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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문장청소년문학상_대상_이야기글] 비염

  • 작성일 2013-03-15
  • 조회수 827


비염

 

최선혜(최 솔)

 

 

 

 

 

   코끝이 간지럽다 싶더니 예상치도 못한 재채기가 우스꽝스러운 소리와 함께 킁, 하고 터져 나왔다. 콧물이 찔끔 흘러나오는 느낌에 서둘러 두루마리 휴지를 끊어 코를 훔치고선 큰 죄를 지은 대역죄인 마냥 펼쳐 둔 책 위로 고개를 숙였다. 칸막이에 가려져 있지만 모두가 눈을 들어 나를 쏘아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죄책감이 들 정도로 커다란 재채기였는데도 코 막힘은 여전했고, 내장 가장 밑 부분까지 답답해져 오는 느낌에 조심조심 킁킁대며 코를 풀었다.
   조금 괜찮아지는가 했더니만 어느새 다시 간질간질 신호를 보내오는 덕분에 결국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밖으로 나가야 했다.

 

   알레르기성 비염이 생겨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콘택트렌즈를 사용하면서부터, 그러니까 한 일 년 반쯤 됐나. 초반에는 이렇게 심각하지 않았다. 그저 한 일주일, 코 막힘에 그렇게 좋다던, 수면제 비슷한 졸음의 부작용을 동반하는 알약을 하루에 한 알씩 먹어주면 그럭저럭 참고 넘어갈 만한 수준이었다. 그러던 것이 올해엔 유난히 정도가 심해졌다. 아무리 지금이 환절기라고는 하지만 벌써 한 달이 넘어가고 있었다. 그 한 달간 내가 겪은 고초는 이루 말하기가 힘들 정도다.
   우선 가장 큰 문제로 피로가 쌓여간다. 비염으로 인해 숨을 쉬기가 힘들어지고, 자연스레 밤에도 편안한 수면이 불가능해진다. 불편한 호흡으로 새벽에 뒤척거리다 몇 번씩 잠에서 깨어나면 어느새 날은 밝아오고 독서실 갈 시간이 가까워져 있다. 갑갑한 콧속, 졸음과 피곤이 쏟아져 내려와 감기는 두 눈, 둥실둥실한 두통과 함께 몸을 일으키다 보면 이게 무슨 불행한 꼴인가 싶어지는 날이 지속되었다.
   종종 전혀 시원하지 않은 재채기를 하고 나면 코 막힘은 더해진다. 무엇인가가 콧속 깊숙한 곳을 꽉 틀어쥔 채 막는 느낌인데, 너무 심해 침조차 제대로 삼켜지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입으로 색색대는 숨을 가쁘게 쉬며 코를 푼다. 콧구멍 주변은 이미 허옇게 일어나 살이 벗겨진 지 오래이다.
   여차저차 막상 독서실로 가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져 있다.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 이것은 마치 아주 조금의 산소만을 가지고 24시간 내내 수중 밑에 있는 기분이다. 이 말 못할 갑갑함과 속이 터질 것 같은 답답함은 코가 아려오도록 재채기를 해도 풀리지 않고, 콧속이 시큰하도록 코를 풀어도 달아나지 않는다. 독서실의 좁은 갈색 책상 위에 구겨진 휴지 잔해들이 쌓여가고, 결국 마지막으로 택하는 방법이 약을 먹는 것이다. 사실 주변의 눈치를 보다보면 졸음 부작용이고 뭐고 울며 겨자 먹기로 약을 넘기는 수밖에 없다. 그렇게 조금 호흡이 편안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책상 위에 머리를 박고 자빠져 잔다.
   올해 유독 심술을 부리는 비염의 원인이 렌즈인가 싶어 얼마간 안경을 다시 쓰고 다녀도 보았지만 이젠 아주 자리를 잡은 것인지 비염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좋다는 약은 다 먹어보고 비염 용 스프레이도 매일같이 뿌려대었지만 마찬가지로 전혀 나아지지 않은 채 한 달을 묵묵히 이어오고 있는 비염.
   갈수록 짜증이 불어가는 내 모습을 살피며 엄마는 혀를 끌끌 찼다. 걱정에 가득한 표정으로, 비염에 좋다는 된장국을 끓이며. 퉁퉁 부은 얼굴로 식탁에 앉을 때면 내 눈은 자연스럽게 주방의 달력으로 향했다. 벌써 9월의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는 시간을 원망스레 탓하면서, 나는 늘 초조하게 입술을 물어뜯었다. 막혀있는 코를 훌쩍이며.

