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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으로 물든 것을 녹이며

  • 작성자 송희찬
  • 작성일 2024-04-24
  • 조회수 232

오늘도 난 또

전신에 소금을 뿌리며

내 생명선을 이어 붙여요


소금은 내 몸에 뿌리를 박아요


소금은 내 몸에 깊게 자리 잡아

내 신경세포들이 모두 몸 밖으로

자라나게 만들어요


둘 하나

신경들이 튀어나온 자리

흰 국화가 피었다


국화는 신경세포들

뿌리고 뿌리면

내 감각의 민감이 먼지에도

반응하여 끝없는 죽음을 택배를 주네요


길게 늘어난 생명선 주변

온통 국화꽃이 피어났다


계속 흩날리게 소금을 뿌려요

생명선을 길게 하기 위해서


뿌리 박힌 국화들 모두

더 자라나게 하고 싶어요


지금까지 하지 못한 모든 나날을

소금으로 이으고 싶어요


뿌리와 함께 간장맛과 향으로 신경의 꽃을

더 크고 진하게 하고 싶지만


이젠 보내야 해요


간장의 향이

뿌리를 내 혈관을 뚫어 심장까지 들어가

생명선의 신경분열이 촉진을 유발하니까


신경세포들이 피어난

국화들을 모두 하나씩 녹인다


녹고 녹으며

내 몸의 생명선도 불타요


국화가 있는 곳이 없어지고

난 간장의 향끼지 모두 녹았어요


내 앞에는 이제

국화 한 송이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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