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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게 말하고 싶다는 욕망

  • 작성일 2017-06-01

[글틴 스페셜_인터뷰]



정확하게 말하고 싶다는 욕망



김나영





Q. 어떤 계기로 글틴을 알게 되었나요?

A. 아마추어 소설 사이트를 찾다가 발견했습니다. 정확히 어떤 경로로 오게 되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아요. 발견한 지 3년쯤 됐어요.



Q. 주로 어떤 글을 쓰나요?

A. ‘주로’라고 말하기는 민망합니다. 사실 글 자체를 거의 쓰지 않아요. 블로그를 하고 있으니 그나마 수필을 가장 많이 쓰네요. 블로그에는 떠오르는 대로 적은 흐물거리는 단상을 씁니다. 수필(그런 글을 수필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다음으로 자주 쓰는 건 소설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막상 객관적으로 많이 쓰는 건 아니구요, 실제로 끝까지 쓴 소설은 3편쯤 될 거예요. 끈기가 없어서 항상 도입부만 쓰다가 그만두거든요. 시랑 비평은 쓸 줄도 모르고 읽을 줄도 몰라서 거의 쓰지 않습니다.



Q. 제12회 문장청소년문학상 수상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A. 감사합니다. 성실해지겠습니다. 글을 포기하려던 차였어요. 쓰라는 얘기로 알아듣겠습니다. 상 받은 게 부끄러워서 쓰게 되네요. 좋은 글 쓸 수 있을 때까지 쓰겠습니다.



Q. 혹시 상을 받고 나서 달라진 점이 있나요?

A. 돈이 많아졌습니다. 돈 생겼다고 좋아하는 건 너무 속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어쨌든 돈이 많은 건 좋은 일이에요.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을 하거나 밥을 사줄 수 있으니까요. 평소에 해주고 싶었던 걸 잔뜩 해줬습니다. 물론 그 전에 제가 갖고 싶던 걸 샀죠. 알라딘에 가서 책도 사고, 헤드폰도 샀습니다. 그 돈으로 리암 갤러거와 푸 파이터즈의 내한 콘서트에도 가게 됐어요. 상을 받고 ‘가장’ 달라진 점은 아마도 베이스음을 제대로 들을 수 있게 된 게 아닐까요. 헤드폰으로 노래들을 때마다 행복해요.



Q. 본인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수상작품을 쓰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특별한 계기가 있던 건 아닙니다. 야자 시간에 쓴 글이에요. 공부가 너무 싫어서 노트북을 들고 자습실을 나갔습니다. 마침 저희 개가 그날 아침에 전날 먹은 생고구마를 토했기 때문에 ‘우리집 개는 생고구마를 먹고 토한다’고 썼어요. 몽이의 약해진 위장과 위장을 약하게 한 나이를 생각하면 항상 할머니의 우울증이 생각났고, 그래서 개에서 시작해서 결국은 외할머니 이야기를 하는 글을 썼습니다.



Q. 글을 쓴다는 것은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A. 신형철 평론가는 정확하게 말하고 싶다는 욕망을 가질 때 사람은 글을 쓰기 시작한다고 말했습니다. 모든 사람에게 들어맞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저한텐 딱 들어맞는 말이에요. 정확히 표현하기 위해 글을 씁니다. 그렇게 써서 정확한 글이 된다면 좋겠지만 물론 아직까지 잘 된 적은 없어요. 쓸 때마다 좌절하죠. 써봤자 안 될 걸 알면서도 뭐라도 말하고 싶어서 자꾸 씁니다. 글을 쓴다는 건 자존감을 있는 대로 깎아내리는 애인을 둔 것과 비슷해요. 그런 애인을 사랑하는 게 정확히 어떤 느낌인지 경험해보지는 못했지만요.



Q. 좋아하는 작품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A. 책 중에서는 <호밀밭의 파수꾼>, <죄와 벌>, <빨강의 자서전>, <러브 레플리카>.
어떤 장면을 너무 사랑하거나 인물이 저랑 닮았을 때 책을 좋아하게 돼요.