 

   작년, 수능 성적표가 나온 날. 재수를 결정한 것은 부모님이었다. 모의고사 성적보다 훨씬 낮게 나온 수능 점수에 부모님 두 분 모두 할 말을 잃은 채 멍하니 성적표만 쳐다보았다.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있던 나는 어떻게 내 뜻을 전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점수가 이래도 어떻게든 맞춰서 가고 싶어요, 재수는 하기 싫어요, 라는 뜻을.
   묵묵히 먼 곳만 바라보던 아빠는 그 후 긴 말은 하지 않았다. ‘재수해라.’ 고2 시절만 해도 재수시켜 줄 돈 없다고 하던 그 말과는 완전히 딴판이었다. 너무나도 막막해 보이는 아빠의 표정에 싫다는 항변의 말을 조용히 삼켜냈다. 나는, 할 말이 없었다. 엉망으로 나온 수능 점수 앞에 무슨 말을 어떻게 해도 나란 인간은 죄인이어야 했다.
   그 뒤로 10대의 마지막 겨울은 시리도록 잔인하게 흘러갔다. 올해가 끝나면 반드시 태워버리리라 다짐했던 문제집과 참고서들은 고스란히 다시 책장에 꽂혔고 스마트폰으로 바꾸리라 결심했던 나의 폴더폰도 그대로 자리를 지키게 되었다. 무엇보다 끔찍했던 것 중 하나는 입시에 성공한 친구들을 보는 일이었다. 친구들은 하나같이 승리감이 만연한 표정을 자연스럽게 짓고 다녔고, 나는 그들의 얼굴을 지켜보기가 힘들었다. 세상 모든 것을 얻은 듯한 웃음을 짓는 그 애들의 얼굴을 보면 내 패배가 떠올라 가슴이 답답해져 왔고 표정 관리를 하기가 괴로워졌다. 원래는 나보다 한참 아래에 있던 애들이었는데, 나는 이토록 비참하게 쓴 웃음을 지어야 하고 그 애들은 새로운 곳에서 세련된 모습으로 새 출발을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 참을 수 없는 질투와 잔뜩 일그러진 열등감이 못나게 고개를 쳐들었다.
   나는 결국 졸업식에도 가지 못했다. 새 출발을 할 친구들, 성공을 축하해 줄 선생님들, 벅찬 표정으로 꽃다발을 안아 들 모두들. 그 속에서 자신 있게, 꿋꿋이 표정을 지킬 자신이 없어서였다.
   그날 독서실에 등록했다. 재수를 위한 기숙 학원을 보내 줄 여유는 없다며 굳은 얼굴로 독서실을 가라는 아빠의 말에 따른 것이었다. 3년 동안 지긋지긋하게 보아 왔던 갑갑한 칸막이가 딸린 갈색 책상을 보면서, 볼품없게 나 있는 조그마한 창문을 열면서, 낡은 낙서가 가득한 선반에 책을 가득 꽂으면서 나는 참 많이도 울었다. 서럽게, 이 답답한 모든 것이 전부 뻥 뚫리기를, 그리고 내 안에 자리 잡은 뭉그러진 감정들이 모두 날아가 버리기를 바라면서 울었다.

 

   이 비염은 그런 의미에서 불길한 징조였다. 그 당시에 어떻게 해도 해소되지 않던 답답함을 닮아 있었고 그것은 종종 애써 잊고 지내던 몇 개월 전의 패배를 고스란히 상기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었다. 보온병 속 생강차를 홀짝이며 눈을 감았다. 창밖으로 뺨에 닿는 공기가 청명하게 시렸다. 어느새 가을이었다.

 

 

