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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문장청소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 이야기글] 수제비

  • 작성일 2016-05-09
  • 조회수 1,835

[제11회 문장청소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 이야기글]



수제비



노송휘(노송휘)



1
어머니의 손은 푸르뎅뎅하게 부어올라 있었다. 벙어리장갑을 끼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부풀어 오른 만큼 손의 감각이 예민해졌는지, 어머니는 촉감 자체를 통증으로 느꼈다. 그래서 어머니는 항상 팔을 올리고 있었다. 잠을 잘 때는 고통을 줄여 주는 진통제에 매달려야 했다. 푸르뎅뎅하게 부어오른 손으로 어머니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하루 종일 앉아 TV를 보는 것이 어머니의 일과였다. 그마저도 채널을 돌릴 때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다. 어머니는 간단한 일조차 혼자 해내지 못했다.


동생은 이따금 발작을 했다. 발작이 처음 시작된 것은 어머니의 손이 부풀어 오르고 얼마 되지 않은 날이었다. 병원에서는 심리적 요인의 뇌전증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간질이었다. 그날부터 동생은 주기적으로 병원을 다녔고 처방받은 약을 꾸역꾸역 삼켜야 했다. 발작의 정도가 심하지는 않았지만, 동생이 발작을 시작하면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볼을 타고 흐르는 침을 닦아 주는 것 정도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였다.


빨래를 걷고, 다시 빨래를 널었다. 몇 년을 입어 물이 빠진 청바지를 널다가 문득 청바지가 어머니의 손과 퍽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희던 어머니의 손은 곰팡이가 피듯 갑작스럽게 푸르스름해졌다. 손을 제외한 어머니의 피부는 아직도 밝은 흰색이었다. 방금 뽑아낸 가래떡처럼 하얬다. 문득 고개를 돌려 어머니를 바라봤을 때, 어머니는 TV를 보며 웃고 있었다. 화가 났다. 남은 빨래들을 그대로 세탁기에 방치한 채 거실로 들어왔다. 어머니와 TV 사이를 홱 지나가면서 바닥에 발을 쿵쿵 찧었다.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웠다. 빨래가 꿉꿉한 냄새를 풍기며 부패하고 있을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


세 시간이 지나서야 방을 나왔다. 어머니는 소파 등받이에 기대어 잠들어 있었다. 손목을 허벅지에 걸쳐 손을 허공에 띄운 모습이었다. 축 늘어진 손이 포도송이 같았다. 간헐적으로 코고는 소리가 들렸다. 베란다를 통해 들어온 햇빛이 바닥에 바짝 엎드려 있었다. 시끄러운 TV를 껐다. 어머니가 손의 감각에 민감한 만큼 나는 소리에 민감했다. 코고는 소리마저 고요함에 훼방을 놓는 방해꾼 같았다.


거실에서 도망치듯 베란다로 나왔다. 아까 널지 못한 빨래를 널려고 했는데, 이미 빨래들은 건조대에 걸려 있었다. 푸르스름한 청바지의 끝자락은 바닥에 닿아 있었고, 수건들은 털지 않아 주름이 잡혀 있었다. 동생이 한 일이 분명했다. 동생은 빨래를 너는 것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제 겨우 일곱 살이야.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청바지만 다시 널고 수건들은 손대지 않았다. 힘들었다. 지쳐서 젖은 수건의 무게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걸려 있는 수건을 기어이 모두 떨어트릴 것만 같아서 엄두가 나지 않았다. 3시의 햇빛 아래서 빨래는 꾸준히 말라 갔다. 하지만 아직도 꿉꿉한 냄새가 빨래에 강하게 배어 있을 것만 같았다. 아주 깊게 배어서 웬만한 탈취제 한 통으로는 감당 못 할 만큼 악취를 풍길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는 여전히 코를 골고 있었다. 손이 부풀어 오른 후부터 어머니의 몸은 빠르게 살이 붙었다. 거기다 키도 작은 편이라 살이 붙은 과정이 눈에 보였다. 붉은색 소파에서 어머니가 앉는 부분만 움푹 들어가 있었다. 어머니가 앉아 있지 않을 때도, 누군가 앉아 있는 것처럼 짓눌려졌다. 차라리 어머니가 빨래처럼 햇빛 아래서 마른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기어이 건조대 위에서 말라 가는 어머니의 모습을 상상했다. 빨래들 대신 어머니가 건조대 위에 누워 있고, 건조대의 빈틈으로 살이 불쑥 튀어나와 있다. 어머니는 제 몸을 가누지 못하고 팔만 허우적거리다 이윽고 지쳐서 햇빛 아래서 말라 가겠지.


