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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글을 찾고 싶어요.

  • 작성자 전성태
  • 작성일 2008-12-11
  • 조회수 510

선율님, 안녕하세요.

 

선율님이 처한 상황과 안타까운 심정을 이해하겠어요.

저 역시 선율님 나이 때 그런 경험을 했답니다.

문학을 전공하는 학과에 진학했음에도 저는 1년 동안 전혀 글을 쓰지 못했어요.

따지고 보면 1년이 아니에요. 1학년을 마치고 군에 입대를 해버렸으니까 4년 가까이 글을 못 썼지요. 그래서 군에 입대할 무렵에는 다시 학교로 돌아올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어요.

 

그 기간 동안 글쓰기에 대한 열망은 선율님처럼 강했지요. 그러나 한 줄도 쓰지 못했어요.

써지지 않았다는 게 옳은 표현 같아요.

 

당시에는 왜 그런지 몰랐는데, 시간이 지나서 돌이켜보니 대학 입학 후 인식이며 사고에 혼란이 찾아온 거였지요. 그 혼란이란 게 저로서는 180도쯤, 즉 완전히 뒤바뀌는 경험이었어요. 일종의 정신적인 성장통이었던 셈이지요. 그러니 열망만으로 글이 될 턱이 없었지요.

 

학교를 떠나 있는 군 생활이 저에게는 혼란을 수습하는 시간이 되어 주었던 것 같아요.

제 내면의 변화들을 수용하고 육화하는 시간이 되었지요. 그러고 나자 다시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는데, 아마 글쓰기에 대한 열망이 없었다면 다시 쓰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한편으로 글쓰기에 대한 감을 유지해준 게 있는데, 일기 쓰기와 독서였어요.

저는 군에서도 매일같이 일기를 썼습니다. 나름대로 힘든 시기를 견디는 방편이었는데 일기 쓰기가 결국 다시 소설을 붙드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정하게 글쓰는 몸을 유지해준 셈이지요.

 

아마 선율님의 지금 상황도 저와 비슷하리라는 생각이 들어요.

마음을 조급히 먹지 말고, 몸과 마음이 다시 글을 쓸 수 있는 상태로 돌아오리라 믿으세요.

 

학교를 잠시 떠나 있으리라고 권하고 싶지만 무리가 따를 수도 있어요.

저는 오히려 학교 내에 창작과 관련한 강좌가 마련되어 있다면 다음 학기에는 그 과목을 신청해 들었으면 해요. 자신에게 의무적인 글쓰기를 요구하는 시간도 필요한 것 같고, 긴장감도 유지할 수 있겠지요. 학교에 그런 강좌가 없으면 학교 밖에서 찾아보는 것도 좋아요. 글을 쓰는 사람들과 앉아 있노라면 시쳇말로 '감'이라는 게 되돌아오지 않겠어요.

 

어쨌든 지금 시기는 성장통이니 수용하고 잘 극복하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해요.

자책하지 말고, 자신의 몸을 끌어올리도록 노력해 보세요. 글쓰기에 좀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스스로 만드는 것도 필요해요. 독서와 일기 쓰기에 더 시간을 집중하고, 생활에서 산만한 부분이 있으면 조금씩 줄여나가세요. 특히 문학과 직접 관련이 없는 전공을 공부하다보면 친구들처럼 이것도 해야 하겠고 저것도 해야 할 것 같은 조바심이 일기 마련이에요. 그러다 보면 글쓰기는 마음만 있지 언제든지 밀릴 수 있지요. 남은 대학생활 동안 글쓰기에 정진해보겠다는 각오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힘내시길 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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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처음 인사드려요. 안녕하세요!

 

전 대학교 2학년인 글틴 졸업생입니다. 음음, 이런 글을 올리는 게 좀 쑥스럽지만.. 통 글이 써지지가 않아요. 시간이 부족하던 고등학교 때는 오히려 글이 잘 써졌던 것 같은데, 대학교에 들어와서 쓴 글은 정말 손에 꼽을 정도인 것 같아요. 그래서 책을 많이 읽으면 글이 잘 써질까 해서 책도 정말 많이 읽고있는데, 책을 읽으면 글은 쓰고 싶어지는데 막상 펜을 잡으면 아무것도 쓸수가 없어요.

언제부턴가 제 글에 대한 사람들의 평을 듣고나서는 내 글의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는 알겠는데 그걸 어떻게 극복해야 될지 몰라서 자신감을 많이 잃었던 것 같아요. 많이 써봐야 글이 늘텐데 글을 쓰려고 해도 마음이 말라붙은 건지 아무것도 튀어오르질 않네요. 어릴 때 부터 시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이제 그 꿈을 잃게 될까봐 너무 두려워요. 과도 국문이나 문창이 아닌 영문을 선택했고 그래서 자꾸만 제가 하려고 하는 쪽의 일들과 멀어지는 느낌도 들구요.

 

그리고 원래는 시를 주로 썼는데 요즘에 소설을 많이 읽으면서 소설 쪽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그런데, 막상 어떤 주제를 떠올리고 글을 쓰려고 하면 소설을 써야할지 시를 써야할지 머릿속이 복잡해서 더 글을 쓸수 없는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는 길을 다니다가도 어떤 사물을 보든 어떤 일들 겪든 항상 시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었던 것 같은데, 저한테서 이제 글이 떠나버리는 걸까요?

 

글을 찾고싶어요.

 

처음올리는 글인데 너무 두서없이 하소연을; 해서 죄송하구요.

선생님! 추운데 감기 조심하세요. 행복한 12월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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