   *


   — 죽겠어, 아주. 그 교수님 성깔이 장난 아니라니까.
   가방을 짊어지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 서울권 대학에 진학한 친구 한 명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안 그래도 공부 안 한다고 눈총 받는 중이었기에 집에 들어가서 전화를 받을 엄두도 못 내고 근처 놀이터를 서성이며 전화를 받았다. 중간고사 기간이라면서 늘어지게 전화를 끊지 않는 친구가 참 징하게 느껴졌다.
   — 내가 여길 오는 게 아니었는데…….
   웃기네, 기집애. 거기 붙었다고 눈물 콧물 다 짜대던 걸 생각해봐라.
   삐딱하게 생각하며 자꾸 흘러내리는 가방 끈을 힘들게 들쳐 메었다. 4년째에 접어들고 있었지만 이 가방 무게만큼은 정말 적응이 안 된다. 이래서 자꾸 어깨가 쳐지는 건가. 자세도 나빠지고.
   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친구의 목소리가 먼 곳에서 들려오는 것 마냥 희미하게 작아졌다. 속으로 전혀 딴 생각을 하는 나에게 친구는 자꾸 듣고 있냐며 채근해왔다.
   — 너 안 듣고 있지?
   “다 듣고 있어. 결론은 짜증난다, 그거 아냐?”
   — 그런 거지. 아, 진짜 어떡하지? 시험 보기 싫어.
   난 F맞아도 좋으니 입학이라도 하고 싶다.
   목구멍까지 근질하게 올라오는 말을 자꾸 삼켰다. 이상하게 정말 하고 싶은 말들은 자꾸 삼켜버리게 된다. 사실은 숨기는 게 더 위선적인 거라고 배워왔는데.
   ‘넌 왜 나한테 전화하고 난리야. 듣기 싫어. 그 입 닥쳐. 시끄러워. 솔직히 말해, 나 엿 먹이고 싶어서 그러는 거지? 넌 패자고 난 승자다, 이딴 거 확인하고 싶어서 전화한 거야?’
   역시 할 수 없다. 하다못해 아빠에게 사소한 항변의 말조차 나는 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나는 패자였으니까. 그리고 여전히 패자니까.
   요새 생강차와 함께 끼고 사는, 비염에 좋다는 한약을 마시면서 힘들게 짧은 대답이나마 이어주고 있었다. 또 다시 간지럽게 올라오는 재채기를 참으며. 나 이러다 성인군자 되는 거 아냐? 비염과 인내를 통한 고행으로. 자조적인 웃음이 픽 픽 올라왔다.
   — 그나저나, 넌 뭐하고 지내?
   “……공부하지 뭐.”
   — 환절기인데 힘들겠다, 야. 열심히 하고 올해는 꼭 성공해. 작년처럼 되지 말고.
   얘는 어쩜 이런 말을 이렇게 스스럼없이 할까. 코 막힌 소리로 마음에도 없는 고마워, 세 글자를 뱉고 나니 가슴이 쓰려 왔다. 어쩐지 나만 할 말 못 하고 사는 천치가 된 기분이었다. 전화를 끊고 싶어졌다. 이쯤에서 친구도, 나도 감정 상하지 않고 전화를 끊고 싶어졌다. 다음에 소식을 전할 때 어색하지 않도록. 하지만 되레 점점 높아지고 커져가는 친구의 목소리에 따라 심술 덩어리가 스멀스멀 기어 올라오는 것이 느껴졌다.
   — 고등학교 때가 좋았어. 지금은 완전 과제 산더미에……
   “그럼 휴학해.”
   생각 없이 있는 그대로 뱉은 첫 번째 말이었다. 반 년 전, 어느새 대학에 적응해가던 친구들이 하나하나 깨져가는 대학 생활의 환상에 불만을 토로하고 인상을 찡그려가던 때에 간절히 해주고 싶었던 말. 그저 묵묵히 들어주기만 하며 그래, 힘들겠다, 를 수십 번씩 해주던 바보 같은 나.
   “그렇게 말할 거였으면 아예 가지를 말았던가 했어야지.”
   정말 위로 받고 싶었던 건 나였단 말야, 못된 것들아.
   한 번도 남에게 싫은 소리를 해 본 일이 없었다. 친구들이 위로 섞인 시선과 말들을 건네올 때, 괜찮지 않은 표정으로 일부러 괜찮다고 말하며 손사래를 쳤다. 그리고 정말 내가 괜찮은 줄 알았던 친구들이 툭툭 던지던 말들. 나는 상처를 받으면서도 쓴 웃음을 지었다.
   — 야, 난 그냥……
   “미안. 나중에 통화하자.”
   스스로 생각해도 궁상맞게 폴더를 닫았다. 남들 다 스마트폰 쓸 때 나 혼자 이게 뭐야. 한약의 비닐팩을 바닥에 아무렇게나 던지면서 한숨을 몰아쉬었다. 이렇게 해도 답답함은 가시지 않는다. 끙끙대며 가방을 다시 고쳐 메고 집으로 향했다. 전혀 위안이 되지 않는 곳으로, 또 다시 달력을 쳐다보며 속이 쓰릴 나의 집으로.

