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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틴 생활글 모음 출간 기념 인터뷰]십대, 안녕-청소년 우리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 작성일 2015-11-15
  • 조회수 1,021


「글틴 생활글 모음 출간 기념 인터뷰」



십대, 안녕-청소년 우리들이 살아가는 이야기




십대-2


글쓰는 십대들의 진솔한 기록지 『십대, 안녕』. 보리출판사에서 발간된 이 책은 온라인 청소년 문학 사이트 글틴의 생활글 모음집이자, 10주년을 맞은 글틴의 타임캡슐이다. 현재 글틴에서 3기 학생기자로 활동하는 이상학, 박준영이 글틴 10주년 행사를 하루 앞둔 9월 5일 토요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청소년문화연대 ‘킥킥’에서 십대, 안녕 낭독회 준비로 한창인 관계자들을 만났다. ‘십대, 안녕’을 만든 편집자, 생활글 게시판 선생님, 필자 미랑, 비기닝, 키로 등과 책 뒷얘기를 함께 나눴다.



* ‘십대, 안녕’이란?

글틴에서 진행한 연중온라인글쓰기대축제 생활글 응모작 수천 편 중 19편을 수록한 책.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생활글 게시판에 올렸던 당시 그대로 재가공 없이 1차 느낌을 살렸다. ‘생활글 게시판 선생님’ 김영근(구름빵), 청소년문화연대 ‘킥킥’ 등이 기획하고 보리 출판사가 2015년 6월 1일 발간했다.
책에 실린 글들은 글틴 사이트에 온라인글쓰기대축제가 열리면서 자유게시판, 옛살라비들, 월장원 인터뷰 등이 자연스레 만들어지고 활성화되던 가운데 게시판에 축적된 글 중 일부다. 글틴은 글에 대한 애정이 강하거나, 문예창작과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게시판에서 자신이 쓴 글과 감상평을 함께 나눴던 곳이다. 비슷한 성향의 친구를 만나고, 글쓰기 학원 대신 글공부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도 알려졌다. 최신 작가들의 시집이나 소설을 부지런히 읽는 청소년 독자들이 많이 모였고, 글을 꾸준히 쓰는 십대들의 모임 공간이 되기도 했다. 글틴에서 출발해 다른 쪽으로 뻗어가, 문학 관련 모임들도 만들어졌다. 글틴에는 글을 쓰고 외로움을 풀거나, 상처를 받고 떠나는 등 십대들이 머물렀던 여럿 흔적들이 남아 있다.
2015년은 글틴이 생긴 지 10주년이 된 해로, 대학로 예술가의 집에서 공식 동창회이자, ‘십대, 안녕’ 낭독회가 열렸다.



* 글틴 기자단의 십대, 안녕 한줄 평

“청소년이 쓰는 산문 자체에 회의감을 갖고 있어 사실 발톱의 때만큼도 기대를 안했는데, 생각 외로 마음 불편한 이야기들과 담백한 문장들이 눈에서 땀내 나게 했다”
“(민망하고 부끄러워) ‘이불킥’할 내용일지 모르겠지만 딱 10대의 느낌이 들어 좋았다”
“나도 모르게 공감하고 있단 사실이 아직 10대의 감성인 듯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선입견 없이 술술 읽을 수 있어 좋았다”
“단정하게 교복을 차려입은 소년·소녀의 다소곳한 모습을 보는 느낌”
“같은 십대들의 이야기를 여러 관점에서 접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 참가자: 이상학(글틴 기자), 박준영(글틴 기자), 미랑(필자), 비기닝(필자), 키로(필자), 김영근(글틴 생활글 게시판 전 운영자), 이경희(보리출판사 편집자)



○ 어느 날, 글틴에서 퍼올린 10대들의 속내, ‘십대, 안녕’

