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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을 이미지로-
커버스토리 정이현 - 5월호 닮은 방, 닮은 사람
기획의 말 2017년 커버스토리는 입니다. 문학 작품에 대한 감상을 이미지로 다시 되새기는 작업 속에서 폭넓은 독자층과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닮은 방, 닮은 사람-박완서와 아파트 정이현 박완서 선생의 연보에는 1981년이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로 제 5회 이상 문학상 수상, 출간. 20년 간 살던 보문동 한옥을 떠나 강남의 아파트로 이사. 저 ‘강남의 아파트’는 잠실의 장미아파트이다. 1979년 완공되어 입주를 시작한 장미 1차 2차 아파트는 모두 3300세대가 넘는 대형 아파트단지가 되었다. 가끔 그 근처를 지날 때마다 어김없이 선생을 떠올리곤 한다. 저 똑같이 생긴 창문들 중 어디가 선생의 창이었을까. 거기서 내려다보던 풍경은 어떤 것이었을까. 그 풍경은 지금 얼마나 바뀌었을까. 내가 아파트라는 공간에 처음 매혹된 것도 1981년 무렵이다. 가까운 친척이 방배동의 아파트 단지로 이사를 한 것이다. 그 집이 몇 동 몇 호였는지 아직도 선명히 기억날 만큼 아파트라는 공간은 내게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 있다. 무엇보다 엘리베이터, 천천히 상승하던 그 네모난 상자가 갑자기 턱 멈추었을 때 숨이 멎을 뻔했다. 문이 열리자 나는 본능적으로 발밑을 보았다. 엘리베이터 바닥과 땅바닥의 수평이 아주 조금 어긋나 있었다. 엘리베이터가 허공에 살짝 떠 있었다. 공포가 밀려왔다. 입 밖에 뱉어서는 안 될 것 같은, 낯선 공포였다. 아파트의 내부는 정사각형에 가까웠다. 거실과 주방은 트여 있었고, 크고 작은 방들은 네모반듯했다. 거실에는 베란다라는 것이 붙어 있었다. 베란다에 나가 아래를 내다보았다. 아득했다. 관점(觀點)의 의미를 인지한 최초의 순간이었다. 종일 거기 붙어 선 채, 땅 위를 걸어가는 사람들의, 내가 모르는 생을 상상했다. 박완서 선생은 ‘얻은 것과 잃은 것’이라는 제목의 산문에 이사 전후의 심경을 남겨 두었다. ‘이곳으로 이사 오기 전날 밤새도록 비가 왔다. 나는 내 초라한 이삿짐이 곤돌란가 뭔가 하는 괴물스러운 것에 매달려 비를 맞을 생각을 하니 잠이 오지 않았다. 아침까지 비가 멎어 줬으면 조바심하며 듣는 빗소리는 보통 때 무심히 듣던 빗소리하곤 달리 여러 갈래의 음색을 가지고 있었다.(중략) 앞으로 살게 될 11층 높이 아파트에선 빗소리를 들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새로운 환경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 생생한 두려움을 더했다.’ 그러나 11층 높이에 살아 보니 짐작과 달리 빗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었다고 했다. 마른땅, 축축한 땅, 흠뻑 젖은 땅, 폭우로 범람하는 땅마다 차바퀴 소리가 완연히 다르게 들려왔다는 것이다. 지내보기 전엔 알지 못했을 것들. 나 역시 11층에 오래 살았기에 그 문장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 11층에는 11층의 방식이 있다. 이 산문을 펼칠 때마다 아래의 문장들을 반복해 읽는다. ‘사람 사는 일이 항용 그렇듯이 두려움도 예상했던 것보다는 전혀 예기치 않은 곳으로부터 왔다.