 

 

   *

 

   엄마는 한창 유행 중이라는 시트콤을 보고 있었다. 온 집안에 가득한 TV소리에 짜증이 밀려들었지만 가능한 큰 소리로 코를 푸는 것으로 짜증을 대신했다. 동생은 방에 처박힌 채 코빼기도 비치지 않고 있었고 아빠 역시 방에 있는 듯했다.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 집 안으로 터덜터덜 걸어 들어올 때부터 나는 모든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무슨 짓을 해도 용납된다는 고3 시절을 지나고부터 항상 이런 날들의 연속이었다. 나는 이것에 익숙해져가고 있었다.

 

   오늘도 정해 놓은 공부 분량을 다 끝마치지 못했다. 온갖 종류의 문제집들로 가득 찬 책상과 방바닥, 그리고 책장. 빼곡한 책들 가운데 서 있던 중 머리가 띵해 왔다. 코가 다시금 꽉 막혀 오고 가슴이 답답해져 왔다. 참 공부하기 싫어 별 증상이 다 나오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가방을 던지듯 내려놓고 주방으로 나왔다.
   식은 된장국 냄비에 가스 불을 올리고 냉장고에서 김치와 밑반찬 몇 개를 꺼내는 날 물끄러미 지켜보던 엄마는 머지않아 다시 TV화면으로 눈을 돌렸다. 된장국이 어서 뜨거워지기를 기다리며 서 있던 내 눈에 습관처럼 달력이 들어오고, 나는 다시 날짜를 세었다. 9월 25일. 아, 곧 있으면 추석이었다.
   “엄마.”
   “…….”
   “엄마!”
   “아이고, 깜짝이야. 왜?”
   갑자기 큰 소리에 놀랐는지 엉거주춤한 자세로 일어서려는 엄마에게 코가 막혀 앵앵대는 목소리로 크게 물었다.
   “추석 때 큰집 가?”
   별 걸 다 묻는다는 듯이 미간을 좁힌 엄마가 응, 하는 짧은 대답과 함께 다시 소파에 주저앉았다. 그 때 된장국이 끓으며 기포가 올라오는 소리가 들려왔고 가스레인지에 다가가 냄비 뚜껑을 열려던 차에 조그맣게 엄마의 목소리가 다시 한 번 들렸다.
   “근데 넌 어차피 안 가잖아.”
   난데없이 콧물이 주룩 흘렀다. 나조차도 모르게, 순식간에. 아, 더러워. 얼굴을 찡그리며 휴지를 끊어 콧물이 떨어진 싱크대 위를 벅벅 닦았다. 휴지를 돌돌 말아 콧속에 끼워 넣으며 천천히 가스 불을 껐다. 엄마는 뚫어져라 시트콤을 보고 있었다. 냄비 뚜껑을 열자 더운 김이 확 올라오며 안경에 허연 김이 서렸다. 손으로 이리저리 연기를 휘저으며 국을 뜨고 다른 그릇엔 밥을 펐다. 식탁을 대충 정리한 채 반찬들을 늘어놓고, 컵을 꺼내 익숙하게 생강차를 따랐다.
   그렇게 나의 느지막한 저녁밥이 완성되었다. 아무도 내게 오늘 하루가 어땠느냐는 질문을 하지 않았다. 밥 한 숟가락을 가득 퍼 입 안에 우겨 넣었다. 뜨거운 밥알을 씹는데 눈가가 시큰해지고 코가 다시금 막혀왔다. 이제는 더 끄집어 낼 짜증 조각도 소진되고 없었다.

 

 

   *

 

   밤새 힘겨운 호흡에 안 그래도 쌓인 피곤에 설상가상으로 잠까지 잘못 잤는지 어깨며 허리께가 찌르듯이 쑤셔왔다. 이 상태로 씻는 건 무리겠다 싶어 대충 세수만 하고 식탁 앞에 비몽사몽으로 앉았다. 동생은 감색 교복 차림으로 한 손엔 단어장을 들고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었다. 아빠는 신문을 펼친 채 활자 말고는 아무것도 쳐다보지 않겠다는 듯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엄마는 엄마대로 계란이 타지 않을까 빤히 프라이팬만 지켜보고 있었다. 유일하게 눈을 둘 곳이 없는 사람은 나뿐인 듯했다. 그래서 나는 또 달력으로 멍한 시선을 옮겼다. 26일. 하루가 지나 있었다.
   “다 됐다, 얼른 먹자.”
   엄마가 그릇에 따뜻한 빵과 계란프라이를 수북이 담아 가져왔다. 동생은 한시가 급한 모양인지 허둥대며 아침을 먹기 시작했고 아빠는 여전히 신문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였다. 막힌 코로는 아무 맛도 감지할 수 없었다. 계란과 빵에서는 그저 밍밍한 맛이 났고 아무리 딸기잼이나 케첩을 듬뿍 퍼 발라도 당도 있는 짠 맛만이 혀끝에 감돌 뿐이었다.