엄마.


내 부름에 어머니는 가늘게 눈을 떴다. 대답하려고 했던 건지 살짝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 어머니의 눈동자는 흐려 보였다.


저녁은 뭐로 할까요?


밥을 짓는 사람은 나지만 나는 항상 메뉴를 물었다. 어머니는 항상 아무거나, 하곤 했다. 그럼 나는 가까운 병원의 식단표를 검색해 그대로 밥을 지었다. 국을 제외하고는 항상 병원 식당의 반찬과 종류가 같았다. 동생은 편식이 심했지만 어머니의 손이 부어오르고 난 뒤부터는 군소리 없이 먹었다.


수제비가 먹고 싶다.


어머니가 말했다. 병원 식단표를 검색하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웹을 켠 순간이었다.


수제비?


그래, 수제비.


알겠어요. 수제비로 해요.


어머니가 메뉴를 정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당황스러웠지만 수제비가 그리 어려운 요리는 아니었기에 저녁은 수제비가 되었다.


2
기어이 따라 나오려는 동생을 집 안으로 밀어 넣었다. 짐만으로도 벅찼다. 장을 보면서 동생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동생이 시끄럽게 울어대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엘리베이터 숫자는 더디게 갱신되었다. 마침내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을 때, 서둘러 들어가서 연신 닫힘 버튼을 눌렀다. 엘리베이터에는 나 혼자였다. 엘리베이터가 작동하면서 웅웅 울리는 소리만 들렸다.


마트는 멀지 않았다. 걸을 때마다 주머니에 쑤셔 넣은 비닐봉지가 부스럭거렸다. 사이즈가 작은 신발이 발을 압박했지만 그런대로 신을 만했다.


들러붙는 동생을 떼어 두고 급하게 나오느라 뭘 사야 할지 생각하지 않았다. 완성된 수제비의 모습을 상상했지만, 하얀 국물에 둥둥 떠 있는 수제비의 모습만 보였다. 대충 기억나는 대로 흙이 그대로 묻어 있는 감자와 당근을 샀다. 좁은 슈퍼를 두 번이나 더 돌다가 양파 앞에 멈췄다. 양파도 방금 흙속에서 나온 듯 씻겨 있지 않았다. 양파를 하나 집어 들고 계산대로 향했다.
동생이 아직 울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엘리베이터는 금세 내려와 나를 태웠다. 문이 닫히고 생각보다 빠르게 올라갔다. 점점 높아지는 붉은 숫자들을 바라보다가 내려야 할 층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 복도에는 동생의 울음소리가 울리는 듯했다. 삐걱거리는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동생은 울고 있지 않았다.


3
동생은 반죽하는 일을 놀이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반죽은 곧 떨어져 나갈 피부처럼 동생의 손에 붙어 있었다. 동생은 그 손으로 다시 반죽을 주물렀다. 반죽의 모양이 두서없이 계속 변했다. 그사이 나는 당근과 감자를 썰었다. 큼지막하게 썰어서 도마 한쪽에 쌓아 두고 멸치로 육수를 냈다. 멸치 껍질이 육수 수면 위로 간간이 떠올랐다. 소금 간을 하고 감자와 당근을 넣었다.


양파 껍질을 벗겨내다가 수제비에는 양파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게 기억났다. 양파가 아니라 애호박을 샀어야 했다. 까던 양파를 들고 망연자실하게 서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동생을 보았다. 반죽은 여전히 동생의 손에서 시시각각 모양이 변해 갔다. 손때가 묻은 듯 조금 누래 보이기도 했다.


반죽을 발효시켜야 하던가. 언젠가 반죽을 발효시켜서 무언가 만든 기억이 있다. 그게 국수였는지 수제비였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냄비 뚜껑이 요란스럽게 들썩거렸다. 동생의 손에서 반죽을 뺏고 한 움큼씩 뜯어냈다. 동생은 못내 아쉬운지 손을 비벼 떨어진 부스러기들로 반죽을 만들었다. 누렇다 못해 약간 검게 변색된 반죽이었다.


언제부터인지 TV는 다시 켜져 있었다. 뉴스에서는 오전 동안 일어난 일들을 떠들어댔다. 잠깐 거실로 눈을 돌렸을 때 어머니는 늘어지게 하품을 하고 있었다. 이윽고 어머니는 동생을 불러 채널을 돌리게 했다. 개그 프로그램이 방영 중인 채널이었다.