글틴 기자단 : 이경희 편집자님. 먼저 ‘십대, 안녕’이 나오게 된 계기, 말씀 부탁드립니다.
십대, 안녕 편집자 : 보리 출판사가 어린이 책으로 많이 알려져 있고 보리 시리즈가 있긴 한데, 예전 청소년들 얘기는 있어도 지금 청소년 얘기는 없었어요. 90년대 10대들이 쓴 글이나 시 책은 있어요. 요새 청소년들이 볼 만한 책이 없을까? 더 많은 청소년 책을 기획하고 펴내야지 하다가, 킥킥과 회의도 같이 하면서 글틴은 청소년들이 직접 쓴 글이 있으니 그런 글들을 펴내면 좋겠다고 기획을 하게 됐어요. 글틴 글들이 너무 많아서 김영근 선생님이 여러 글 중 일부를 제공해 주셨고, 추리고 추려서 작업을 하게 됐어요. 이 책에 실린 글이 19편인데, 연락이 된 필자들만의 글이에요. 연락이 안 된 분들도 있어요. 연락이 됐으면 그분들 글도 실을 수 있었을 텐데, (누락되어) 아까운 글들이 있죠.


글틴 기자단 : 이경희 편집자님. 책 만들며 어려웠던 점이 있나요?
십대, 안녕! 편집자 : 연락이 힘들었죠. 필자들 계약서 작성하는 것도 서너 달이 걸렸어요. 요새는 스팸 전화가 많으니깐, 사람들이 전화를 안 받기도 하죠. 제가 전화하고 그런 걸 잘하는 성격이 아니에요. 원고는 다 나와 있었기 때문에, 필자와 연락하고 소통하는 과정이 필요했어요.


글틴 기자단 : 글틴 책, 섭외 전화를 받았을 때 어땠나요?
필자 비기닝 : 처음 출판사에서 연락 주셨을 땐, 무슨 글인지 기억이 안 나는 거예요. 중고등학교 때 글을 굉장히 많이 썼는데, 대학 들어가고 바빠서 잘 안 쓰게 됐어요. 글틴 글을 다시 보니까 감회가 새롭고 신기하더라고요.
필자 미랑 : 저도 다른 게시판에 글을 많이 썼는데, 상은 지금 실린 글이 받았어요. 마음에 드는 글은 아니었어요. 글을 쓰고 책을 내고 싶은데, 제가 생각한 루트가 아니라 소가 뒷걸음치다 밟혀버리니까, 책이 나오는 것에 대해 겁이 없어졌다고 해야 하나, 편하게 생각한 계기가 됐던 거 같아요. 전 글틴이 10대 후반 삶의 부분을 차지했고, 개인적 특성상 그 시기에 글틴을 빼놓고 보면 아무 것도 없었다고 할 만큼 허무하게 보낸 시기였어요. 책이 나온단 얘기를 처음 듣고는 그 시기가 허무하지 않았구나, 가치가 있었구나, 느끼게 돼서 새삼 좋았던 시간이었어요.
필자 키로 : 저도 (전화 받고) 그런 글을 썼었지, 생각났어요. 그때 받은 엠피쓰리 상품 받았던 것도 생각이 나서 다시 가서 읽어봤는데, 글이 부끄러운 거예요. 퇴고할 기회도 안 주셨잖아요? (웃음) 다시 고치고 싶은데 그런 과정도 없고 닉네임이나 필명도 그대로 들어가게 돼서, 걱정됐어요. 책이 나와도 될까 싶었는데, 책으로 나온 걸 보니 신기했어요. 전 책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는데, 내가 계약서를 받고 보니까 신기한 거예요.
(글틴 사이트 글들은 필자들이 썼다 지우는 일이 많아서, 2007년부터 입상한 작품에 한해선 지울 수 없도록 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글쓴이들 의사와는 관계없이 보존된 글들이 있다.)


글틴 기자단 : 닉네임은 어떻게 지었나요?
필자 비기닝 : 저는 기억은 안 나는데, 이런 닉네임은 아무거나 주변에 있는 걸로 쓰는데요. 아무래도 영화가 있어서 썼던 거 같아요.
필자 미랑 : ‘아름다운 남자’란 뜻인데, 이 닉네임을 쓸 당시에 여성적인 것, 비폭력적이고 섬세한 것에 대한 동경이 있어서 썼어요. 우아한 느낌들이 좋았어요. 지금은 남성적인 것이 더해졌죠.
필자 키로 : 저는 일본어 단어를 줄인 거예요. 풀네임은 키로 유키(노란색 눈)인데, 줄여서 키로가 됐어요. 저는 아직 쓰는 닉네임이라서, 부끄러웠어요.
(비기닝과 미랑은 현재 쓰는 닉네임이 아니다.)