작성일 2017-05-01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1 댓글수 0 조회수 3607상세보기 -
커버스토리 김상혁 - 9월호 박상순의 왕십리, 박상순의 모란
기획의 말 2017년 커버스토리는 입니다. 문학 작품에 대한 감상을 이미지로 다시 되새기는 작업 속에서 폭넓은 독자층과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박상순의 왕십리, 박상순의 모란 김상혁 나의 은사 문혜원 선생님은 시를 칭찬하는 데 인색한 편이다. 선생님으로부터 성실하다, 똘똘하다 같은 칭찬은 몇 번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선생님이 내 시에 대해 썩 마음에 든다 말한 적은 거의 없다. 어쩌면…… 단 한 번도 없을지도 모른다. 선생님은 좋은 시가 있으면 입으로 좋다, 나쁘다 하지 않고, 차라리 그것에 대하여 글을 쓴다. 그런 선생님이 별 거리낌 없이 좋다 말하는 시인이 박상순이었다. 시인이 되어야겠다고 마음먹기도 전부터 나는 시인의 이름을 자주 들었다. 그래서 나는 그의 시집을 열심히 읽었고, 언젠가 나도 시인이 되어 그를 만나면 ‘작품 잘 읽었습니다!’ 하고 인사해야지 다짐하기도 했다. 그러니까 나는 어디가 어떻게 좋은 줄도 모르고 오랫동안 박상순을 읽고, 박상순에 대해 생각했던 것이다. 또 ‘말도 안 되게 촌스럽고 시적인 이름이야!’ 같은 생각으로 ― 흡사 김행숙 시인을 떠올릴 때같이 ― 괜히 마음 떨리곤 했던 것이다. 어느 술자리에도 박상순은 없었다. 새 시집도 나오지 않았다. 우리 집엔 『6은 나무 7은 돌고래』(민음사), 『마라나, 포르노 만화의 여주인공』(세계사), 『Love Adagio』(민음사)가 각각 대여섯 권씩은 있었다. 밖에 가지고 다니며 읽어서 너덜너덜해진 거 한 권, 책장에 꽂혀 있는 깨끗한 거 한 권, 친구 놀러오면 선물로 주려고 따로 빼둔 게 서너 권. 물론 그사이 「목화밭 지나서 소년은 가고」가 현대문학상을, 「즐거운 사람에게 겨울이 오면」이 현대시작품상을 받긴 했다. 아니, 나는 그래서 더 조급했다. 어떤 독자에게 박상순은 여전히, 철로 위를 위태롭게 걸어가는 저 녹색머리 소년으로 남아 있거나, ‘빵공장’으로부터 23년이 흘러 ― 그에게 빵공장은 되돌릴 수 없는 과거의 특정 시점(時點)을 환기한다 ― 이제는 강원도가 싫다 말하는 앳된 청년으로 기억될 터였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박상순은 빵공장으로부터 조금 더 멀어져 있었다. 『Love Adagio』 때보다 조금 더, 조금씩 더. 나는 초조했던 것이다. 그의 수상작들과 「왕십리 올뎃」, 「내 봄날은 고독하겠음」을 시집으로 읽을 수 없어서. 이 좋은 걸 나만 알면 안 되는데 하는 생각에. “계단을 내려가면 강입니다”(「네가 가는 길이 더 멀고 외로우니」)를 읽고, 계단을 다 내려갔는데 보드라운 흙이 아니라 강줄기를 맞닥뜨리는 삶이란 얼마나 참담한가 생각했다. 2015년 어느 잡지에서 박상순의 시 「샤를로트 엘렌」을 읽다가 “나, 먼저 갈게”란 구절에서 거의 울 뻔했던 것도 기억한다. 친구들 다 떠나고 산기슭 빈집에 홀로 남아 ‘나 먼저 갈게’란 말 ― 떠난
작성일 2017-09-01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3409상세보기 -
커버스토리 김주성 - 9월호 소나기마을 황순원문학관
기획의 말 문학 작품에 대한 감상을 이미지로 다시 되새기는 작업 속에서 폭넓은 독자층과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소나기마을 황순원문학관 김주성 황순원문학관 탄생 과정 2009년 6월에 문을 연 소나기마을은 황순원 선생의 문학을 아끼는 사람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찾아오는 모든 이들이 선생의 문학의 향기를 함께 누릴 수 있는 1만 4,000여 평의 문화 체험공간이다. 누구나의 가슴속에 아련한 그리움으로 남아 있을 첫사랑의 낙원을 재현해 놓은 정서적 힐링의 장소이다. 이 소나기마을 조성은 황순원 선생이 23년 반 동안 봉직했던 경희대학교 국문과의 김종회(한국평론가협회 회장) 교수를 비롯한 여러 제자들이 정성을 기울이고 양평군이 적극 협력하여 이루어졌다. 