들썩이는 냄비 뚜껑을 열고 야채들이 익었는지 확인했다. 감자와 당근은 반쯤 익었다. 양파는 비닐봉지에 싸서 냉장고에 넣었다. 애호박 대신 수제비에 들어간 것은 가지였다. 보랏빛으로 번들거리는 가지를 썰어서 쏟아 부었다. 가지는 빠르게 익었다. 어머니의 손처럼 푸르게 익어서 물컹거렸다.


5시가 조금 지났다. 아버지는 새벽에 나가서 항상 저녁때가 되면 돌아왔다. 지금 뜯어낸 반죽들을 넣으면 아버지가 돌아올 때쯤 적당히 익을 것 같았다. 이제야 수제비에 가지를 넣은 걸 후회했다. 뜯어져 나온 반죽들을 육수 속으로 쏟아 넣었다. 차가운 반죽이 들어간 육수의 수면이 조금 잠잠해졌다.


수제비가 다 익었지만 아버지는 돌아오지 않으셨다. 배가 고프다며 칭얼거리는 동생의 손을 씻기고 휴대폰을 쥐어주었다. 어머니는 여전히 TV 앞을 떠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실없는 개그에 그저 웃기만 했다. 나는 식탁에 앉아 어머니의 눈치를 보다가 방으로 돌아왔다. 적어도 아버지가 돌아올 때까지는 내가 할 일이 없었다. 동생은 휴대폰만 쥐어주면 금세 조용해지곤 했다. 어머니는 그게 썩 마음에 안 드는 것처럼 보였지만 내게 별다른 말을 하지는 않았다. 나는 어머니가 하루 종일 TV 앞에 붙어 있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지쳤다.


6시가 훌쩍 넘었다. 아버지는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다. 어머니는 TV 앞에서 움직이지 않았고, 동생은 휴대폰 배터리가 바닥나도록 게임을 했다. 나는 그사이 잠들어 있었다. TV 앞에서 어머니가 부르는 소리에 잠을 깼고, 깨자마자 휴대폰 배터리를 바꿔야 했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버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어머니는 우리끼리 먼저 먹자고 했다. 수제비는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


수제비를 덥히려는데 어머니가 미지근한 게 먹기 편하다며 그냥 내오라고 했다.


그래도 덥혀서 먹어야죠.


어머니가 곁눈질로 나를 쳐다보았다. 어머니의 눈동자는 여전히 흐릿했다. 그러곤 별다른 말없이 금세 TV로 시선을 돌렸다. 나는 가스레인지를 켜고 수제비가 뜨겁게 덥혀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양이 많아서 끓기까지 오래 걸릴 것 같았다.


동생은 금세 내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빼갔다. TV 소리와 동생이 하는 게임 소리가 겹쳐졌다. 소리는 집 구석구석으로 퍼져 소음이 되었다. 국자를 내려 두고 귀를 틀어막고 싶었다.


아버지는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다. 전화 한 통 하지 않았다. 다시 전화해 볼까 싶었지만, 휴대폰을 가지고 괜히 동생과 씨름하기 싫었다. 생각해 보면 아버지의 흔적이라곤 화장실의 칫솔뿐이었다. 그 칫솔만이 이 집에 어머니와 나, 동생뿐이 아니란 걸 증명할 수 있는 물건의 전부였다. 아버지의 옷가지는 당신의 방에 모두 붙들려 있었다.


아버지의 방. 중얼거려 보았지만 소음들에 막혀 들리지 않았다.


아버지는 어머니와 함께 방을 썼다. 동생과 나는 그곳에 들어갈 수 없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그곳을 숨기고 또 숨겼다. 항상 굳게 닫힌 문은 내 방의 문과 다를 바 없었지만 열 수 없을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방을 이 집과는 분리된 공간처럼 느꼈던 것이다. 그건 착각이었다. 내 눈으로 보지 못한 그 방을 우리 집이 아니라고 착각했던 것이다. 아버지는 우리 집에 살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시간이 막 일곱 시가 되었다. 생각해 보니 아버지는 항상 늦었다. 아버지는 항상 늦었고 우리는 항상 기다렸다.