 

   이 빌어먹을 비염. 눈치를 보며 휴지를 끊어 작은 소리로 코를 풀었다. 불편하기로서는 독서실이나 집이나 마찬가지였다. 냉장고에서 한약과 생강차를 꺼내와 다시 자리에 앉으려는데, 신문지 너머 찡그린 아빠의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순간 큰 잘못이라도 저지른 듯이 가슴이 뜨끔해져 왔다. 심장이 벌렁벌렁 뛰었다. 워낙 무뚝뚝한 아빠와는 그리 많은 대화를 나눠본 일이 없었다. 여태껏 나는 아빠가 하고자 하는 대부분의 말을 표정을 통해 읽어오곤 했다. 그런 아빠의 찡그린 표정이 반가울 리 없었다.
   동생이 아침을 다 먹어 치웠는지 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엄마는 옆에서 동생의 가방을 들어 올려 주고 잘 다녀오라는 눈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쯤이었을까.
   “크에취!”
   비염과 싸워온 이래, 가장 큰 재채기가 내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 그 어떤 간지러움이나 다른 신호를 느낄 새도 없이. 콧물, 침, 내 기관지의 모든 분비물이 뒤섞여 나왔다. 집을 나서려던 동생이 황망히 나를 쳐다보았다. 엄마 역시 의자를 붙잡고 선 채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바라보았다. 아빠는…… 글쎄, 신문지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다.
   엉망이 된 아침상을 보며 나 역시 아마도 멍한 표정을 지었을 것이다. 급히 휴지를 둘둘 뜯어 식탁을 닦기 시작했을 땐 이미 아빠의 신문지가 반으로 접힌 뒤였다. 아빠는 참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형편없이 구겨진 얼굴이 아빠의 불쾌를 대신 말해주고 있었다. 나는 그 앞에 고개를 숙인 채 시선을 떨구었다. 마치 작년 그날처럼. 내 성적표 앞에 힘없이 죄인 행세를 했던 그때처럼.
   “코 좀 그만 쳐 풀어라!”
   더럽게, 라는 아빠의 뒷말이 조그맣게 들려오는 듯했다. 나는 이제껏 아빠가 저렇게 불쾌한 표정을 짓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그러니까, 아빠는 진심으로 불쾌해하고 있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누구한테 맞은 것도 아닌데 두 볼이 갈겨진 것 마냥 얼얼하게 당겨왔다. 동시에 이제 거의 감각을 잃은 코에서 꿈틀꿈틀 간지러움이 느껴졌다. 재채기가 나올 것 같은, 그런 간지러움이 아니었다. 목구멍에선 어떤 소리가 쏟아져 나오려는 듯 쿨럭, 쿨럭 하는 기침이 올라왔다.
   나도 모르는 새에 울고 있었다. 눈물이 볼을 타고 뚝뚝 흘러 허벅지 위에 떨어졌다. 머지않아 나는 콧구멍을 벌렁거리며 묵혀둔 울음소리를 토해내고 있었다. 낮게 그르렁거리던 울음은 곧 통곡으로 바뀌었다. 눈물이 줄줄 쏟아져 내렸고, 힘겹게 치켜 뜬 아른아른한 시야 사이로 아빠의 당황한 듯한 묘한 표정이 보였다.
   정작, 울고 싶은 건, 나였단, 말야.
   가슴 속에서 한 덩이씩 말들이 끊어져 나올 때마다, 그것이 서러운 덩어리를 이루며 마음을 헤집어 놓을 때마다 눌러 삼켜 참았다. 이제까지 그래왔던 것이 이 기회를 틈 타 내 몸 밖으로 비어져 나오려는 듯이 서러움은 그치지 않고 지금 매 순간 순간 터져 올라왔다.
   엄마와 동생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의자를 부둥켜 잡은 채 멀거니 서 있었다. 아빠의 신문지는 어느새 접혀진 채 식탁 위에 놓여 있었다. 그 가운데 식탁보를 부여잡고 통곡하던 나는 어느 때보다 격하게 막혀오는 코가 답답하고 원망스러워 더욱 소리를 높여 울었다. 콧물이 줄줄 쏟아지고 제 때 입으로 숨 쉬지 못해 삼키지 못한 침방울도 떨어지고 있었다. 19년 살면서 이리 더러운 꼴을 보일 줄이야. 이 꼴을 한 채로도 휴지를 찾아 흘러나오는 온갖 분비물들을 닦아 내었다. 아울러 다른 손으로도 휴지를 들어 더러워진 식탁 위를 당차게 닦았다. 그리고 답답한 코를 휴지더미에 파묻고 한 차례 크응, 소리와 함께 풀었다.
   그러니까,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다니까.
   속으로만 억울한 소리를 뱉으며 나는 울었다. 분비물이 가득한 코 때문에 쿨쩍쿨쩍 하는, 듣기에도 추접스런 소리를 내며. 가쁜 호흡으로 얼굴이 시뻘게지도록.