○ 과거와 지금의 나


글틴 기자단 : ‘십대, 안녕’에 수록된 글을 쓸 때와 지금의 ‘나’는 어떻게 달라졌나요?
필자 키로 : 저는 똑같은 거 같아요. 단어 선택이나 생각하는 방식이 똑같아서 소름이 끼치고, 같은 문장이 계속 보이는 거예요.
필자 미랑 : 저는 정확히 8년 전일 텐데, 어떤 기질이나 성향 자체는 지금 변하지 않았지만 그걸 둘러싼 많은 일들이 변한 거 같아요. 이번에 낭독 준비하면서 제 글을 다시 읽게 됐는데, 그때는 혼자서 생각하고 세상에 독백하는 기질이 드러났는데, 지금은 제 생각에 대해 다른 사람의 생각을 합쳐서 새로운 이야기를 쫓아가려는 기질이 있어요. 실제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데 관심이 생긴 거 같아서, 많이 달라지지 않았나 싶어요.
필자 비기닝 : 저도 좀 달라진 거 같긴 해요. 제가 쓴 이야기가 고등학교 처음 들어갈 때 공부에 대한 것인데, 결국 대학을 가고 과도 부모님이 가라는 과를 갔어요. 제가 하고 싶은 대로 안 하고 있는 거 같아요. 제 동생한테 또 이런 말을 하고 있더라고요. 공부하라고. 제가 그렇게 된 거 같아요.


글틴 기자단 : 지금은 다들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필자 미랑 : 저는 사회적 기업 ‘오픈컬리지’라는 교육플랫폼에서 교육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데요. 간략히 설명하면, 수많은 강의, 워크숍, 프로젝트들이 다 개별적으로 있는데, 멤버십 비용을 내면 그 안에 존재하는 모든 가치를 나누거나 만들 수 있어요. 그 시스템 안에서 움직이고 있고, 직원으로 일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프로젝트를 만들어 나누거나 필요한 사람들을 만나 쫓아나가고 쌓아가는 일을 하고 있어요. ‘어떻게 하면 좀 더 매력적이고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을까?’, ‘사람들을 어떻게 깨워줄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살다보니까, 나 혼자 질문하고 답을 찾기보다 같이 대답을 찾아가려는 태도로 자연스럽게 변화가 생긴 거 같아요.
최근에는 그리스로마신화로 워크숍을 하고 있어요. 예를 들자면 여름 궁수자리가 있는데, 궁수자리는 켄타우로스족의 케이론, 불사의 존재예요. 케이론은 실수로 독화살을 맞고 프로메테우스에게 불사를 양보하고 궁수자리로 하늘로 올라가게 돼요. 그런 이야기들을 감성적으로 풀어내죠. 겨울철 별자리를 할 때는 제가 다 풀었는데, 여름은 ‘당신의 워크숍을 준비해 와라’ 해서 사람마다 다른 키워드를 하나씩 뽑고 고민하는 주제들을 얘기해요. 이건 제가 하는 일 중에 낭만적인 것에 속하는 거고, 사람들을 모아 만들어나가는 것이죠. 글에서 대화로 옮겨간 것이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얘기하는 거예요.
모든 사람이 한 번의 워크숍을 하는데, 궁수자리를 했던 어떤 분은 실제로 죽음에 대한 얘기를 하고, 죽음을 안 좋은 것으로 바라봐야 할 것이냐, 인간적인 것이나 미학을 더해줄 것인가, 토론을 하는 자리를 가졌어요. 그런 식으로 진행이 됐고, 죽기 전에 자기를 완성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죠.
(‘오픈컬리지’를 웹에서 검색하면 워크숍 프로그램들을 살펴볼 수 있다.)
필자 키로 : 저는 출판사에 다니는, 2년차 직원이에요. 글을 쓰는 걸 좋아하는데 많이 안 쓰는 편이에요. 어렸을 때 작가가 될 거라고 얘기했지만 내가 갈 길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출판사 직원이 좋아 보이고 글을 쓸 수 있는 직업이라서, 출판사에서 일을 하고 있어요. ‘십대, 안녕’같은, 이런 책을 만들고 싶어요. 글감과 텍스트가 많은 책을 하고 싶지만, 지금은 실용서를 하고 있고요. 요리책, 건강책, 운동책, 여행책 등을 많이 했어요. 제가 다니는 출판사는 아동 출판사예요. 제가 속한 팀만 실용서를 하는데, 저도 곧 아동 쪽으로 들어가서 워크북이나 완구에 결합된 책을 만들게 될 거 같아요. 글 쓰고 싶은 욕구가 출판사에서 충족이 안 되니깐, 문화예술웹진에서도 일을 하고 있어요.
필자 비기닝 : 저는 그냥 대학생이에요. 동국대학교에서 광고홍보학과 다니고 있고, 문창과 복수전공하고요. 제 꿈은 광고홍보 쪽이고, 광고일도 하면서 글도 쓰는 게 뭘까 하다, 카피라이터를 준비하고 있어요.