2003년 6월 경희대학교와 양평군이 자매결연을 맺음으로써 소나기마을 탄생의 초석을 마련했고 이후 6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 ‘소나기마을’이라는 이름은 선생의 대표작이자 온 국민에게 널리 알려진 「소나기」 속, “어른들의 말이, 내일 소녀네가 양평읍으로 이사간다는 것이었다. 거기 가서는 조그마한 가겟방을 보게 되리라는 것이었다.”라는 구절에서 영감을 얻었다. 주인공 소녀가 양평읍으로 이사를 가서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이 작품상의 사실이다. 고향이 북한인 황순원 선생의 문학관 건립을 추진하던 중 이곳 양평을 최적지로 삼게 된 근거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여기에 선생의 삶과 문학을 살펴보고 체험해 보도록 꾸민 ‘ 황순원문학관’과 선생의 문학세계를 심도 있게 연구할 수 있도록 문헌, 홍보물, 영상자료 등을 집대성한 ‘황순원문학연구센터’도 마련돼 있다. 황순원의 문학세계 황순원(1915~2000)은 20세기 한국문학사를 대표하는 거목의 한 사람이다. 생애 동안 어떤 시대적 조류에도 휩쓸리지 않고 일관되게 순수문학의 본령을 지키면서 그만의 독특한 문학세계를 열어 나갔다. 초기에는 한국의 토속세계를 그린 작품들을 주로 창작하였다. 「닭제」(1938), 「별」(1940), 「산골아이」(1940), 「세레나데」(1943) 등이 그것으로, 이 작품들 속에는 전통적인 한국의 농촌이나 산골 마을이 무대로 설정되어 가난하지만 순박한 사람들의 꾸밈없는 삶과 원시적 생명력의 아름다움이 그려지고 있다. 이 작품들을 통해 황순원은 한국의 토착정서와 전통정신, 인간 내면의 원형적 모습을 감각적으로 묘사하였다. 1950년대 이후 황순원은 다양한 여성 인물의 창조를 통해 환상적인 모성성의 세계를 추구였으며, 「학」(1953), 「소나기」(1953) 등의 단편을 통해 단편소설의 완숙한 경지를 이룩하였다. 한편으로 『별과 같이 살다』(1950), 『카인의 후예』(1954), 『나무들 비탈에 서다』(1960), 『일월』(1962), 『움직이는 성』(1973)에 이르는 왕성한 장편소설의 창작을 통해 구원의 문제 또는 인간의 존재론적 고독과 소외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탐구하였다. 황순원 소설과 샤머니즘 황순원 소설의 특징으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초
작성일 2016-09-01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2989상세보기 -
커버스토리 서희원 - 6월호 코리언 스텐더즈: 박민규, 편혜영
기획의 말 2018년 커버스토리는 입니다. 문학 작품에 대한 감상을 이미지로 다시 되새기는 작업 속에서 폭넓은 독자층과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코리언 스텐더즈: 박민규, 편혜영 - 버스를 타고 고속도로를 바람처럼 달려가자 서희원 한때, 그리고 지금도, 어쩌면 앞으로도, 한국과 한국인의 모든 것을 말해 준다고 생각되는 두 가지 숫자가 있다. 대한민국의 경제성장률과 1인당 국민소득이 그것이다. 1998년 IMF 이후 2018년까지의 경제성장률을 먼저 보자. 제15대 김대중 정부의 경우 평균 5.32%의 경제성장률을, 제16대 노무현 정부는 4.48%를, 이명박 정부는 3.2%를, 박근혜 정부는 2.95%를,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은 3.1%를 기록하였다. 어림잡아 지난 20년 동안 대한민국의 경제는 매년 3.5% 이상씩 성장한 것이다. 이런 비유가 경제학적으로 의미를 갖는지 판단할 수는 없지만 나름의 이해방식으로 설명하자면, 1997년에 160cm의 키를 가진 사람이 매년 3.5%씩 성장하여 2018년엔 318cm가 되었다는 ‘재크와 콩나무’ 같은 이야기이다. 