 

 

제8회 문장청소년문학상

이야기글 부문 대상

 

 

   수상소감

 

   많이 부족한 글을 대상으로 뽑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처음 ‘비염’이라는 글을 쓸 때만 해도 주장원만 하면 소원이 없겠다, 라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덜컥 주장원이 되고 월장원이 되고 마침내 대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을 받았을 때 정말 이게 무슨 일이지 하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습니다.
   생각해보면 10월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꿈같은 일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저 글 쓰고 읽는 것을 좋아하던 제가 상을 받고 글 쓰는 친구들을 많이 알게 되고 제 자신에 대해 좀 더 확신을 갖게 된 것을 보면요. 우습지만 이런 꿈같은 일들이 2013년과 그 이후에도 마찬가지로 제 앞에 실현되어주길, 조금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이런 큰 상을 수상하게 된 것에 첫 번째로 제 가족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부모님의 가치관은 저에게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 영향이 아니었더라면 저는 이곳에 수상 소감을 적고 있지도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힘 들 때에 언제나 힘이 되어주었던 것을 무엇보다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 제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어렸을 적부터 함께했던 친구들, 몇 년이 지나도 항상 변함없이 있어주는 친구들, 19살을 지나고 난 후에도 저에게 힘이 되어 줄 친구들에게 끝없는 고마움을 느낍니다. 이제 고3이 되는 친구들 모두 각자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세 번째로 글틴 사이트와 운영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글틴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제가 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청소년 문학 사이트가 이렇게 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쁘고 행복합니다.
   부족한 글을 지금 이 자리까지 이끌어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긴 수상 소감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2013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대성하는 한 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글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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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문제 없음

아무 문제 없음 고비읍 오른쪽에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입을 틀어막고 참아 보려는 듯하지만, 결국은 끕끕 새어 나오는 소리. 내 바로 왼편에 앉은 아이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손등으로 닦아내기 바빴다. 사방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려온 건 무대 위의 한 남자애가 울기 시작하고서부터였다. “부족한 저에게 이렇게 많은 사랑을 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드려요. 그 사랑 다 돌려드릴 수 있도록 더 노력할게요. 저를 사랑받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셔서 감사…….” 그 애는 울먹이느라 말을 다 끝내지 못했다. 누군가가 크게 그 애의 이름을 연호하자 팬들이 한목소리로 그 애의 이름을 외쳤다. “연홍아, 울지 마!” “연홍아, 사랑해! 더 많이 사랑할게!” “최연홍! 행복하자!” 반짝거리는 옷을 입고 예쁘게 화장을 하고 눈부신 조명을 받는 무대 위의 남자애를, 이미 많이 행복해 보이는 그 애를 팬들은 더 행복하게 만들어 주겠다고 했다. 나는 커다란 공연장 안을 둘러보았다. 2만 명이 앉아 있는 이 공연장 어딘가에 송리윤도 있었다. 다른 팬들처럼 송리윤도 그 애를 보고 울었을까. 더 사랑해 주겠다고 외쳤을까. 따로 연락도 한 적 없고, 밥 한 번 같이 먹은 적 없지만 그 애는 송리윤에게 사랑받았다. 아무 이유 없이. 아무 대가 없이. 세븐플래닛은 마지막 무대라면서 팬들에게 함께 부르자고 했다. 팬들은 노래 가사 전체를 다 알고 있는지 막힘없이 따라 불렀다. 3시간쯤 콘서트가 진행되는 동안 세븐플래닛이 불렀던 노래 대부분은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노래들이었다. 애초에 나는 세븐플래닛에 관심이 없었다. 멤버가 몇 명인지, 이름이 무엇인지도. 관심도 없는 세븐플래닛 콘서트 티켓을 산 건 오로지 송리윤 때문이었다. “여러분, 오늘 즐거웠나요?” “네!” “행복했나요?” “네!” “저희도 너무너무 즐겁고 행복했어요.” 멤버들은 돌아가면서 엔딩 멘트를 던졌다. 아까는 우느라 말을 끝까지 하지 못했던 최연홍이 이번에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세븐플래닛과 가디언이 함께한 지 벌써 5년이 됐어요. 이만하면 한 가족이나 다름없어요. 그러니까 우리 평생 서로 사랑하고 아껴 줘요. 알았죠?” 팬들은 큰 소리로 “네!” 하고 대답했다. 어딘가에서 송리윤도 같이 외치고 있을 것만 같았다. “뭐야? 할 말 있어?” 송리윤이 근처에서 쭈뼛대는 내게 물었다. “저기…….” “쉬는 시간 다 끝나 간다. 아까운 시간 잡아먹지 말고 빨리 좀 말해 줄래?” “나도 갔었어, 어제. 세븐플래닛 콘서트 말이야.” 혹시나 반가워해 주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송리윤의 얼굴을 흘끔 쳐다보았다. 하지만 송리윤의 표정은 변함없었다. 여느 때처럼