○ 청소년들의 진짜 이야기, ‘십대, 안녕’


글틴 기자단 : ‘십대, 안녕’ 같은 책이 또 나올까요?
십대, 안녕 편집자 : 기획을 하고 있는데, 다른 출판사들도 청소년 문학에 대한 책을 많이 하고 있어서 종이 낭비 할 일은 없을 거 같고, 우리 출판사에서 잘할 수 있는 것들을 하려고 해요. 청소년들이 직접 쓴 글이나 시를 20년 전에 냈기 때문에, 그 특색을 살리며 하고 싶어요. 이번에 글틴의 좋은 원고를 모아 책으로 만들게 됐는데, 앞으로도 청소년들 글을 모아서, 지금 현재를 사는 청소년 목소리가 담겨 있는 책을 만들고 싶어요. 어디서 받아야 할지 그게 좀 부족하고 어려워요. 이런 책들을 독자들이 잘 안 읽잖아요? 같이 공감하고 읽어주고, 책이 핵심적으로 팔려야 되는데, 판매나 글을 확보하는 문제가 어렵죠. ‘십대 안녕’도 흔쾌히 진행된 건 아니고, ‘과연 누가 읽겠느냐?’ 하는 것도 판단하기 어려워서 1년 정도 끌었어요. 출판할 때 읽다보니 글에 애정이 생겼어요. ‘십대, 안녕’의 글들은 십대들이 진짜 답답해서 쓴 이야기들이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썼기 때문에 의미가 있어요.


글틴 기자단 : 김영근 선생님, 기억에 남아 있는, 생활글의 다른 필자가 있나요?
생활글 게시판 선생님 : 있죠. 너무 많은 글을 읽다보면 몽롱해지는 것도 있지만, 그 중에서도 첫 1년 했을 때 OO라는 친구가 기억이 나요. 이 친구가 글을 굉장히 잘 써서 관심을 가졌어요. 얘가 과연 몇 살일까 의구심이 들 정도로 또래 같지 않았고, 올리는 글마다 상을 많이 탔어요. 그러다가 이 친구의 한계가 보였는데, 그게 뭔가 하면 패턴이 유지가 되는 거예요. 글을 보는 입장에서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가 돼야 하는데 패턴에 머물러 있으니깐, 얘한테 좋은 말은 필요 없겠다 싶어서 냉철하게 얘기해줬는데, 사실 그걸 그 친구가 못 받아들인 거 같아요. 기대치가 있으니까 이 정도 조언은 감당할 수 있겠지 했는데, 안 됐던 거죠. 착한아이 콤플렉스에 갇혀 있지 않았나 싶어요. 그 후로도 ‘상처를 받았던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어느 순간 글을 안 썼어요. 지금 궁금해요. 그 친구는 어느 정도 열정이 있었느냐면, 공부하면서 글 쓰는 게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밤에 잠도 자지 않고, 부모님 주무실 때 컴퓨터로 글 쓰던 친구였어요. 지금쯤 뭘 할까, 궁금한 이는 그 친구예요.


글틴 기자단 : 필자들은 또 이런 기회가 생긴다면, 책을 내고 싶은가요?
필자 비기닝 : 생활글은 2편 정도밖에 안 쓰고 나머지는 소설 썼는데, 기회가 되면 또 내면 좋지만, 그때 글이 좋다 할 순 없는 거 같아요. 이제 읽어보니까 미사여구도 엄청 많고요.
필자 미랑 : 표현들이 부끄러워요. 생각이 부끄럽진 않고, 지금 경탄하고 따라가지 못한 게 과거에 많은 거 같은데, 표현이 유치하고 나약하고, 그런 단어들이 보이고요. 10대 때 저한테 드러난 스타일인데, ‘깨달았다’란 표현을 많이 썼어요. 텍스트 사이에 넣어야 하는데, 곧이곧대로 보여주려고 하는 게 드러나서 부끄러웠어요.