<호밀밭>의 홀든은 찌질 하고 바보 같은 애고 저도 그래요. 그래서 좋아해요. 어릴 때 <호밀밭>을 읽은 사람 중에 이 소설을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요. 홀든이 유리창을 깨고 다니는 장면, 피비랑 춤추는 장면이 좋아요. 출판사만 다른 책이 집에 세 권이나 꽂혀 있습니다.
<죄와 벌>도 로쟈가 절 닮아서 좋아합니다. 본인은 진지한데 막상 하는 생각이 같잖아서 웃긴 캐릭터예요. 다른 도스토옙스키의 작품도 (초기작 빼고) 좋아해요. <죄와 벌>을 비롯한 도스토옙스키 소설은 사람 성격이나 관계를 빼면 남는 게 없는데, 이 사람 소설의 핵심인 인간이라는 것 자체가 재밌어요. 읽다보면 되게 웃겨요.
<빨강>은 헤라클레스와 게리온을 현대적인 바탕으로 옮겨서 시로 쓴 소설이에요. 지금은 선물해서 책이 없어요. 이 책은 전체가 좋아요. 문장을 꼼꼼히 옮겨본 첫 책이에요.
‘루카’가 좋아서 <러브 레플리카>를 샀습니다. 이 소설집에 나오는 모든 단편을 다 사랑해요. 전 연애를 해본 적이 없어서 사랑이 항상 궁금하거든요. 그래서 사랑이야기를 좋아해요.
바다랑 항해 나오는 소설, 표류하는 소설, 추리소설, 판타지 소설, 모험 소설도 좋아해요. 사실 읽고 나면 웬만한 책은 다 좋아하게 돼요.
‘작품’이 책만 얘기하는 건 아니죠? 책만큼 영화도 좋아해요. <파이트 클럽>, <점원들>, <버팔로 66>, <블루 벨벳>, <아이다호>를 자주 돌려봅니다. 흐느적거리면서 이상한 춤 추는 캐릭터들 좋아요. 블랙코미디 좋고요.
영국 미국 드라마랑 미국 TV 애니메이션 많이 봐요. <닥터후>, <한니발>, <트윈픽스>. 애니 중에선 <스티븐 유니버스>랑 <어드벤쳐 타임> 최고예요. <스폰지밥>은 어릴 때부터 죽 좋아했어요.
노래도 많이 들어요. 한국 가수로 이랑 좋아하고, 해외 밴드 중에 비틀즈, 오아시스, 리버틴즈, 너바나, 벨벳 언더그라운드, 섹스 피스톨즈 좋아합니다. 하루 종일 노래만 듣고 싶어요.



Q. 글 쓰는 것 외에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A. 작은 영화관을 사서 제가 좋아하는 영화를 하루 종일 틀어놓고 싶어요. 보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티켓을 받을 수 있는 영화관이에요. 굳이 돈을 내고 싶은 사람이 어쩌면 있을지도 모르니까 작은 돈통을 옆에 놔둘 거예요. 영리 목적으로 하는 영화관은 아니지만 적자는 안 되잖아요? 만약 돈이 남는다면 팝콘 공짜 쿠폰을 나눠줄 거예요. 티켓 확인은 펀치로 구멍을 뚫어서 해야 해요. 펀치로 구멍 뚫어서 체크하는 티켓을 어릴 때부터 갖고 싶었거든요.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해서 슬펐어요. 상영관 앞에서 팝콘 콜라 팔고, 영화 보고 나와서 오래 얘기할 수 있게 테이블을 많이 놓을 거예요. 신청 영화도 주기적으로 받고요.
현실적인 목표는 스스로를 좀 풀어놓고 사는 거예요. 어디 묶여 당장 죽을 것처럼 비실대는 게 아니라 정말 사는 것처럼 살아보는 거요. 이런 식으로 평생 살기는 싫거든요. (리버틴즈의 칼 바랏은 살려면 살고 죽으려면 죽으라는 말을 했습니다.) 가능할진 몰라도 죽기 전에 누구랑 연애는 해보고 싶고요. 괜찮은 글도 한 편쯤은 쓰고 싶네요.