아버지가 늦게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어머니의 손이 부풀어 올랐을 때였다. 어머니의 손이 푸르뎅뎅하게 부풀어 올랐던 그날, 아버지는 어머니의 손을 마주하고 담배를 두 대나 연달아 피웠다. 그러고는 다음날 늦게 돌아왔다. 날이 갈수록 점점 더 늦게……. 어쩌면 이제는 집으로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이상 이 집이 아버지의 집이 아니라는 그런 착각에 빠졌던 것이다. 정말 그렇다면 이제 이 집은 누구의 것이 되는 걸까. 나는 내심 이 집이 내 집이라 생각했다. 그래, 아버지가 안 계시다면 내 집이 될 수밖에 없는 집이었다. 푸르뎅뎅하게 부풀어 오른 어머니의 손이 시선에 들어왔다. 살이 붙어서인지 어머니의 손은 더 커진 것처럼 보였다.


어머니의 손이 부풀어 오르고 변하지 않은 것은 동생뿐이었다. 동생의 삶만은 전혀 달라진 게 없었다. 유치원에 갔고 돌아오면 놀았다. 가끔 시키지도 않은 일을 했고 칭찬을 들었다. 내 휴대폰을 좋아했으며 자신의 물건처럼 가져갔다. 동생은 여전히 휴대폰 게임을 하고 있었다. 휴대폰에서 나오는 소리가 어찌나 큰지 부엌에서는 TV 소리가 안 들렸다. 동생이 다리를 까닥거리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수제비가 끓기 시작했다. 거품으로 수면이 일그러지고 가지와 당근이 떠올랐다. 동생에게 접이식 밥상을 펴도록 시키고 가스레인지를 껐다. 연기가 올라왔다. 큰 그릇에 수제비를 퍼 올렸다. 가지가 유난히도 눈에 띄었다. 오랫동안 끓여진 가지는 금방이라도 힘을 잃고 액체처럼 흘러내릴 것 같았다. 국물이 보랏빛으로 물든 것 같기도 했다. 세 그릇 푸자 냄비가 바닥을 보였다. 아버지가 먹기엔 모자라 보여 내 그릇에서 조금 옮겨 담았다.


동생에게 반찬을 꺼내오라 시키고 그릇들을 옮겼다. 걸음을 뗄 때마다 국물이 출렁거렸다. 조심스럽게 걸어가는데, 동생이 던져 둔 휴대폰을 밟을 뻔했다. 잔소리를 하려다가 그만두었다. 마침내 그릇 세 개를 모두 옮겼다. 둥그런 탁자에 반찬과 그릇들이 겨우 버티고 있었다. 어머니는 어느새 탁자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어쩌면 제일 변한 것은 동생일지도 몰랐다. 간질이 생겨 이따금 발작을 했고 입속으로 꾸역꾸역 약을 밀어 넣었다. 병원을 다녔고 유치원에서 따돌림을 당할지도 몰랐다. 선생님의 과보호 아래 생활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동생이 어머니 옆에 앉았다. 동생은 당근을 골라내고 있었다. 칭얼거리지만 않을 뿐 편식은 그대로였다. 어머니는 동생이 당근을 골라내는 것을 지켜만 보았다.


먹자. 어머니가 말했다.


어머니의 숟가락을 집어 들고 어머니의 수제비를 하나 펐다. 식혀서 벌리고 있는 어머니의 입속으로 숟가락을 밀어 넣었다. 그래도 뜨거웠는지 어머니는 고개를 들고 연신 입으로 바람을 불었다. 그사이 나도 수제비를 하나 먹었다.


이게 뭐냐.


어머니는 이제야 가지를 발견했는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푸르뎅뎅한 어머니의 손과 가지가 한눈에 들어왔다. 나는 가지요, 하고 대답했다.


그러니까, 가지가 왜 수제비에 들어가 있냐고.


호박이 없어서 대신 넣었어요


내 대답에 어머니는 허, 하고 숨을 내뱉었다. 황당하다는 듯 나를 바라보다가 입을 벌렸다. 숟가락이 가지를 푸자 가지 말고, 했다. 가지를 다시 국물 속으로 집어넣고 번들거리는 수제비를 펐다. 식혀서 어머니의 입속으로 밀어 넣었다. 입술 사이로 국물이 나와 턱으로 흘렀다. 휴지로 닦고 내 가지를 퍼서 먹었다. 맛이 없었다.