글틴 기자단 : 주변에 ‘십대, 안녕’ 책을 사라고 권했나요?
필자 비기닝 : 찾아볼까봐, 여기저기 말은 안 했어요. 4~5년 전 쓴 거라 친구들이 평생 놀릴 거 같아서, 책이 나온다는 말은 하고 제목도 말했지만, 제가 그 (필진들) 중에 누군지 모를 거 같아요.
필자 미랑 : 다 비슷한 생각일 텐데, 책은 자랑하고 싶은데 글은 보여주고 싶지 않았어요. 7년 전의 글이니깐 많이 부끄러웠어요. 가까운 사람들에게만 말하고 축하나 칭찬보다는, 10대 후반 힘든 걸 알아서 그 시간에 대해서 대답을 들었구나, 위로를 받았던 거 같아요.
필자 키로 : 제가 쓴 글은 9년 전 글인데, 저는 자랑 많이 했고요. 서점에서 사봤어요. 10대 아는 동생이 읽어보더니, 자기 얘기 같아 좋다고 하더라고요. 정작 엄마, 아빠는 책으로 보라고 하고 안 보여드렸어요. 10대 동생들은 공감하는데, 제 친구들이 보면 이게 뭐냐고, 그랬던 거 같아요.
십대, 안녕 편집자 : 출판사를 통해 책 세 권, 다섯 권, 사 가신 분 있습니다.
글틴 기자단 : 출판사를 통해 사면 할인 해주나요?
보리 담당자 : 저자 할인이 있습니다.
글틴 기자단 : 처음에 기대를 되게 안 하고 읽었는데, 생각보다 글이 너무 좋은 거예요. 용기 자체가 질을 높일 수 있구나 생각했고, 다음에도 꼭 내주셨으면 좋겠어요. 주변에 도서관이 있으면 국립도서관, 시청도서관 등 희망 도서로 신청할 수 있어요. 전국 모든 도서관에 희망신청을 하면, 어찌됐든 200권 정도는 팔 수 있을 거 같아요. 배너 광고도 올라왔으면 좋겠어요.



○ 두루두루 여러 글을 다 쓰게 될, 글틴 필자들


글틴 기자단 : 이젠 기록을 어떻게 하나요? 자기만의 기록 방법이 있는지 알려주세요.
필자 비기닝 : 저는 핸드폰 초기화돼서 ‘단톡방’ (모두 나가고 혼자 남으면 메모장으로 쓰는 것)에 일기처럼 쓰거든요.
필자 미랑 : 어느 순간부터, 10대 이후로 글을 멀리했던 거 같아요. 저는 표현보다 생각, 관념들을 중요시하게 생각했던 사람이고, 그러다보니깐 그걸 표현하는 방법보단 관념 자체에 관심을 갖게 돼서요. 문장을 입고 있는 게 불편하게 보이기 시작하고, 제가 가진 관념을 좀 더 순수한 언어로 설명하려 하고 과학적으로 바라보려는 시도를 해왔어요. 표현보다는,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한 언어로 글쓰기를 해왔던 거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충동이 들 때가 있는데, 블로그를 썼다 하면 10~20장 썼어요. 지금은 긴 글과 멀어지면서 가급적 함축적인 형태로 시 같지 않은 시, 10~20줄로 담으려고 해요.
필자 키로 : 전 글에 대한 거부감은 아직 없는 거 같아요. 블로그나 트위터를 하기도 해요. 문화웹진 동아리를 하고 있어서, 회사에서 퇴근하고 가끔 기사를 쓰고 있어요. 사람들이 지겹지 않느냐고 왜 또 거기서 교정을 보고 있느냐고 해요. 기사를 제외하면, 진지한 글은 없는 거 같아요.
필자 미랑 : 저는 의미 있는 대화들을 녹음해서 대화들을 만들어요. 예전에는 대화를 하고 글을 썼는데, 지금은 날 것 그대로의 대화를 남기고 따로 감상을 남겨요. 원본은 남기는 게 좋더라고요. 텍스트로 쓸 때도 있고요.