김나영
작가소개 / 김나영

2000년생. 2016년도 제12회 문장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자


《문장웹진 2017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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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렬

[글틴 스페셜_제12회 문장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병렬 김나영 우리 집 개는 생고구마를 먹고 토한다. 쓰다듬으려는 아빠의 손을 문다. 피가 났고 아빠는 개를 때렸다. 개는 늙어 가고 있다. 예민해서 툭하면 으르렁거리는 바람에 몇 년 동안 개를 만져 보지 못했다. 그러나 개가 죽으면 어쩔 수 없이 슬플 것이다. 체온을 모르면서도 슬퍼할 수 있다는 사실은 아무래도 이상하지만 생각해 보면 나는 손 한 번 대본 적 없는 이들을, 또 심지어는 직접 얼굴을 본 적도 없는 이들을 자주 추모했던 것이다. 그나마 나와 가까웠던 사자(死者)들 ― 외할아버지와 돌아가신 두 분의 선생님 ― 의 손을 잡아 본 적이 있었는지조차 자주 헷갈린다. 그러나 아무래도 좋다. 중요한 것은 개가 죽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꽤 남아 있다는 사실이다. 길게 놓인 시간 동안 우리는 역시 아무 일도 하지 않겠지만. 개와 불화하기 시작한 때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개는 어려서부터 나를 잘 물었다. 어릴 때는 물리고도 손을 곧잘 내밀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물리는 게 무서워졌다. 그 후 다시는 개를 만지지 못했다. 여전히 개는 기분이 좋으면 내 손을 핥는다. 개가 가까이 오면 나도 기분이 좋다. 옆에 오래 있길 바란다. 혼자 있으면 개에게 말을 건다. 서로 다정하던 이전과 다를 바 없다. 다만 개가 손을 핥는 동안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개를 안아 올릴 수가 없을 뿐이다. 개는 개다. 개는 여덟 살 먹은 수컷 요크셔테리어이고 이름은 몽이다. 눈과 귀가 크고 잘생겼다. 머리는 은색이고 몸은 은색으로 바래 가는 검은색이다. 개는 산책을 할 때 언제나 크게 짖으며 먼저 앞으로 달려 나가고 몸줄 쥔 사람을 끌고 가려 한다. 개는 몸집이 작지만 힘이 세다. 개는 개이므로 언젠가는 반드시 죽는다.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외할머니는 우울증에 걸렸다. 이모는 직장 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할머니를 찾지 않으면서 정작 가까이에서 할머니를 돌보는 엄마에게 잔소리를 했고 엄마는 이모와 싸웠다. 할머니와 함께 사는 외삼촌은 점점 모든 일에 무감각해졌다. 삼남매 중에 젊을 때 할머니에게 정신적으로 휘둘리지 않았던 사람은 엄마뿐이었다. 할머니는 젊은 엄마가 일하는 회사에 하루에 사십 번도 넘게 전화했고 이모가 더 좋은 병원으로 직장을 옮기는 걸 막았고 이젠 결혼을 해야 하지 않겠냐고 외삼촌을 끊임없이 닦달했다. 어린 이모는 부모의 말이라면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고 기타와 동물을 좋아하던 삼촌은 성격이 유했다. 엄마만이 할머니에게 지배되지 않았다. 엄마는 아닌 일엔 아니라고 말하고 냉정하게 선을 긋는다. 남매 중 가장 이성적이라 무정해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할머니를 돕는 건 엄마이다. 외삼촌은 하도 시달려서 이미 진이 다 빠졌다는 태도로 일관한다. 할머니가 밥과 약을 제대로 챙겨먹는지도 신경 쓰지 않는다. 삼촌은 겨울엔 깔깔이를 입고 여름엔 러닝셔츠를 입으며 샤워를 오래 한다. 삼촌은 텅 빈 사람 같다. 그다지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없으며 밥을 많이 먹고 운동을 한다. 이모는 직장 일

  • 구닐라
  • 2017-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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