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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보물 같은 책이야기]인간과 세상에 대한 근원적 질문

  • 작성일 2014-09-25
  • 조회수 1,076


[2014년 신춘문예 당선자들과 함께하는
숨겨진 보물 같은 책이야기]



인간과 세상에 대한 근원적 질문

- 이문열『사람의 아들


이호석(소설가)



book-25내 나이 스물, 1987년이었다. 연초부터 전국 시내마다 화염병이 터지고 돌멩이가 날아다니는 광경이 연일 이어졌다. 늦봄에 이르러 시위대에는 대학생과 재야단체 이외의 다른 이들이 가세했다. 넥타이를 맨 정장 차림의 3,40대 직장인들이었다. 퇴근 후 시위 군중에 섞여 ‘군사독재타도’ 구호를 외치는 아저씨들이 내게 너무 낯설고 의아했다. 그동안 침묵하던 그들이 왜 이토록 돌변해 길거리로 뛰쳐나왔을까. 늘 무력하게만 보이던 사람들이 어째서 저토록 분노를 쏟아내고 있을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너무나 소설 같은 비현실적인 상황이었다.
최루탄 연기가 거리 곳곳에 가득하던 여름쯤, 나는 피신하듯 서점에 잠시 들렀다. 거기서 한 소설책과 만났다. 앙상한 육신, 비스듬히 숙인 고개, 고통과 비애를 지닌 얼굴……. 루오의 그림이 박힌 책표지가 묘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고심 끝에 나는 그 책을 집어 들고 밖으로 나왔다. 내 인생 최초로 돈 주고 산 소설이었으며, 당시 만화와 성인잡지 마니아였던 내게는 아주 파격적인 문화 활동이었다.
집에서 첫 장을 펼쳐든 순간을 아직 잊지 못한다. 300여 장이나 되는 긴 글을 밤새워 읽어치웠다. 나의 수면 욕구를 잠재우고 끝까지 읽게 만든 그의 수려한 글 솜씨에 나는 홀딱 반하고 말았다. 소설도 만화만큼 재미있구나, 라는 인식을 심어준 개인사적으로 필히 기억될 날이었다.
70년대 말 유신독재 시기, 로마 제국시대 예루살렘을 배경으로 사건이 전개되는 액자소설이다.
“어찌하여 선악을 불문하고 인류에게 재난은 닥쳐오는가. 부유한 자, 힘센 자, 권세 있는 자는 예수님 말씀에서는 무(無)다. 그런데 어찌하여 이 세상에서는 전부인가. 가난한 자, 병든 자, 버림받은 자는 예수님의 말씀에서는 전부였다. 그런데 이 세상에서는 어찌하여 무(無)인가.”
작가는 소설 속에서 기독교 교리를 통해 기존 질서 체계의 구조적 모순을 드러낸다. 그리고 고대 유대 땅과 현대 한국 사회에서 그 모순에 강하게 저항하는 인물들을 등장시킨다. 기득권에 대한 서민의 부정적 시각이 어찌 시대별 나라별로 다를 수 있겠는가, 장대한 우주 역사에서 보면 2000년 전 인간과 현재 우리는 같은 사고(思考)를 가진 동시대 인간일 것이다. 마치 그렇게 말하는 것처럼 작가는 각기 다른 시간의 두 공간을 맘껏 넘나들며, 양편의 이야기를 하나의 줄기로 연결한다.
종교적 소재이지만 살인사건의 범행 동기를 파헤치는 추리 형식으로 펼쳐져 재미가 있다. 신앙적 세계관에서 벗어나 이성적인 가치관으로 사회 변혁을 꿈꾸던 민요섭이 누구에게 죽임을 당했으며, 그 살해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그리고 그를 메시아처럼 믿고 따르던 조동팔은 어디로 홀연히 사라졌을까? 남 경사는 이런 궁금증으로 계속 범행 단서를 찾아나간다. 영화 「올드보이」에서 최민식이 연기했던 오대수가 자신을 수십 년 가둔 이유를 찾아 헤매는 것처럼 읽는 내내 긴장감이 흐른다.