글틴 기자단 : 마지막으로 필자들의 향후 글쓰기 계획에 대해 말해주세요.
필자 비기닝 : 저는 이번 학기에 소설 창작 수업을 들어요. 바쁘다는 핑계로 안 쓰게 되는데, 이번 학기 목표는 100매짜리 단편소설을 한 편 쓰는 거예요.
필자 키로 : 저는 일단 글을 써보고 싶은 것이니 콩트나 짧은 글들을 계속 쓰고, 궁극적으로는 정말 제 책을 내보고 싶긴 해요. 생활글은 블로그에 쓰고 있으니깐, 소설을 쓰고 싶어요.
필자 미랑 : 저는 시를 쓰고 싶어요. 소설은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고, 결과적으로 저의 모든 글쓰기가 제가 가지고 있는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남기기 위한 방편이에요. 다른 사람이 느끼지 않은 감성의 어떤 지점에 발을 내디뎠다면, 기록해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문학적으로나 예술적으로 가치 있는 작업이 되기보단 누군가의 태도를 바꿀 수 있는 글쓰기도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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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웹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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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2022-10-01
너와 나의 알싸한 세계

너와 나의 알싸한 세계 백온유, 『페퍼민트』(창비, 2022) 김젬마 재난이 남긴 것들 백온유의 『페퍼민트』는 준비 없는 재난 앞에 닥친 기약 없는 기다림과 불투명해진 미래를 견디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소설은 ‘프록시모 바이러스’ 후유증으로 식물인간이 된 엄마를 돌보는 ‘시안’과, 슈퍼 전파자라는 낙인으로 두려움과 불안함을 안고 사는 ‘해원’의 이야기가 교차된다. 전염병이 발생하기 전까지만 해도 시안과 해원은 가족처럼 가까운 사이였지만, 바이러스가 삶에 침투하자 이들의 평범한 일상과 관계에 균열이 생긴다. 식물인간이 된 엄마의 세계가 멈추고 자신의 미래까지 멈춰버린 시안은 돌봄 노동을 수행하느라 정작 자신의 세계여야 할 학교와는 단절된 삶을 살아간다. 그저 자신의 하루를 견디고 버티며 사는 것 외에는 그 어떤 희망이나 미래를 품을 수 없는 고단한 삶 속에 놓여 있는 시안의 일상은 위태롭고 무력할 뿐이다. 엄마가 깨어날 거라는 희망보다 엄마의 죽음을 기다리는 것에 익숙해진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엄마를 누구보다 꼼꼼하고 세심하게 돌보지만 결국 모든 정성과 노력들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들에 지쳐 있다. 한편 슈퍼 전파자라는 무차별 공격으로 인한 불안함에 시달린 나머지 자신의 이름을 ‘지원’으로 개명하고, 이사와 전학을 선택한 해원은 자신의 과거를 감추고 마치 바이러스가 자신의 삶에 없었던 것처럼 평범하게 살아간다. 가족만큼이나 끈끈했던 두 사람은 우연한 계기로 6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지만 이들의 공백은 쉽게 메워지지 않는다. 이 공백은 두 사람의 잃어버린 시간과 멀어진 마음의 거리만큼 복잡하고 난해한 감정들을 담고 있다. 그렇게 다시 만난 시안과 해원은 서로에게 불편함을 느낀다. 시안은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는 해원을 보며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그동안 자신을 짓눌러 왔던 감정의 화살을 해원에게 돌린다. 해원은 유일하게 자신의 과거를 아는 시안의 등장이 당혹스럽기만 하고 지난 시간을 들추는 것 같아 불편하다. 희망 없는 현실을 견디고 있는 시안과 과거로부터 도망쳐 평범한 삶을 꿈꾸는 해원, 이 두 사람은 다시 연결될 수 있을까? 고여 있는 삶 재난을 준비할 시간도 없이 엄마와 이별을 한 시안은 식물을 돌보듯 엄마를 간병한다. 엄마의 존엄성을 지키는 것은 엄마가 썩지 않도록 기저귀를 자주 갈아 주는 것뿐이지만, 시안은 엄마의 미각을 깨우는 데 도움이 될까 싶어 엄마가 좋아하던 페퍼민트 차를 매일 우려 입에 적셔 준다. 시안은 매일 같이 차를 우리며 어린 시절을 회상할 뿐 아니라, 절망과 무력함으로 점철된 일상에 작은 희망을 품으며 나름의 의식을 행하고 있다. 엄마는 고여 있는 것 같다가도 우리 삶으로 자꾸 흘러넘친다. 우리는 이렇게 축축해지고 한번 젖으면 좀처럼 마르지 않는다. 우리는 햇볕과 바람을 제때 받지 못해서 냄새가 나고 곰팡이가 필 것이다. 우리는 썩을 것이다.(98쪽) 시안이 오랜 간병 경험으로 얻은 것은 자신을 바라보는 연민의 시