  • 관리자
  • 2022-10-01
너와 나의 알싸한 세계

너와 나의 알싸한 세계 백온유, 『페퍼민트』(창비, 2022) 김젬마 재난이 남긴 것들 백온유의 『페퍼민트』는 준비 없는 재난 앞에 닥친 기약 없는 기다림과 불투명해진 미래를 견디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소설은 ‘프록시모 바이러스’ 후유증으로 식물인간이 된 엄마를 돌보는 ‘시안’과, 슈퍼 전파자라는 낙인으로 두려움과 불안함을 안고 사는 ‘해원’의 이야기가 교차된다. 전염병이 발생하기 전까지만 해도 시안과 해원은 가족처럼 가까운 사이였지만, 바이러스가 삶에 침투하자 이들의 평범한 일상과 관계에 균열이 생긴다. 식물인간이 된 엄마의 세계가 멈추고 자신의 미래까지 멈춰버린 시안은 돌봄 노동을 수행하느라 정작 자신의 세계여야 할 학교와는 단절된 삶을 살아간다. 그저 자신의 하루를 견디고 버티며 사는 것 외에는 그 어떤 희망이나 미래를 품을 수 없는 고단한 삶 속에 놓여 있는 시안의 일상은 위태롭고 무력할 뿐이다. 엄마가 깨어날 거라는 희망보다 엄마의 죽음을 기다리는 것에 익숙해진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엄마를 누구보다 꼼꼼하고 세심하게 돌보지만 결국 모든 정성과 노력들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들에 지쳐 있다. 한편 슈퍼 전파자라는 무차별 공격으로 인한 불안함에 시달린 나머지 자신의 이름을 ‘지원’으로 개명하고, 이사와 전학을 선택한 해원은 자신의 과거를 감추고 마치 바이러스가 자신의 삶에 없었던 것처럼 평범하게 살아간다. 가족만큼이나 끈끈했던 두 사람은 우연한 계기로 6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지만 이들의 공백은 쉽게 메워지지 않는다. 이 공백은 두 사람의 잃어버린 시간과 멀어진 마음의 거리만큼 복잡하고 난해한 감정들을 담고 있다. 그렇게 다시 만난 시안과 해원은 서로에게 불편함을 느낀다. 시안은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는 해원을 보며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그동안 자신을 짓눌러 왔던 감정의 화살을 해원에게 돌린다. 해원은 유일하게 자신의 과거를 아는 시안의 등장이 당혹스럽기만 하고 지난 시간을 들추는 것 같아 불편하다. 희망 없는 현실을 견디고 있는 시안과 과거로부터 도망쳐 평범한 삶을 꿈꾸는 해원, 이 두 사람은 다시 연결될 수 있을까? 고여 있는 삶 재난을 준비할 시간도 없이 엄마와 이별을 한 시안은 식물을 돌보듯 엄마를 간병한다. 엄마의 존엄성을 지키는 것은 엄마가 썩지 않도록 기저귀를 자주 갈아 주는 것뿐이지만, 시안은 엄마의 미각을 깨우는 데 도움이 될까 싶어 엄마가 좋아하던 페퍼민트 차를 매일 우려 입에 적셔 준다. 시안은 매일 같이 차를 우리며 어린 시절을 회상할 뿐 아니라, 절망과 무력함으로 점철된 일상에 작은 희망을 품으며 나름의 의식을 행하고 있다. 엄마는 고여 있는 것 같다가도 우리 삶으로 자꾸 흘러넘친다. 우리는 이렇게 축축해지고 한번 젖으면 좀처럼 마르지 않는다. 우리는 햇볕과 바람을 제때 받지 못해서 냄새가 나고 곰팡이가 필 것이다. 우리는 썩을 것이다.(98쪽) 시안이 오랜 간병 경험으로 얻은 것은 자신을 바라보는 연민의 시

