했습니다. 이은서 님의 「가을빛」으로 말입니다. 짧은 영화를 한 편 본 것 같다고도 했고, 조금 더 풍부하게 하면 썩 괜찮은 단편소설이 나올 것 같다고도 했습니다.

로뎀비누 님의 「늦겨울에 쓰는 편지」는 사적인 감정에 머물러서 아쉬웠습니다. 산문은, 사건과 사물에 대한 (기계적이 아닌) 적절한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진 님의 「아스팔트를 타고 가는」은 글쓰기에 대한 자의식이 도드라져 보였습니다. 경험에 대한 진실한 성찰과 묘사가, 아마도, 글쓰기의 출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이건 약간씩 차이가 있는 입장이기도 합니다.

소울 님의 두 편의 글, 「희정이에 대한 고민」과 「부처님 매매상」은 아주 아까운 글이긴 했습니다. 다만 문장이 약간씩 구조를 벗어나고 혹은 글쓴이의 주장이 강조되기도 했습니다. 글쓴이의 주장이 강조되는 것은 꼭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흘릴 사안도 아닙니다. 글쓰기를 거듭하면서 서서히 정립해야 할 정체성 같은 것이기도 합니다.

배수진 님의 「달포야화」는 유쾌하기는 하지만 진지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습니다. 위트나 유머는 단순한 농담이 아닙니다. 이 점 숙고 부탁드립니다.

석동 님의 「내 이름은 조랑이」와 「구멍가게」 그리고 「뿌리고 가꾸는 재미」는 좀 다른 분위기를 갖는 글입니다. 세 편 다 안정적인 글쓰기를 보여주고 있고 또 다른 분위기의 글을 쓸 수 있다는 점 자체는, 장점입니다. 다만 심사위원들을 사로잡는 힘이 부족했습니다.

소반 님의 「거울」도 안정적인 글입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내적인 면에 포커스를 맞춘 것은 아닌가 싶은 글이기도 했습니다. 도입부에 비해 글의 방향이 달라지면서 글의 위의가 줄어들었다는 느낌입니다.

마음몰이 님의 「구름 낀 날」은 솔직한 면이 돋보였으나 단순한 회상인 점이, 그리고 그 회상을 통해서 다른 생각을 진전시키지 못한 점이 아쉬웠습니다.

킹사이다 님의 「기척」은 소품이었습니다. 물론 글의 길이가 짧다고 다루는 대상이 작다고 소품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내포가 큰 어휘를 골라 쓴다고 글이 커 보이는 것도 아닙니다.

산문은 가장 솔직한 자신과의 대면입니다. 그것의 깊이와 진실함에 따라 글의 품격이 결정됩니다. 물론 기본적인 글쓰기 훈련은 불문가지입니다. 다작도 중요하지만 한 편 한 편을 거듭 수정해서 나아지는 장르는 산문밖에 없습니다. 시나 소설은 수정이 퇴보를 가져올 수도 있지만 말입니다. 이러한 점을 잘 헤아려서 글쓰는 일에 임하는 게 가장 훌륭한 덕목이 아닌가 하는 의견을 심사위원들은 나누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애쓰셨습니다.

 

심사위원 강정(시인), 황규관(시인)

 


 

 - ● 장르 부문 심사평



 



열세편의 단편소설 모두 참신한 발상이 돋보이는 좋은 아이디어를 내재한 글이지만, 아이디어를 뒷받침하는 실력이 조금씩 부족하다는 평이 두 심사위원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아이디어를 재미있는 글로 만들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한데, 열세편의 단편소설은 글 전체를 통제하는 테크닉이 조금씩 부족하고 때문에 좋은 아이디어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이 중 가장 능숙한 솜씨로 이야기를 풀어나간 「인면어」를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인면어」 이외에도 「멸종」, 「배달의 기수, 강필중」, 「외계인」 등이 후보로 거론되었다.

엄길윤님의 「멸종」은 독특한 아이디어와 빠르고 흡입력 있는 전개가 돋보인다. 단편소설의 매력을 잘 살린 글이다. 하지만 음식이 사람을 잡아먹는다는 황당한 설정을 독자가 믿게 할 치밀한 묘사가 다소 부족한 점이 아쉽다. 또한 결말이 이야기의 마무리라기보다는 그저 중단되는 느낌을 주는데, 독자가 더 납득할만한 결말로 끝을 낸다면 더 좋은 글이 될 것이다.

빈군님의 「배달의 기수, 강필중」은 옛 여자 친구에게 택배를 배달해야 하는 주인공이 갈등하는 동안 좀비 바이러스가 서울에 퍼져나가는 흥미로운 상황이 돋보였다. 하지만 이야기 전개가 우연에 많이 의지하는 점과, 흡입력 있는 전반부에 비해 다소 성급하게 맺어지는 결말이 아쉽다.

광몽님의 「외계인」은 수학선생님을 외계인이라고 의심하는 여고생의 아기자기한 모험을 다룬다. 마지막 교훈적인 동화 같은 결말이 재치 있기는 하나 다소 길고 굴곡 없는 이야기 전개가 아쉽다.

밤조심님의 「인면어」는 기괴한 소재를 사용해 공포를 잘 형상화해낸 작품이다. 주인공은 인면어를 잡았다는 남자와 만난 후 무차별적인 살인과 범죄를 저지른다. '인면어'라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재,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지 독자를 궁금하게 만들만큼 능숙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솜씨, 글 전반에서 흐르는 기괴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글이다. 이에 당선작으로 결정했다.

 

심사위원 김이환(소설가), 황세연(소설가)

 


 

 

- 심사위원들의 응모작 심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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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심사평을 듣고보니 항상 잡히지않는 아지랑이를 쫒아 가는 7살 개구장이로 살아온 나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중 노년에 접어 들기가 아쉬워 아이짓만 하다가 늘 핀잔 들어도 나일랑 더 먹지 말자고 배수진 친 삶의 결과물 심사평입니다. 잘 숙성된 묵은 김치맛으로 다가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2013-02-28 00:46:36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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