복도를 울리는 발소리가 들리더니 아버지가 돌아왔다. 아버지는 외투를 벗고 곧바로 저녁을 찾았다. 좁은 탁자에 아버지 그릇까지 올리자 반찬 하나를 내려야 했다. 아버지는 수제비의 가지를 보시더니 무어라 중얼거렸지만 잘 들리지 않았다. 그러곤 어머니의 손을 바라보시는데,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지는 어머니의 손을 너무나도 닮아 있었다.


그렇게나 끓였는데 감자가 덜 익었다. 겉은 금세 으깨질 듯 보였지만, 속이 딱딱해서 씹기에 불편했다. 먹을 것이 수제비와 당근밖에 남지 않았다. 동생은 아직도 당근을 골라내고 있었다. 아버지는 게걸스럽게 수제비를 퍼먹었다. 아버지가 돌아온 일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앞으로 영영 돌아오지 않을 줄 알았던 아버지가, 내 앞에서 내가 한 음식을 먹는 일이 꿈만 같았다. 아버지의 턱까지 흘러내리려 하는 국물을 보고, 나도 모르게 휴지를 든 채 손을 뻗었다. 문득 깨닫고 손의 방향을 틀어 동생의 입을 닦아 주었다.


이 집은 아버지 집인가요. 나도 모르게 튀어나간 말이었다.


아버지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들은 사람처럼 멍하니 나를 바라보았다. 그러다 이윽고 그럼 내 집이지, 했다. 아버지의 숟가락에는 푸르뎅뎅한 가지가 놓여 있었다. 아버지는 커다랗게 입을 벌려 가지를 넣었다가 뱉어냈다. 끈적거리는 침이 가지와 함께 떨어졌다. 눈을 돌리고 어머니의 입속으로 수제비를 넣었다.


우리 집이 아니고요?


갑자기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냐! 아버지는 숟가락을 소리 나게 내려놓으며 말했다. 탁자가 흔들렸다. 동생은 화들짝 놀라 입속으로 집어넣던 수제비를 떨어트렸다. 수제비가 철퍽, 소리를 내며 묻어 있던 국물을 사방으로 튀겼다.


이 집은 우리 집이 아니라 아버지의 집인가요? 나는 다시 한 번 물었다. 아버지는 멍하니 나를 바라보다가 다시 숟가락을 집어 들었다. 나는 어머니의 입속으로 수제비를 밀어 넣고 아버지의 대답을 기다렸다. 대답을 해야 할 아버지의 입은 수제비만 우물우물 씹었다. 동생은 떨어트린 수제비를 휴지에 싸서 탁자 위로 올렸다. 나는 방금 내 입속으로 넣어 씹고 있는 게 가지란 걸 깨닫고 뱉어냈다. 휴지 위에 으깨진 가지가 떨어졌다. 가지는 여전히 형광등 아래서 보랏빛으로 반짝였다.


오로지 수제비만이 보랏빛이었다. 나는 슬쩍 아버지를 바라보다가 어머니에게 눈을 돌렸다. 어머니는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이윽고 입을 벌렸다.


아버지의 입은 여전히 수제비를 씹고 있었다. 그건 어머니의 입과 동생의 입도 마찬가지였다. 가지는 국물 밑바닥에서 올라오지를 못했다. 나는 내가 으깨 놓은 가지를 바라보다가 그릇에서 가지를 하나 펐다. 식탁 위에 올려 둔 어머니의 두 손을 바라보았다. 가지를 입속으로 밀어 넣었다. 천천히 씹었다.


어머니는 금세 입을 벌리고 있었다. 나는 가지를 씹으며 어머니의 입속으로 수제비를 밀어 넣어야 했다.


엄마, 엄마는 이 집이 누구 집이라 생각해요? 어머니는 수제비를 씹으며 가만히 나를 바라보았다. 아버지는 이제 숟가락을 식탁 위로 던지며 소리 질렀다.


네가 드디어 미쳤구나.


아버지.


그래, 어디 더 해봐라.


가지도 드세요.


아버지는 망연자실해서 나를 바라보았다.


이놈이 드디어 미친 거야.


아버지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이윽고 외투를 챙겨 입고 집을 나갔다. 어머니는 아버지와 나를 번갈아 쳐다보다가, 아버지가 나간 후 멍하니 내게 시선을 고정했다. 나는 어머니의 그릇에서 수제비 하나를 펐다.


왜 그랬니. 어머니가 물었다.


드세요.


어머니의 입 앞으로 숟가락을 들이밀며 말했다.


