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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웹진 11월 호 발간

  • 작성자 웹관리자
  • 작성일 2006-11-01
  • 조회수 325

북한 핵 문제와 한미 FTA, 386 간첩단 사건으로 나라 안팎이 연일 소란스럽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더불어 함께 살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것은 곧 사회적 삶의 윤리로 귀결될 수밖에 없습니다만 좀 더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를 인간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문제와 맞닿아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육체로 이루어진 존재로 바라보는 세계관과 영혼을 지닌 존재로 바라보는 세계관, 이렇게 두 가지 상반된 세계관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세계관, 즉 이원론은 공동체의 사회에서 서로 몹시 긴밀하게 상호작용합니다. 데카르트가 생의 가장 큰 슬픔이라고 말한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다섯 살 된 딸을 잃고 난 후 데카르트는 그 슬픔을 이기지 못해 커다란 실물 크기의 기계인형을 만들어서 여행길마다 데리고 다녔다고 합니다. 그 인형이 실제 사람과 너무나 흡사해서 주변 사람들은 그게 사람인지 인형인지 구별을 못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1640년 초에 말년의 데카르트가 네덜란드를 횡단할 때, 그가 잠잘 때 인형을 넣어두고 있던 트렁크가 궁금해진 선장이 밤에 몰래 그 트렁크를 열어보곤 그 괴상한 괴물에 소스라치게 놀라 바다에 던져버렸다는 것으로 끝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동물이란 기계일 뿐 영혼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려고’ 데카르트가 직접 제작한 것이라고 하지만 또 한편에서는 처음부터 딸아이는 없었으며 로봇을 좋아하는 그가 자동인형에 매료되어 만든 것이라고도 합니다. 이 일화는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영혼이 없는 육체’, ‘영혼이 없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예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만약 우리에게 영혼이 없다면, 바닷물 속에 버려진 그 ‘괴상한 괴물’들이 바로 우리의 모습이겠지요. 

그러나 결국 우리를 인간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는 철학이나 심리학에서보다는 문학에서 찾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호 ‘작가와작가’에서는 송영 선생을 전성태 소설가가 만났습니다. 한창 필력을 드날리는 젊은 소설가와 올해로 등단 40년이 된 원로 소설가의 만남이 참 정겹습니다. 이미 ‘정의된 의미와 정설에 대한 저항으로서의 문학’을 실천해 온 송영 선생의 문단 40년을 축하드립니다.

‘낭송시’는 문태준 시인입니다. 시적 성취뿐만 아니라, 저음의 낭송 실력도 성우 못잖음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문화의 창’에서는 싱어송라이터인 이지상이 “노래는 삶에 대한 경외”라는 관점으로 여러분과 만납니다. 노래의 참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하는 글입니다. ‘책장을 덮으며’는 우리 <웹진>의 마니아인 독자 장명진 씨가 빛내 주셨습니다. 오정희 『새』를 공포의 눈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참신합니다.

늘 그렇지만, 이번 호 소설도 참 다채롭습니다. 올해 동인문학상 수상 작가인 이혜경은 집착하는 생과 달아나는 생의 이면을 응시하는 눈빛이 애잔합니다. 이나미는 부조리한 삶을 선택한 자의 뒤틀린 내면이 섬뜩하며 서성란은 잃어버린 모성을 찾아 회귀하는 기억의 그늘이 아릿합니다. 한편 김태용은 방황하는 젊은 욕구의 공동체적 동거가 일탈로 일그러지는 세태를 예리하게 신세대 감수성으로 예리하게 그려 보이고 있습니다.  

‘신작시’에서는 장석주, 이승철, 김명환, 윤제림, 전윤호, 정유화, 이선영, 박형준, 표성배 등의 중견 시인과 패기의 김태동 시인을 만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어느새 11월입니다. 2006년도 이제 꼭 두어 달 정도 남은 것 같습니다. 1월이었을 때, 어떤 결심을 하고 어떤 다짐으로 올해를 시작했는지 지금은 잘 기억나지 않을 때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11월이 되니 처음과 똑같이 마지막을 마무리하라, 그러면 실패가 없으리라, 고 말했던 노자의 말이 생각납니다. 뜻 깊은 11월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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