쑥쑥. 1인당 국민소득의 경우 더욱 놀라운데, 1997년의 경우 한국인의 국민소득은 1만 달러가 조금 넘었으나(IMF를 겪었던 1998년의 경우 7,989달러로 크게 하락하였다), 2007년에는 22,992달러가 되었고, 2017년에는 29,745달러 그리고 2018년인 올해에는 선진국의 지표인 대망의 3만 달러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1) 사용가치는 없고 오로지 교환가치만을 가진, 그 덕분에 모든 가치를 환원할 수 있는 물신이 된 돈(달러)이 백분율(percentage)보다는 좀 더 이해하기 쉽게 느껴지겠지만 실제 한국인이 자신의 삶에서 느끼는 여러 가지 감각(행복의 척도가 되는 가치의 단일화와 불행을 감지하는 지표의 다양화, 더욱 힘겨워진 노동 강도와 볼품없는 여가, 가정에서 느끼는 만족감의 저하, 인간을 지탱하는 자존감의 붕괴, 높아진 실업률과 자살률 등)을 통해 이해하자면 이 숫자들은 20년의 시간 동안 한국인이 경험한 고통과 정신적 황폐화에 대한 그럴듯한 설명을 전혀 할 수 없는 거대한 허수이자 경제학자들과 정부 관료가 합작하여 만들어낸 국가의 픽션(fiction)에 불과하다. 1) 경제성장률과 1인당 국민소득은 한국은행 홈페이지 내 를 참조하였다. http://ecos.bok.or.kr/jsp/vis/keystat/#/detail 노드럽 프라이의 짧지만 정확한 정의에 따르자면, “소설에 있어서의 기법상의 과제는 모든 이론을 인간관계로 해소하는 것”이다.2) 은행원이나 보험설계사처럼 숫자를 통해 한국인의 현재와 미래를 명쾌하게 표현할 수 없는 소설가들은 사건의 플롯과 인간에 대한 형상화를 통해 이를 에둘러 보여준다. 소설가는 개별적 상황에서 개별적인 인간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를 통해 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인간이 경험할
작성일 2018-06-01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2939상세보기 -
커버스토리 서희원 - 4월호 음악을 써내려가는 소설가
기획의 말 2018년 커버스토리는 입니다. 문학 작품에 대한 감상을 이미지로 다시 되새기는 작업 속에서 폭넓은 독자층과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음악을 써내려가는 소설가 소설가의 일, 음악가의 일 서희원 ※ 위 이미지는 "The Animals - House of the Rising Sun(1964)" 라이브 영상을 인용하였음. 우리 시대에 사라져 가는 직업 중 하나는 DJ(Disk Jockey)이다. 아직도 라디오는 24시간 방송되고 있고, 클럽은 “현대 음율 속에서/순간 속에 보이는/너의 새로운 춤에/마음을 뺏긴”1) 청년들로 불야성인데 이게 무슨 소리냐 하겠지만, 음악적 지식을 통해 다양한 음반에서 좋은 노래를 선별하고 이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청취자들의 취향을 이끌던 그런 음악 전문가로서의 DJ가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방송에 등장하는 라디오 DJ는 선곡보다는 대화와 진행을 위주로 하는 MC에 가깝고, 클럽의 DJ는 여러 가지 노래를 조합해 새로운 브리콜라주적 창작 활동을 하는 뮤지션으로 대우를 받고 있다. 한때 방송, 나이트클럽, 음악 전문 카페, 심지어 동네 떡볶이집에 설치된 DJ 부스 안에서 대한민국 청춘들의 음악적 취향을 선도하던 수많은 전문가들을 역사의 뒤안길로 몰아넣고 있는 이유에는 AI의 등장도 한몫하고 있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사이트에 몇 곡을 검색하면 AI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사용자의 취향과 비슷한 결과물을 제공해 주고 있다. 편리하지만 기계가 떠주는 밥을 먹고 있는 것 같은, 어색한 권유의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1) 김완선, , 『김완선 2집』, 지구레코드, 1987. 너무 예전의 노래인가? 어쩔 수 없지. 