도대체 아버지에게 왜 그랬니.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숟가락을 들고 있는 손이 무거웠다.


아버지에게 왜…….


어머니는 내게 묻는 게 아니라 혼자 중얼거리는 것만 같았다. 숟가락을 든 내 손이 파르르 떨렸다.


어서 드세요.


끝내 어머니는 입을 벌리지 않았다. 난 어머니의 숟가락을 내려놓고 내 수제비를 퍼먹었다. 당근과 가지를 씹었다. 물컹거리는 식감이 역겨웠지만 몇 십 번이고 씹어 삼켰다. 갑작스레 동생의 발이 탁자를 강하게 밀었다. 중얼거리던 어머니는 화들짝 놀라며 동생을 바라보았다. 동생의 발작이 시작된 것이었다. 나는 서둘러 동생의 입속으로 손을 집어넣고 수제비를 끄집어냈다. 끈적한 침이 손에 묻어 왔다. 수제비에는 동생의 어금니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동생의 입에 남은 음식 찌꺼기들을 긁어 꺼냈다. 동생의 눈이 반쯤 뒤집혀 있었다.


아버지에게 왜…….


어머니가 다시 중얼거렸다. 중얼거림은 방청객들의 웃음소리에 섞여서 들렸다. 누군가 속삭이는 것 같기도 했다. 동생의 볼을 타고 침이 흘렀다. 침을 닦아 주다 문득 아버지의 방문이 눈에 들어왔다. 항상 단단하게 방을 지켜 열리지 않을 것만 같던 문이 만만하게 느껴졌다. 문고리를 돌리고 밀면 가볍게 열릴, 내 방과 별다를 바 없는 문처럼 보였다. 사실이었다. 나는 홀린 듯 방문을 향해 걸어갔다. 어머니의 중얼거림이 멈췄다. 마침내 아버지의 방문을 열었고, 발을 내밀었다. 이윽고 몸 전체가 방 안으로 들어갔을 때, 고개를 돌려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어머니는 푸르뎅뎅하게 부푼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키고 있었다.



■ 수상소감

17살 때 쓴 글이라 생각치도 않았는데, 이렇게 상을 주셔서 감사하네요. 수제비 속 가지처럼 끈덕지게도 따라 붙습니다, 이 글은. 이제 잊을 때가 됐지요. 좋은 작별이라 생각하겠습니다.



노송휘노송휘 (필명 : 노송휘)
98년생.
이메일 : gkgkgkgo32@naver.com


《문장웹진 2016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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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문제 없음 고비읍 오른쪽에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입을 틀어막고 참아 보려는 듯하지만, 결국은 끕끕 새어 나오는 소리. 내 바로 왼편에 앉은 아이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손등으로 닦아내기 바빴다. 사방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려온 건 무대 위의 한 남자애가 울기 시작하고서부터였다. “부족한 저에게 이렇게 많은 사랑을 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드려요. 그 사랑 다 돌려드릴 수 있도록 더 노력할게요. 저를 사랑받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셔서 감사…….” 그 애는 울먹이느라 말을 다 끝내지 못했다. 누군가가 크게 그 애의 이름을 연호하자 팬들이 한목소리로 그 애의 이름을 외쳤다. “연홍아, 울지 마!” “연홍아, 사랑해! 더 많이 사랑할게!” “최연홍! 행복하자!” 반짝거리는 옷을 입고 예쁘게 화장을 하고 눈부신 조명을 받는 무대 위의 남자애를, 이미 많이 행복해 보이는 그 애를 팬들은 더 행복하게 만들어 주겠다고 했다. 나는 커다란 공연장 안을 둘러보았다. 2만 명이 앉아 있는 이 공연장 어딘가에 송리윤도 있었다. 다른 팬들처럼 송리윤도 그 애를 보고 울었을까. 더 사랑해 주겠다고 외쳤을까. 따로 연락도 한 적 없고, 밥 한 번 같이 먹은 적 없지만 그 애는 송리윤에게 사랑받았다. 아무 이유 없이. 아무 대가 없이. 세븐플래닛은 마지막 무대라면서 팬들에게 함께 부르자고 했다. 팬들은 노래 가사 전체를 다 알고 있는지 막힘없이 따라 불렀다. 3시간쯤 콘서트가 진행되는 동안 세븐플래닛이 불렀던 노래 대부분은 내가 전혀 알지 못하는 노래들이었다. 애초에 나는 세븐플래닛에 관심이 없었다. 멤버가 몇 명인지, 이름이 무엇인지도. 관심도 없는 세븐플래닛 콘서트 티켓을 산 건 오로지 송리윤 때문이었다. “여러분, 오늘 즐거웠나요?” “네!” “행복했나요?” “네!” “저희도 너무너무 즐겁고 행복했어요.” 멤버들은 돌아가면서 엔딩 멘트를 던졌다. 아까는 우느라 말을 끝까지 하지 못했던 최연홍이 이번에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세븐플래닛과 가디언이 함께한 지 벌써 5년이 됐어요. 이만하면 한 가족이나 다름없어요. 그러니까 우리 평생 서로 사랑하고 아껴 줘요. 알았죠?” 팬들은 큰 소리로 “네!” 하고 대답했다. 어딘가에서 송리윤도 같이 외치고 있을 것만 같았다. “뭐야? 할 말 있어?” 송리윤이 근처에서 쭈뼛대는 내게 물었다. “저기…….” “쉬는 시간 다 끝나 간다. 아까운 시간 잡아먹지 말고 빨리 좀 말해 줄래?” “나도 갔었어, 어제. 세븐플래닛 콘서트 말이야.” 혹시나 반가워해 주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송리윤의 얼굴을 흘끔 쳐다보았다. 하지만 송리윤의 표정은 변함없었다. 여느 때처럼

