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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세이브 기간

  • 작성자 송희찬
  • 작성일 2024-04-30
  • 조회수 280

이번에도 난

먹으려고 했지만 먹힌 쪽이었어요


봄은 서먹한 계절이죠

처음 마중한 너와 함께

많게는 8시간 적게는 7시간 있어야

집으로 멀어질 수 있으니까


하굣길의 풍경은 봄의 벚들이 날리는 풍경화지만

난 그 길 위에 교과서와 자습서에 묻어져 있을 뿐


가로막은 책산 사이

얼굴을 보여준 시험의 면상


없는 친구 있는 친구 모두

이 얼굴을 산에 박아 놓고 싶어해요


눈 앞이 지구처럼 자전 공전을 계속하고

머리는 지구에서 벗어난 하나의 위성이었다


사이가 멀어진 친구

있었지만 없어졌고

없었지만 더 없어지고


시험에는 봄의 끝을 더 길어지게 만드는 힘이있다


시험에 먹힌 친구들 손에는

조금 있으면 없어질 자극제와 타이레놀

물론 나도 먹을거고요


송진가루가 시험지에 자리잡아

숨을 불게하면

그 자리는 짝대기

송진가루의 사체가 남아요


자극제와 타이레놀을 먹어봅시다


내게 다가와 한 입 크게


자극제와 타이레놀 모두

지구처럼 돌고

위성처럼 집을 잃었어요


하굣길 바람을 먹으면

가깝지 않은 우리의 거리는

송진가루에 사체로 함께 길을 만들어


다시 거리를 찾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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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로 자르는 결정

오늘 점심 뭣을 먹을까?일식과 한식에서 부먹과 찍먹에서 짜짱과 짬뽕에서 민초와 반민초에서 보리차와 생수에서반복되는 줄자 제기를 하고 있어요줄자의 결정은 칼날들로 이어져모두 하나씩 툭 건드리네요종이에 스치듯 약간의 터치도피를 보이게 만든다이런 나를 가위로 잘라주세요태어나서 연필을 잡을지 마이크를 잡을지 판사봉을 잡을지정하지 못한 나는 태어날 때부터 줄자를 가지고 태어났고시간의 시계축이 흘러도공을 찰지 글을 쓸지 공식을 넣을지선택을 못했고줄자의 결정으로따가운 피만 흐르네요줄자를 자를 시간이 찾아와도나는 가위를 들지 못한다식가위를 쓸지 공구 가위를 쓸지 바느질 가위를 쓸지이 줄자의 결정들은 날 결정 못지게 해요누군가에게 스며들고 싶어도어떤이에게 도망치고 싶어도감정의 대립이 찾아와도가위를 쓰지 못해요작은 대조들의 결정은이제 내 머리를 잠식하여작게만 대립이 와도 피가 터진다가위로 자르는 시간이 찾아왔어요내 머리를 잘라결정가루가 되게 해주세요

  • 송희찬
  • 2024-05-12

여기 변기 있어요 샘흰 색 소변기에서 냄새가 흐르는 것을 친구가 목격했네샘 오늘의 주제는 무엇인가요?주제로 이끌어가는 키워드는 샘에 빠졌고너도 이제 저 웅덩이로 들어가게 될거야샘은 아무 말 없이 우리를 응시하고 있었다저 들어가기 싫어요샘교육자인 내가 친구에게 해 줄 수 있는 말은너의 이름이 빠진 저 웅덩이에 샘을 넣어라소변기도 샘이 된 것처럼너도 현대 미술이 될 것이다누구의 시선이 널고흐와 다빈치와 루벤스의 작품으로 보면예술일거야샘 우린 그럼 작품인가요?친구의 말은 루벤스와 다빈치와 고흐의 그림을 찢었다샘의 소변기 향은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고그저 향기로만 존재하고너의 이름도 그저 그림으로서 존재할거야샘 어디가요?나는 그런 친구에게 인사를 구하고샘을 들고그림이 된 현실에 웅덩이로 들어가게 되었네

  • 송희찬
  • 2024-05-09
묫바람

먼지가 책 위에 움트면 그 곳에는 합장이 이루어진다여러 이름 없는 무덤 위에는붉은 풀이 솟는다붉은 풀은 여우가 주변에서꼬리를 움틀어 만든다유명 작가의 책은 맨 앞 좋은 터에서먼지 없이 풀도 정리가 다 된자손의 손길을 먹고 있네나도 제석인데여우만 있는 묘지에붉은 풀만 자라게 하네요좋은 땅! 좋은 땅! 좋은 땅!이사! 이사! 이사!묘의 이동을 원하는 제석들이 협회를 만들었다목소리를 높히고꿈 속에 자리를 잡고붉은 풀의 기운을 전파한다기운을 전파하니붉은 풀은 더 깊게 뿌리를 뻗고여우들은 깊게 땅굴을 판다먼지들이 점차 땅으로 떨어지고우리는 태양의 빛을 보네파묘가 된 이후드디어 우린 이사를 할 수 있었다베스트 셀러는 아니어도이름 없는 터에 있는 것보다 괜찮겠지빛은 뜨거워지고내 몸은 점차 불에 그을려아무것도 남지 않았다한 줌의 뼛가루는하늘에 남겨져붉은 풀에 향기에 다리 잡힌다*묫바람: 무속 신앙 용어로 죽은 이가 묻힌 곳이 터가 좋지 못하여 후손에게 악한 피해를 주는 현상을 의미한다.*제석:조상신 중 하나로 집안의 수명과 같은 것을 관리한다. 풀 명칭은 제석신이다.

  • 송희찬
  • 2024-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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