그게 내가 보낸 시간이 내게 남겨 놓은 것들이니. DJ라는 직업은 사라지고 있지만, 음악을 듣고, 좋은 음악을 누군가에게 소개하고, 이를 공유하며 영혼의 깊은 유대를 느끼는 일은 인류의 역사가 지속되는 한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음악에 호의적이지 않은 사람들에겐 음악을 감상하는 일이야말로 완벽한 시간 낭비로 여겨질 수 있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모든 음악은 두 개의 제목을 가지고 있고, 그것의 다른 제목이 알려주는 바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The Sir Douglas Quintet이 1968년에 발매한 음반 『Sir Douglas Quintet + 2 = Honkey Blues』에 수록된 A면 세 번째 곡 2)에 함께 병기된 ‘4:04’는 이 노래의 다른 이름이다. 우리가 이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자신의 시간 4분 4초를 이 음악가들이 여러 번의 중복 녹음을 통해 미적으로 압축해 낸 그들의 시간과 교환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각주에 있는 링크를 클릭해 The Sir Douglas Quintet의 노래를 재생시킨다면 당신의 방 안은 1968년 이 음악가들이 보낸 ‘
작성일 2018-04-01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2830상세보기 -
커버스토리 5월호
기획의 말 2023년 커버스토리에서는 웹툰, 사진작가,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을 모시고, 《문장 웹진》 과월 호 수록작 중 1편을 선정해 시각화 해주시기를 요청 드렸습니다. 문학 작품에 대한 감상을 이미지로 다시 되새기는 작업 속에서 폭넓은 독자층과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이갑수, 「보르헤스의 e-book 도서관」을 읽고(《문장 웹진》 2023년 4월호) 수명 도서관은 꽤 마법적이다. 수명 작가 사람, 사물, 장소가 일으키는 일상의 사건을 연필로 그립니다. 인프피 사람과 8살 강아지 그루와 함께 지냅니다.
작성일 2023-05-02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2626상세보기 -
커버스토리 6월호
기획의 말 2023년 커버스토리에서는 웹툰, 사진작가,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을 모시고, 《문장 웹진》 과월 호 수록작 중 1편을 선정해 시각화 해주시기를 요청 드렸습니다. 문학 작품에 대한 감상을 이미지로 다시 되새기는 작업 속에서 폭넓은 독자층과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김멜라, 「이응 이응」을 읽고(《문장 웹진》 2023년 5월호) 수명 보리차차 보리차차, 보리차차를 상상해 본다. 수명 작가 사람, 사물, 장소가 일으키는 일상의 사건을 연필로 그립니다. 인프피 사람과 8살 강아지 그루와 함께 지냅니다.
작성일 2023-06-01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2500상세보기 -
커버스토리 3월호
기획의 말 2019년 커버스토리에서는 웹툰, 사진작가,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을 모시고, 《문장 웹진》 과월 호 수록작 중 1편을 선정해 시각화 해주시기를 요청 드렸습니다. 문학 작품에 대한 감상을 이미지로 다시 되새기는 작업 속에서 폭넓은 독자층과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경란, 「이모들의 집」(『문장 웹진』, 2월호)을 읽고 나의 것 김정연 (사진을 누르면 링크로 이동합니다.) '나는 부모의 계획이로구나'라고 느낀 적이 있었다. 난 자립을 말하곤 곧바로 상사의 계획이 되어 일했다. 오늘을 지불한 대가로 원하는 것들을 하나씩 쌓아올릴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사놓고 입지 못한 옷들처럼 남겨진 것들이 있었다. 좋은 일이 있으면 걸치리라. 그런 포부로 입어보지 못한 것들을 여전히 내 것이 아닌 채로 걸어두고 나왔다.
