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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민들레

  • 작성자 정형준
  • 작성일 2023-10-19
  • 조회수 415

바람과 민들레


내가 피워낸 나의 홀씨들

너무나 소중해 지켜내고 싶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단다

계절의 바람이 불어온다 해도

내 꽉 잡고 있을 테니

 

지나고 지나 계절의 바람이 온다.

내 다짐이 우습게

하나

그리고 하나

저 멀리 날아가버린다.

 

황금빛 언덕을 날아가는 나의 홀씨여

가만 보니 어찌 그리 아름다울 수 있는가?

그곳이 너의 꿈이었구나

나의 욕심에 잡은 것이라니 미안하다.

 

!

이젠 남이 될 홀씨들이여

그대들을 잡지 않으리

멀리멀리 날아가라!

계절의 바람을 타고빛을 받으며

 

비록 줄기만 남은 나의 초라한 모습일지 언정

그대들을 위했던 내 맘을 알아줬으면

그대들이 자리 내린 곳은

환희에 찬 나의 눈물이 비가 되어 내릴 테니

 

난 이제 기나긴 겨울을 버텨

그대들을 잊을 새로운 홀씨들을 키워낼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단다.

계절의 바람이 불어온다면

멀리멀리 보내줄 테니

정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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