문체는 장엄하고 남성적이다. 그 당시 작가들 대부분의 글이 가냘프고 내면 지향적이었다. 불만과 분노를 외부로 표출하기보다 마음속으로만 갈등하는 소재들이 넘쳐났다. 시대가 작품을 그런 식으로 만들었다. 군사독재 시절의 불합리한 도서출판 검열을 피해가기 위해선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런 저항할 수 없는 암울한 시기에 그는 마초 같은 강한 문력(文力)으로 나를 포함한 무수한 독자 가슴의 분화구를 끓게 했다.
“왜 인간은 슬퍼하고 굶주리고 목마르고 박대당해야만 참으로 복 있는 자가 될 수 있는 건가요? 수천 년의 기다림 끝에 당신이 왔는데도 그런 고통스런 조건 없이 우리에게 내릴 참행복은 없는가요? 그것이 사랑과 은혜의 하느님을 자처하는 분의 선물이라면 얼마나 초라한 것인가요?”
그는 그렇게 나사렛 예수와 대립 관계인 아하스 페르츠에게 세상의 비참과 인간의 고통에 대해 소리 질러 공박하게 만든다.
“어찌 선을 쌓고 의를 따른 자가 화를 입고, 또한 어찌 악을 밭 갈고 독을 씨 뿌린 자가 복을 거둘 수 있단 말인가.”
지금도 나는 이 소설을 일 년에 한 번씩 읽으려고 노력한다. 이 책이 나온 당시의 시대적 고민이 아직껏 유효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삶은 개인적 선택을 넘어 누군가의 삶과 권력 구조에 철저히 맞닿아 있다. ‘세월호 사건’으로 바라본 현재의 오류와 절망은 더욱 그의 소설을 잡게 한다.
“그러나 나까지 패배해 쓰러졌다고는 생각하지 마시오. (중략) 이 시각 이전에나 이 시각 이후에나 영원히 살아 있는 것은 우리의 신뿐이며, 설령 아무도 느끼지 못하더라도 그 고독한 신성(神聖)은 언제나 당신들의 머리 위에서 빛날 것이오…….”
어둡고 외로운 것 중에 아름다움이 있다. 고통 속에서 꾸는 꿈이야말로 진실한 현실이다. 우리의 삶은 쉽사리 진리를 내보이는 법이 없다. 그렇기에 책 말미 조동팔의 대사처럼 우리가 지금 갈구하는 소망이 혼돈의 늪을 빠져나와 언젠가 구현될 수 있음을 끝까지 믿어야 하지 않을까…….
90년대 이후 정치 이념의 조류에 휩쓸린 그 소설가에게 실망한 사람도 있었다. 그가 밝힌 가치관을 구시대적이라며 비판하는 사람도 많이 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우리 현대 문학계가 낳은 최고의 대중적 작가이다.
청소년이 읽을 만한 책을 추천해달라는 원고 청탁을 받고 처음에 무지 고민했다. 나와 한 세대 차이가 나는 청년들에게 어떤 책을 소개할까? 혹시 잘못 소개해서 된통 욕먹지나 않을까? 아무도 그러지 않을 텐데 나 혼자 괜한 걱정에 잠겨 방구석에서 몇 시간을 끙끙거렸다.
대한민국 문학은 좀 가벼워져야 하고, 만화는 더 무거워져야 한다. 이게 우리나라 출판문화에 대한 내 평소 지론이면서, 독자로서의 바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청년들에게 그리 쉽고 빨리 다가오지 않는 다소 관념적인 소설을 소개하는 이유는 이러하다.
인터넷 소설류도 우리시대에 필요하고 가치가 있다. 그렇지만 심오한 주제와 유려한 문장으로 구성된 작품이 창작 공부의 기초여야 한다. 아무리 문학이 가벼운 재미와 감각적인 쪽으로 변해가도 소설가는 인간과 세상의 근원적 질문에서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므로 작가를 꿈꾸는 우리 문청(文靑)에게 나는 이문열의 소설 『사람의 아들』을 권하고 싶다.




이호석(소설가)


1968년 부산 출생.
2014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 「섬 속의 그 길」 당선



《글틴 웹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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