작성일 2019-03-04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2499상세보기 -
커버스토리 10월호 김혜순 시인과 지하철 4호선
기획의 말 2017년 커버스토리는 입니다. 문학 작품에 대한 감상을 이미지로 다시 되새기는 작업 속에서 폭넓은 독자층과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김혜순 시인과 지하철 4호선 최하연 김혜순 시인의 시 「날마다의 복사」1)에는 “명동역이 열렸다가 닫힐 때”가 등장한다. 그때로부터 30년간 명동역은 날마다 열렸다 닫혔다. 그런데 그 날들의 총합은 적어도 은하 한 개가 품은 시간보다 길다. 이를테면 “사당역 4호선에 2호선으로 갈아타려” 할 때 “만나는 얼굴들이 모두 붉은 흙 가면” 같은데, “십 년, 이십 년, 오십 년” 매일 아침 우리는 (그분이 별들을 가마에서 구워내듯이) 그 붉은 흙 가면을 몸 안에서 구워내 뒤집어쓰고 문을 나서기 때문이다.2) 이렇게 시 두 편으로, 우리는 열렸다 닫히는 무한 복사기 속에서 매일매일 붉은 흙 가면 얼굴(별)들이 출퇴근하는 은하, 바로 생사화복의 지하철을 만날 수 있다. 그리하여 지하철은 복사기 속의 은하(銀河)이다. 김혜순 시인에게 지하철은 순환하고 사라지고 홀로 타오르는 강이다. 그라운드 제로이자 사건의 지평선이다. 지독함이다. 한편으로는 “기억 속 엄마처럼 환하게 불 켠 가슴”3)이기도 하다. 내가 아는 바로는 시인의 직장이 명동역에 있었을 때, 시인의 집은 평촌역이었고, 시인의 집이 한성대입구역으로 옮겨온 직후 시인의 직장이 안산 중앙역으로 이전해 갔으니, 산술적으로 시인은 하루 8시간 근무 기준, 만 7년을 지하철 객차에서 지낸 셈이다 나의 친할머니는 늦은 나이에 교회를 다니며 한글을 깨쳤고 노동요 가락에 모든 찬송가를 맞춰 부르셨다. 자주 흥얼거리셨던 노래 마디가 “며칠 후 며칠 후 요단 강 건너가 만나리”였는데, 아마도 ‘천국은 해보다 밝다’는 원곡의 의미보다 강을 건너야 만나진다는, 우리의 기원에 자리 잡은, 이쪽에서 저쪽4)으로의 이주를 그토록 바라셨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1) 김혜순, 『우리들의 陰畵』, 문학과지성사, 1990. 2) 김혜순, 「별을 굽다」, 『당신의 첫』, 문학과지성사, 2008. 3) 김혜순, 「0」, 『한 잔의 붉은 거울』, 문학과지성사, 2004. 4) 김혜순 시인의 시론에서 바리공주 신화는 가장 중요한 모티브라 할 수 있는데, 시인은 최근의 시론집에서 ‘바리공주 자신의 역할을 이쪽이 아닌 저쪽과의 경계의 자리에 설정’한다는 본문 문장에 “이쪽저쪽이라는 단어를 선택한 것은 공간을 이승과 저승, 현실과 환상처럼 물리적으로 나눌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현존하는 것을 일차적인 것으로 간주해, 다른 쪽을 결여로 간주하기 않기 위해서다”라는 주석을 붙인 바 있다. (『여성, 시하다』, 문학과지성사, 2017) 이쪽과 저쪽. 내 경험과 추측으로는 옥수역에서 타서 곧바로 동작역에 내리면 아마도 그런
작성일 2017-10-01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2433상세보기 -
커버스토리 윤성희 - 3월호 오규원과 명동
기획의 말 2017년 커버스토리는 입니다. 문학 작품에 대한 감상을 이미지로 다시 되새기는 작업 속에서 폭넓은 독자층과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오규원과 명동 윤성희 겁없이, 턱없이, 길없이, 사람들이 들어간다 1 학교가 그리워지는 날이 있다. 명동역 3번 출구로 나와, 둘둘치킨을 지나치고, 명동 주민센터와 퍼시픽호텔 사잇길로 들어가 걷다가, 발모아족발집에서 풍겨 오는 냄새를 맡고, 꼴찌라는 술집의 아주머니가 가게 준비를 하는 것을 구경하고, 숭의서점 앞을 지나면서 주머니에 시집 한 권 살 돈이 있는지를 가늠해 보다가, 봄이 되면 라일락향이 진동하는 건물 앞에 서면, 그 학교가 나온다. 내가 그리운 학교는 드라마센터 건물이 있는 학교 본관도 아니고 지금 안산에 있는 그 학교도 아니다. 작고 낡은 4층짜리 건물. 서울예대 하면 나는 건물 맨 위층에 오규원 선생님의 방이 있던 그 건물이 생각난다. 