  • 관리자
  • 2022-10-01
K-할머니의 이름은

[리뷰 - 청소년소설] 기존 〈글틴스페셜〉이 9월호부터 〈Part.g〉로 변경되었습니다. 〈Part.g〉는 청소년 대상의 성장소설은 물론 창작희곡과 그래픽노블까지 다양한 영역의 '작품'과 '리뷰'를 게재할 예정입니다. K-할머니의 이름은 유은실, 『순례 주택』(비룡소, 2021) 김젬마 불편한 것들에 대하여 동화나 청소년소설에서 노년 여성 캐릭터는 대개 죽음이라는 소재와 연관되거나 주인공에게 정서적인 위안을 주고 성장을 돕는 존재로 그려진다. 그들은 주로 돌봄 노동과 모성의 주체로 호명되다 보니 자신의 이름보다 누군가의 어머니 혹은 할머니로 불려 온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자신을 이런 방식으로 규정하는 호칭들에 매우 민감한 이가 있으니, 바로 『순례 주택』의 건물주 순례 씨다. 75세인 순례 씨는 어머니, 할머니, 사부인, 동거녀 등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타인과 가족 단위로 엮이는 호칭들을 불편해한다. 이러한 호칭들은 순례 씨의 다채로운 삶과 이력들을 괄호 칠 뿐 아니라 순례 씨의 바운더리를 침범하는 무례함을 담고 있다. 순례 씨는 사별한 남자친구의 손녀인 수림을 손녀가 아닌 최측근으로 호칭 정리하며 할머니와 손녀라는 전형적인 관계 방식에서 벗어난다. 그는 ‘순하고 예의바르다’의 순례(順禮)에서 남은 인생을 지구별을 여행하는 순례자의 마음으로 살기 위해 순례(巡禮)로 개명할 만큼 자신의 이름에 대한 애착과 소명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의 가족으로 소환될 뿐 정작 자신의 이름으로 불린 경험이 없는 ‘K-할머니’의 이름은 자신을 옭아매는 규범적인 호칭들을 하나씩 덜어내며 재정의 된다. 순례 씨는 호칭뿐만 아니라 물질과 돈을 필요 이상으로 소유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 때문에 필요 이상의 것들을 덜어내는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한다. 이산화탄소를 마구 배출하는 인간들과 쓰고 남는 돈, 썩지 않는 쓰레기가 인생 최대의 고민인 그는 푸짐하고 손 큰 할머니의 밥상이 아닌 노동력을 최소한으로 하는 간단하고 소박한 밥상을 차린다. 순례 씨는 정직하게 땀 흘려서 노동하는 삶을 추구하며 세상과 물질에 욕심 없는 다소 초월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그 누구보다 자기만의 경계가 매우 뚜렷한 인물이다. “월세 밀리는 건 참아도, 분리배출 제대로 안 하는 건 못 참”(80쪽)을 만큼 그는 순례 주택의 생활 수칙에 있어서만큼은 엄격하고 단호하다. 이렇게 순례 주택 입주민들은 공용 생활 수칙과 자신의 바운더리를 지키며 사는 것을 중요시하고, 무엇보다 이들은 “자기 힘으로 살아 보려고 애쓰는 사람들”(53쪽)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유은실의 『순례 주택』은 고정된 공간과 다양한 인물들의 대화를 중심으로 서사가 진행되며 기본적으로 순례 주택이라는 공동체의 복작거리는 삶을 그린다. 이는 사건이 인물과 장소의 활용도가 높고 이를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되는 시트콤의 형식과 비슷하다. 『순례 주택』은 등장인물의 이름, 나이, 직업, 특징 등을 세세하게 묘사하며 이

  • 관리자
  • 2022-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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