  • 관리자
  • 2022-10-01
너와 나의 알싸한 세계

너와 나의 알싸한 세계 백온유, 『페퍼민트』(창비, 2022) 김젬마 재난이 남긴 것들 백온유의 『페퍼민트』는 준비 없는 재난 앞에 닥친 기약 없는 기다림과 불투명해진 미래를 견디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소설은 ‘프록시모 바이러스’ 후유증으로 식물인간이 된 엄마를 돌보는 ‘시안’과, 슈퍼 전파자라는 낙인으로 두려움과 불안함을 안고 사는 ‘해원’의 이야기가 교차된다. 전염병이 발생하기 전까지만 해도 시안과 해원은 가족처럼 가까운 사이였지만, 바이러스가 삶에 침투하자 이들의 평범한 일상과 관계에 균열이 생긴다. 식물인간이 된 엄마의 세계가 멈추고 자신의 미래까지 멈춰버린 시안은 돌봄 노동을 수행하느라 정작 자신의 세계여야 할 학교와는 단절된 삶을 살아간다. 그저 자신의 하루를 견디고 버티며 사는 것 외에는 그 어떤 희망이나 미래를 품을 수 없는 고단한 삶 속에 놓여 있는 시안의 일상은 위태롭고 무력할 뿐이다. 엄마가 깨어날 거라는 희망보다 엄마의 죽음을 기다리는 것에 익숙해진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엄마를 누구보다 꼼꼼하고 세심하게 돌보지만 결국 모든 정성과 노력들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들에 지쳐 있다. 한편 슈퍼 전파자라는 무차별 공격으로 인한 불안함에 시달린 나머지 자신의 이름을 ‘지원’으로 개명하고, 이사와 전학을 선택한 해원은 자신의 과거를 감추고 마치 바이러스가 자신의 삶에 없었던 것처럼 평범하게 살아간다. 가족만큼이나 끈끈했던 두 사람은 우연한 계기로 6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지만 이들의 공백은 쉽게 메워지지 않는다. 이 공백은 두 사람의 잃어버린 시간과 멀어진 마음의 거리만큼 복잡하고 난해한 감정들을 담고 있다. 그렇게 다시 만난 시안과 해원은 서로에게 불편함을 느낀다. 시안은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는 해원을 보며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그동안 자신을 짓눌러 왔던 감정의 화살을 해원에게 돌린다. 해원은 유일하게 자신의 과거를 아는 시안의 등장이 당혹스럽기만 하고 지난 시간을 들추는 것 같아 불편하다. 희망 없는 현실을 견디고 있는 시안과 과거로부터 도망쳐 평범한 삶을 꿈꾸는 해원, 이 두 사람은 다시 연결될 수 있을까? 고여 있는 삶 재난을 준비할 시간도 없이 엄마와 이별을 한 시안은 식물을 돌보듯 엄마를 간병한다. 엄마의 존엄성을 지키는 것은 엄마가 썩지 않도록 기저귀를 자주 갈아 주는 것뿐이지만, 시안은 엄마의 미각을 깨우는 데 도움이 될까 싶어 엄마가 좋아하던 페퍼민트 차를 매일 우려 입에 적셔 준다. 시안은 매일 같이 차를 우리며 어린 시절을 회상할 뿐 아니라, 절망과 무력함으로 점철된 일상에 작은 희망을 품으며 나름의 의식을 행하고 있다. 엄마는 고여 있는 것 같다가도 우리 삶으로 자꾸 흘러넘친다. 우리는 이렇게 축축해지고 한번 젖으면 좀처럼 마르지 않는다. 우리는 햇볕과 바람을 제때 받지 못해서 냄새가 나고 곰팡이가 필 것이다. 우리는 썩을 것이다.(98쪽) 시안이 오랜 간병 경험으로 얻은 것은 자신을 바라보는 연민의 시