오규원 선생님 방이 4층에 있어서인지 시 수업은 주로 그 건물 3층 강의실에서 이루어졌다. 봄이면 옆 건물에서 라일락향이 강의실로 건너왔다. 강의실은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침을 삼키는 일조차도 조심스러웠다. 수업을 듣기 전이면 하도 긴장을 해서 배가 사르르 아파 올 지경이었지만, 이상하게도 수업이 끝나면 어서 다음 주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합평 시간에 선생님이 “밑줄을 그어 보자.” 하고 말하면 우리들은 모두들 말없이 펜을 들었다. 보온병에서 따뜻한 물을 한 잔 따라 마신 후 선생님은 천천히 몇 개의 단어와 몇 개의 문장을 읽었다. “그것만 빼고 다 지워라."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며칠 끙끙대며 쓴 시들이 한순간 사라지는 순간. 하지만 선생님이 밑줄을 그어 준 문장들만을 읽어 보면 이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상투적이고 관습적인 언어들이 내가 쓴 시에 가득했구나! 선생님은 엄격하셨다. 그 엄격함은 언어의 엄격함, 논리의 엄격함이었다. 나는 시인도 아니고, 시도 잘 모르지만, 그래도 학교가 그리워지는 날이면 가끔 '현대시작법'이라는 책을 펼쳐 본다. 그 책을 펼쳐 보면 나도 모르게 허리가 반듯해진다. 2 선생님의 명동 연작시를 읽는다. 눈으로 한 번 읽고 소리 내어 한 번 읽고, 그리고 노트를 펼쳐 시를 적어 본다. 그러다 보니 이 시를 생전 처음 읽어 보는 사람이 된 기분이 든다. 낯설다. 선생님은 명동이라는 제목으로 다섯 편의 시를 쓰셨는데, 이상하게도 나는 명동 하면 명동 연작시보다 라는 시와 라는 시가 더 생각난다. 는 "시를 공부하겠다는 / 미친 제자와 앉아 / 커피를 마신다 / 제일 값싼 / 프란츠 카프카"라는 구절 때문에 명동이 연상되는 것일 터이다. 문예창작과에 막 입학한 신입생에게는 시를 공부하겠다는 제자와 앉아 있는 이 커피가게가, 프란츠 카프카를 파는 이 커피가게가, 명동 어딘가 존재하는 곳일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학생 때 선생님이 이 시를 합평 수업을 마치고 댁으로 돌아가시는 길에 썼을 것이라고 마음대로 상상했다. "4월의 개나리가 전경보다 더 많"은 서울의 간
작성일 2017-03-01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2418상세보기 -
커버스토리 10월호
기획의 말 2021년 커버스토리에서는 웹툰, 사진작가,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을 모시고, 《문장 웹진》 과월 호 수록작 중 1편을 선정해 시각화 해주시기를 요청 드렸습니다. 문학 작품에 대한 감상을 이미지로 다시 되새기는 작업 속에서 폭넓은 독자층과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김지녀, 「여름 이전의 마음」을 읽고(《문장 웹진》 2021년 9월호) 아무래도 나는 우리의 여름에 착륙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작성일 2021-10-01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0 댓글수 0 조회수 2279상세보기 -
커버스토리 7월호
기획의 말 2023년 커버스토리에서는 웹툰, 사진작가,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을 모시고, 《문장 웹진》 과월 호 수록작 중 1편을 선정해 시각화 해주시기를 요청 드렸습니다. 문학 작품에 대한 감상을 이미지로 다시 되새기는 작업 속에서 폭넓은 독자층과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박소란, 「러브덕」을 읽고(《문장 웹진》 2023년 6월호) 오요우 잠 못 이루는 밤에 오요우 작가 이야기를 만듭니다. 여름을 좋아해요.
작성일 2023-07-01 작성자 관리자 좋아요 1 댓글수 0 조회수 2266상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