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틴

첫 탄생의 순간 마주하는따스한 빛과 온기는모두의 것이 아니었다 민들레 홀씨들이 전부양지에 정착하지 않듯 어떤 사람들은더 많은 비를 맞는다 빛조차 허락되지 않은반지하 단칸방을 적시는 비와(費) 허물어져 가는 집눅눅한 천장 위로 내리는국지성 호우(雨) 모든 생물은 위로 자라며 사는 거라며,가지가 꺾여도 희망을 잃지 마라며,팔자 좋은 식생들은 위로만 잘하지만 비는 줄기도 채 자라지 않은 홀씨를위에서 아래로,추적...추적... 쫓는다그들을 성장시키는 것은 위로 뿐만이 아닌가보다 씨앗이 움트고 마른 잎이 재생되는 시간은밝고 화창하기보단 어둡고 축축한 법이유는 없다비는 항상 그래 왔으니까 해가 구름에 가려진 모든 곳에는정착한 그 자리에 뿌리내리고쏟아지는 비를 버텨 내는수백만 민들레 홀씨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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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1-29

까만 점은 그 자체로 모든 방향이니응시하는 곳을 알 수 없는 검은 눈은안광을 숨기는 맹수의 눈이며동작하지 않는 정적인 눈동자는널 담아 보여주지 못하는 허상이라우윳빛 바닷물이 말라노 젓는 법을 잊고, 움직일 힘도 없어눈 밑 실핏줄에 뿌리내린 검은 사공아그저 그곳에 서 있지만 말아라근심이 일 때면, 노를 애써 붙들지 말고거친 파도 따라 이리저리 부유하거라슬플 때는 눈물이 되어 흘러나와 쉬어라네 마음 속 분노가 차오를 땐타오를 듯 뜨겁게 휘몰아쳐라다만, 모든게 가라앉았을 때에는말라버린 공허를 흰자위로 채워담담히 노 젓는 사공이 되어라눈 속에 여백을 갖추어세상에 감응할 줄 아는사람이 되어라

• 첨예
• 2023-09-19

흰 젖의 유래는 새빨간 선혈이라고 한다하여, 매일 마시는 우유의 보편적인 고소함은어릴 적 무의식 저편에 잠들어 있는작은 흡혈귀의 기억으로부터 기원한다이기심의 근간과 존속을 위해 몸을 쥐어짜 *흰 피를 뿌렸던 존재들과붉은 기를 거르고 하얗게 미화된 우리앞다리의 이륙이 초래한 불균형 덕분일까만물의 영장은 성체가 되어서도 젖을 끊지 못하고비인 잔에서는 비린내가 사라지지 않는다 ***이차돈 설화**이영도, 피를 마시는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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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