  • 관리자
  • 2022-10-01
K-할머니의 이름은

[리뷰 - 청소년소설] 기존 〈글틴스페셜〉이 9월호부터 〈Part.g〉로 변경되었습니다. 〈Part.g〉는 청소년 대상의 성장소설은 물론 창작희곡과 그래픽노블까지 다양한 영역의 '작품'과 '리뷰'를 게재할 예정입니다. K-할머니의 이름은 유은실, 『순례 주택』(비룡소, 2021) 김젬마 불편한 것들에 대하여 동화나 청소년소설에서 노년 여성 캐릭터는 대개 죽음이라는 소재와 연관되거나 주인공에게 정서적인 위안을 주고 성장을 돕는 존재로 그려진다. 그들은 주로 돌봄 노동과 모성의 주체로 호명되다 보니 자신의 이름보다 누군가의 어머니 혹은 할머니로 불려 온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자신을 이런 방식으로 규정하는 호칭들에 매우 민감한 이가 있으니, 바로 『순례 주택』의 건물주 순례 씨다. 75세인 순례 씨는 어머니, 할머니, 사부인, 동거녀 등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타인과 가족 단위로 엮이는 호칭들을 불편해한다. 이러한 호칭들은 순례 씨의 다채로운 삶과 이력들을 괄호 칠 뿐 아니라 순례 씨의 바운더리를 침범하는 무례함을 담고 있다. 순례 씨는 사별한 남자친구의 손녀인 수림을 손녀가 아닌 최측근으로 호칭 정리하며 할머니와 손녀라는 전형적인 관계 방식에서 벗어난다. 그는 ‘순하고 예의바르다’의 순례(順禮)에서 남은 인생을 지구별을 여행하는 순례자의 마음으로 살기 위해 순례(巡禮)로 개명할 만큼 자신의 이름에 대한 애착과 소명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의 가족으로 소환될 뿐 정작 자신의 이름으로 불린 경험이 없는 ‘K-할머니’의 이름은 자신을 옭아매는 규범적인 호칭들을 하나씩 덜어내며 재정의 된다. 순례 씨는 호칭뿐만 아니라 물질과 돈을 필요 이상으로 소유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 때문에 필요 이상의 것들을 덜어내는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한다. 이산화탄소를 마구 배출하는 인간들과 쓰고 남는 돈, 썩지 않는 쓰레기가 인생 최대의 고민인 그는 푸짐하고 손 큰 할머니의 밥상이 아닌 노동력을 최소한으로 하는 간단하고 소박한 밥상을 차린다. 순례 씨는 정직하게 땀 흘려서 노동하는 삶을 추구하며 세상과 물질에 욕심 없는 다소 초월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그 누구보다 자기만의 경계가 매우 뚜렷한 인물이다. “월세 밀리는 건 참아도, 분리배출 제대로 안 하는 건 못 참”(80쪽)을 만큼 그는 순례 주택의 생활 수칙에 있어서만큼은 엄격하고 단호하다. 이렇게 순례 주택 입주민들은 공용 생활 수칙과 자신의 바운더리를 지키며 사는 것을 중요시하고, 무엇보다 이들은 “자기 힘으로 살아 보려고 애쓰는 사람들”(53쪽)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유은실의 『순례 주택』은 고정된 공간과 다양한 인물들의 대화를 중심으로 서사가 진행되며 기본적으로 순례 주택이라는 공동체의 복작거리는 삶을 그린다. 이는 사건이 인물과 장소의 활용도가 높고 이를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되는 시트콤의 형식과 비슷하다. 『순례 주택』은 등장인물의 이름, 나이, 직업, 특징 등을 세세하게 묘사하며 이

  • 관리자
  • 2022-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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