  • 관리자
  • 2022-10-01
K-할머니의 이름은

[리뷰 - 청소년소설] 기존 〈글틴스페셜〉이 9월호부터 〈Part.g〉로 변경되었습니다. 〈Part.g〉는 청소년 대상의 성장소설은 물론 창작희곡과 그래픽노블까지 다양한 영역의 '작품'과 '리뷰'를 게재할 예정입니다. K-할머니의 이름은 유은실, 『순례 주택』(비룡소, 2021) 김젬마 불편한 것들에 대하여 동화나 청소년소설에서 노년 여성 캐릭터는 대개 죽음이라는 소재와 연관되거나 주인공에게 정서적인 위안을 주고 성장을 돕는 존재로 그려진다. 그들은 주로 돌봄 노동과 모성의 주체로 호명되다 보니 자신의 이름보다 누군가의 어머니 혹은 할머니로 불려 온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자신을 이런 방식으로 규정하는 호칭들에 매우 민감한 이가 있으니, 바로 『순례 주택』의 건물주 순례 씨다. 75세인 순례 씨는 어머니, 할머니, 사부인, 동거녀 등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타인과 가족 단위로 엮이는 호칭들을 불편해한다. 이러한 호칭들은 순례 씨의 다채로운 삶과 이력들을 괄호 칠 뿐 아니라 순례 씨의 바운더리를 침범하는 무례함을 담고 있다. 순례 씨는 사별한 남자친구의 손녀인 수림을 손녀가 아닌 최측근으로 호칭 정리하며 할머니와 손녀라는 전형적인 관계 방식에서 벗어난다. 그는 ‘순하고 예의바르다’의 순례(順禮)에서 남은 인생을 지구별을 여행하는 순례자의 마음으로 살기 위해 순례(巡禮)로 개명할 만큼 자신의 이름에 대한 애착과 소명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의 가족으로 소환될 뿐 정작 자신의 이름으로 불린 경험이 없는 ‘K-할머니’의 이름은 자신을 옭아매는 규범적인 호칭들을 하나씩 덜어내며 재정의 된다. 순례 씨는 호칭뿐만 아니라 물질과 돈을 필요 이상으로 소유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 때문에 필요 이상의 것들을 덜어내는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한다. 이산화탄소를 마구 배출하는 인간들과 쓰고 남는 돈, 썩지 않는 쓰레기가 인생 최대의 고민인 그는 푸짐하고 손 큰 할머니의 밥상이 아닌 노동력을 최소한으로 하는 간단하고 소박한 밥상을 차린다. 순례 씨는 정직하게 땀 흘려서 노동하는 삶을 추구하며 세상과 물질에 욕심 없는 다소 초월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그 누구보다 자기만의 경계가 매우 뚜렷한 인물이다. “월세 밀리는 건 참아도, 분리배출 제대로 안 하는 건 못 참”(80쪽)을 만큼 그는 순례 주택의 생활 수칙에 있어서만큼은 엄격하고 단호하다. 이렇게 순례 주택 입주민들은 공용 생활 수칙과 자신의 바운더리를 지키며 사는 것을 중요시하고, 무엇보다 이들은 “자기 힘으로 살아 보려고 애쓰는 사람들”(53쪽)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유은실의 『순례 주택』은 고정된 공간과 다양한 인물들의 대화를 중심으로 서사가 진행되며 기본적으로 순례 주택이라는 공동체의 복작거리는 삶을 그린다. 이는 사건이 인물과 장소의 활용도가 높고 이를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되는 시트콤의 형식과 비슷하다. 『순례 주택』은 등장인물의 이름, 나이, 직업, 특징 등을 세세하게 묘사하며 이

  • 관리자
  • 2022-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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